중국에서 다단계 판매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후난(湖南)성에서 다단계 판매 조직에 연루된 대학생 100여 명이 실종됐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최근 잇달아 발생한 대학생 집단 실종 사건을 조사 중인 후난성 교육당국이 실종 대학생이 6개 대학 100여 명에 이르고 이들 대부분이 다단계 판매 조직의 사기에 넘어가 억류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교육당국은 다단계 판매 조직들이 졸업을 앞두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대학생들에게 고수익을 미끼로 접근해 조직원으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후난의 대학가에서 10여 건의 다단계 판매 사기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에 연루된 대학생이 수천 명에 이르는 등 다단계 판매 사기가 대학가에 깊숙이 뿌리 내렸다고 후난성 당국은 밝혔다.
지난해 적발된 다단계 판매 조직인 ‘광시신타오(廣西新淘)정보기술공사’는 전자 상거래 업체로 위장해 대학생들을 유인, 일정액을 납입하면 3년 내 4배 이상의 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속인 뒤 회원 가입비 명목으로 3천-9천 위안을 받아 챙겼다.
이 조직은 신규 회원을 가입시키는 회원에게 가입비의 1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며 세력을 키워 불과 6개월 만에 중국 전역에 23개의 지사와 2천900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거대 조직으로 급성장했으며 이들이 회원들로부터 가로챈 금액은 4천575만 위안(78억 원)에 달했다.
중국 e-비즈니스 리서치센터와 중국 반(反)피라미드 판매연합은 최근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에서 지난해 중국 내 온라인 다단계 조직의 판매액이 60억 위안(1조285억원)에 달하고 연루자가 4천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했으며 연루자 상당수가 취업을 못한 대학생들인 것으로 분석했다.
후난성 공상국 루셴화(魯先華)부국장은 "다단계 사기 조직들은 사회 경험이 없고 취업이 안 돼 조급해 하는 대학생들의 심리를 악용하고 있다"며 "온라인 판매 방식을 도입하는 등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돼 단속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학생들은 일확천금을 벌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기업들이 요구하는 자질을 갖추는 데 노력해야 하고 정부와 사회, 기업은 대학생 취업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다단계 사기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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