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글로브 위성이 16일 촬영한 후쿠시마 다이이치 제1원전의 모습. 맨 왼쪽의 원자로 1호기와 3, 4호기 건물이 파손돼 있고 왼쪽 2번째의 2호기 건물과 그 옆의 3호기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어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의 여파로 후쿠시마의 원자력발전소들이 러시아 체르노빌 이후 최악의 원전사고 현장으로 변하고 있다. 잇단 폭발사고와 화재로 방사성 물질들이 누출되면서 극한 상황까지도 우려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왜 이렇게까지 치닫게 됐는지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알아본다.
원전 멈췄는데 왜 위험? 핵연료 계속 분열 냉각수 없으면 폭발
-왜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나
▲지진의 충격이 원전에 미치면서 핵연료를 식히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은 가동은 멈췄지만 원자로는 물을 계속 넣어 그 안의 핵연료를 식혀줘야 한다. 안 그러면 온도가 3,000도까지 올라가면서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 핵연료봉은 우라늄이 농축된 것이다.
여기에 중성자를 쏘면 핵분열이 일어나 엄청난 열이 발생한다. 이 열로 물을 끓여 터빈을 돌리는 게 원전이다. 한 번 중성자를 쪼인 핵연료봉은 원전이 정지해도 핵분열을 계속한다. 이 과정에서 열을 낸다. 발전을 중지해도 찬물을 계속 공급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바닷물로 식히면 되지 않나
▲원자로 안은 수소와 수증기, 방사성 물질로 가득 차 압력이 엄청나게 높아 쉽지 않다. 원자로가 냉각이 안 돼 2,000도가 넘으면 핵연료봉에 함유돼 있던 세슘과 요오드 등 방사성 물질이 기화돼 나온다. 또 달아오른 핵연료봉을 감싸고 있는 지르코늄이라는 금속은 원자로 안 수증기와 만나 수소를 발생시킨다. 이 기체들을 격납건물로 빼다가 수소폭발이 일어나 외벽이 폭발(1·3호기)했다. 2호기는 격납용기 안 일부가 깨졌다.
-당초 해결책은 없었나
▲냉각수 공급이 끊긴 직후 바닷물을 넣었다면 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측은 30여시간을 허비하며 타이밍을 놓쳤다. 바닷물을 원자로에 넣으면 수조원짜리 원자로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바닷물을 뒤늦게 투입했지만 용광로처럼 달아오른 원자로 안에 바닷물을 넣자 이 물이 금세 증발하며 연료봉이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원자로 안에서 수소와 방사성 물질이 대거 생겨났다.
-수소와 방사성 물질을 빼내면
해결되나
▲현재 후쿠시마 원전은 딜레마에 처해 있다. 바닷물을 늦게 넣는 바람에 방사성 물질이 너무 많이 생겼다. 이를 완전히 빼내려면 방사성 물질이 대량 유출될 게 뻔하다. 그렇다고 바닷물을 넣지 않으면 핵연료가 녹아 원자로가 아예 녹아내리거나 추가 폭발이 일어나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유출될 수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 상공 비행금지
조치는 왜 내려졌나
▲방사성 물질이 확산되는 높이는 지상 1~3㎞ 높이고, 일반적인 비행기 고도는 10㎞ 이상이다. 비행금지 조치는 기류변화나 탑승객의 심리적 영향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자위대 전투기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됐다는 보도에서 보듯, 1~3㎞ 고도를 비행할 경우는 일부 오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원전 400km지역서도
방사능 미량 검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400㎞ 떨어진 지역에서도 후쿠시마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방사능이 미량 검출됐다고 아사히신문이 현지시간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주부 전력은 16일 시즈오카의 하마오카 원자력발전소에서 세슘134 등 5종류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주부전력은 “하마오카 원전은 안정되게 운전되고 있어 그동안 주변의 방사능 양의 이상 변동이 없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능이 날아왔을 가능성이 있다. 하마오카 원전과 후쿠시마 원전은 400㎞ 떨어져 있다.
일본⇨한국 입국자
방사선 오염 검사
최근 원전사고가 발생한 일본으로부터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 한국 정부가 방사선 오염 여부를 검사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16일 인천공항 2곳에 방사선 게이트(측정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17일 오전 9시부터 입국자 가운데 희망자를 대상으로 방사선을 탐지할 예정이다.
이번에 설치된 방사선 측정기는 소량의 방사선도 감지할 수 있는 고감도 장치로, G20 회의 기간에 이미 사용된 바 있다.
아울러 정부는 일본행 여행객이 많은 김포공항에도 2곳에 방사선 게이트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도쿄행 항공기 운항 중단-변경 잇따라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 여파로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면서 아시아와 유럽 지역 항공사 상당수가 16일 항공기 수십 편의 도쿄행 운항을 중단하거나 노선을 변경했다.
대한항공은 16일 일본 도쿄 항공관제소에서 후쿠시마 원전 주변 30㎞를 비행금지 공역으로 설정함에 따라 일본을 통과하는 항로를 변경해 북쪽으로 130㎞ 떨어진 우회 항로로 운항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그러나 LA에서 도쿄를 거쳐 인천공항을 운행하는 KE001, 002편은 아직 변경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LAX 지점 관계자는 16일 “도쿄를 경유하는 LA-인천 노선은 현재까지는 변경과 관련 어떠한 지침도 내려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은 최소 이번 주말까지 기존 도쿄행 항공기를 사고현장인 후쿠시마와 더 떨어진 오사카와 나고야로 돌린다고 밝혔다.
중국 에어차이나(국제항공)는 일부 공항의 용량 부족을 이유로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도쿄로 가는 항공기 운항을 취소했고, 동방항공은 상하이-후쿠시마 항공편을 연기했으나 일본 내 중국인들의 철수를 돕기 위해 도쿄행 항공편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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