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250㎞ 가량 떨어진 일본 도쿄에서도 수돗물의 방사성 물질이 유아 기준치룰 초과한 것으로 조사돼 원전 사고로 인한 공포가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도쿄도는 23일 도내 정수장 한 곳의 수돗물에서 1㎏당 210Bq(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됐다며 아이들이 마시지 않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유아의 기준치로 삼고 있는 100베크렐를 2배나 넘어선 수치다.
일본 정부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수돗물의 방사성 물질 햠량 잠정 기준치는 성인의 경우는 1㎏당 300Bq이지만 방사성 물질의 영향을 받기 쉬운 유아의 경우 1㎏당 100Bq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 도심 전체 대상..성인 기준치도 육박 = 샘플이 된 수돗물은 도쿄 가쓰시카(葛飾)구의 가나마치(金町) 정수장에서 얻은 것으로, 이 정수장은 도쿄도 중심지 23구와 무사시노시, 마치다시, 타마시, 이나키시, 미타카시 등 도쿄도의 대부분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곳이다.
그동안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현 주변의 수돗물에서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발견된 적은 있으나 도쿄 등 수도권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쿠시마현은 이타데무라(飯館村)에 대해 성인에 대해 수돗물의 섭취 자제 권고한 바 있으며 22일에는 고리야마(郡山)와 다무라(田村), 미나미소마(南相馬) 등 5개 시에서 유아 기준치가 초과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 5개 시에서 검출된 요오드의 농도는 120~220Bq(베크렐)220Bq이었지만 도쿄도의 경우 검출량은 이들 대부분의 지역보다 높은 210Bq이나 된다. 도쿄도의 검출량은 220Bq가 검출된 미나미소마시를 제외한 다른 4개 시보다도 오히려 높았다.
특히, 성인 기준치와 불과 90Bq 차이밖에 없어서 추후 300Bq를 넘어설 경우 수도 도쿄의 시민들이 어린이, 어른을 가리지 않고 수돗물을 마시지 못하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 건강 우려 없다?..어린이 뿐 아니라 성인도 걱정 = 일본 정부가 정한 수돗물의 방사성 물질 잠정 기준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코덱스, Codex)가 정한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위원회는 1986년 체르노빌 사고 이후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식품의 영향으로 어린이의 갑상선 암이 대폭 늘어나자 어린이에 대해서는 성인의 3분의 1 수준으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당시 인근 벨라루스에 살았던 14세 이하 어린이들의 경우 사고 후 10년 동안 갑상선암의 발병률이 예전보다 6배 정도 증가했다는 조사도 있다.
도쿄도는 "오늘 물을 마셨다고 해서 바로 건강 영향 있는 것은 아니다. 장기간 마셨을 경우 몸에 영향이 있으니 지금 단계에서 조치를 취한 것이다"며 시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어린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벌써부터 동요하고 있다.
도쿄의 경우 그동안 원전 주변 지역 농산물의 소비 시장으로서 방사선 물질의 간접적인 피해를 겪기는 했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수돗물의 경우 모두가 하루에도 수차례씩 마시는 식수와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파급 효과는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생수 사재기 등이 그동안도 있기는 했지만 이번 발표로 점점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지진ㆍ쓰나미의 피해지역의 물류가 완전히 복구돼지 않아 자칫하면 생수난이 일본 전체로 퍼질 가능성도 있다.
도쿄에 사는 회사원 아사쿠라(朝倉.여)씨는 "아직 어른에게는 영향이 없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며 "수돗물로 차를 끓여 마시곤 했는데 오늘은 당장 퇴근길에 생수를 사다 놓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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