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규환 현장에
자위대 긴급투입
일본 대지진 발생 사흘이 지난 현지 시간 14일 전국적으로 2만여 개 주택과 건물들이 붕괴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신과 건물 파편, 쓰레기 더미, 차량, 가로수가 뒤범벅된 절규의 현장에서는 일본 자위대 군인들이 본격적인 구조 작업에 나선 가운데 생존자들은 실종 가족을 찾아 헤메는 모습을 보였다.
센다이공항 터미널은 쓰나미로 1층이 완전히 잠긴 가운데 직원과 손님들이 2~3층에서 발이 묶였다. 방사성 물질이 유출된 후쿠시마현은 극도의 혼란 상태였고, 1,800여채의 집이 완전히 무너져내린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에서는 생존 주민들이 진흙을 뒤집어쓴 채 가족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정신없이 피신했다가 돌아온 시민들은 무너진 삶의 터전을 보고 망연자실한 상태다.
동북부지방의 편의점 상당수는 정상 영업을 하지 못했다. 후쿠시마시 이토요카 상점에는 오전 10시 개점 전부터 1,000명 넘게 줄을 서기도 했다.
이번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 약 38만명에 달하고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인근 주민 약 21만명이 위험지역에서 대피하는 등 약 60만여명이 피난길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13일 “지진과 쓰나미의 영향을 받은 지역에서 약 38만명이 대피해 2,050개소의 대피소에 머물고 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로부터 반경 20km 이내에 거주하는 약 21만명도 대피 중”이라고 발표했다.
각국 긴급 구호팀이 속속 도착하는 가운데 OCHA는 “계속된 여진과 쓰나미 경보, 화재 때문에 구조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3,000명이 구조됐으나 북동부 해안 많은 지역이 고립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OCHA는 또 일본 정부와 민간이 긴급히 동원해 피해지역에 보내는 식료품과 식수, 담요, 의약품 등의 주요 구호품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일본 미야기현 나토리시의 지진 현장 폐허 더미에서 구조대원들이 한 여성을 구조해 옮겨나오고 있다.
지붕위 표류 44시간만에 극적 생환 “열도 울렸다”
대재앙의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주는 구조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후쿠시마 현 후타바초 앞바다 15km 지점에서 대지진 발생 후 약 이틀만에 부서진 지붕에 의지해 표류하던 60대 노인이 해상자위대 함정에 의해 발견돼 구출됐다.
일본 방위성은 자위대 해군이 이날 오후 12시40분께 후쿠시마현에서 15㎞ 떨어진 해안에서 지붕 조각에 의지해 표류하던 히로미츠 신카와(60)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에 거주하는 히로미츠씨는 이틀간의 사투에도 불구하고 구조 당시 의식이 있고 건강은 양호한 상태였으며 헬리콥터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방위성은 덧붙였다. 군에 따르면 이 남성은 물건을 챙겨 피신하다 쓰나미에 휩쓸렸고, 부서진 지붕 위에 몸을 의지한 채 약 44시간 표류하다 구조대가 볼 수 있도록 표류 중 건진 헬멧을 머리에 쓰고 대나무 장대에 빨간 천을 묶어 흔들어댔다.
또 미야기현 나토리에서는 노부부가 13일 40시간 만에 구조됐다. 부부는 창밖으로 버스가 급류에 휩쓸리는 장면을 내다보다 2층으로 재빨리 피신했다.
불길에 휩싸였던 게센누마에서는 13일 건물에 고립됐던 이케이지마 탁아소 아동 67명이 구조됐다. 아이들은 쓰나미가 일자 보육교사를 따라 인근 건물로 몸을 피해있다 자위대 헬기에 의해 이틀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미야기현 나토리시에서 자신의 손녀딸과 극적으로 상봉한 한 생존 여성이 아이를 끌어 안고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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