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리비아 사태에 대한 군사적 개입 여부와 수준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퇴진과 반정부세력에 대한 유혈진압 중지를 촉구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에는 여전히 신중한 자세다.
다른 아랍국가 `내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이 정치적 후폭풍을 낳을 수 있는데다, 중국, 러시아 등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브라질, 아랍국가 등이 반대하고 있어 군사적 개입을 위한 국제사회의 합의를 도출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유력 정치인들은 행정부의 보다 공세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의 존 케리 상원외교위원장과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6일 TV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비행금직구역 설정 및 다른 군사적 대응을 주장했다.
케리 위원장은 정치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리비아의 공항과 활주로를 폭격하는 방안을 제기했다. 공화당의 두 의원도 반정부세력을 폭격하는 리비아 정부군 전투기의 발을 묶을 수 있는 군사작전을 촉구했다.
리비아의 반정부세력들도 저항세력의 거점지역을 공격하고 민간인들을 공격하는 리비아 정부군 시설를 파괴하도록 미국이 도와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이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행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지만 펜타곤 작전참모들은 여러 수준의 군사적 개입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가 리비아 벵가지에 있는 반정부 시위대에 무기를 지원해 줄 수 있는지 여부를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에 타진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이날 보도하기도 했다.
작전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리비아 동북쪽 그리스의 미 해군기지에 수륙양용 공격함 키어사지호와 폰스호 2척이 대기상태에 있다. 해병대원 1천300명을 포함한 4천명이 함께 하고 있다.
직접적 군사개입을 위한 준비 태세는 갖추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군사적 지원은 현재로서는 리비아-튀니지 국경지대 난민의 인도주의적 지원.구호 활동에 머물고 있다.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리비아 상공의 비행금지구역 설정 외에도 군사적 옵션은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지 않은 채 곧바로 리비아의 활주로, 미사일기지, 레이더 시설을 직접 파괴하는 방안도 있고, 반정부세력에 무기나 군수품을 공급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해들리는 6일 CNN에 출연해 "반정부세력에 무기나 대공(對空) 시스템을 지원할 수 있다면 실질적으로 리비아 영토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탈레반 정권전복때 도입된 방식인 수십명 규모의 미군 특수부대를 반정부세력 지원을 위해 투입하는 방안도 있다.
리비아 정부 주요 시설이나 군사 기지를 공습하는 방안도 옵션중 하나이다. 지난 1986년 폭탄 테러 혐의를 받은 카다피 정권 응징을 위해 미군은 리비아 트리폴리를 공습한 바 있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작전중 하나로는 국제공역에 전파방해기를 띄워 리비아 정부군 내부 교신을 방해해 리비아 전투기의 활동을 어렵게 하는 방안이 있다. 행정부가 적극 검토중인 방안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리비아 사태가 내전상태로 비화될수록 미 행정부의 대응 옵션은 딜레마에 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P는 "백악관은 인도적 지원과 여러 다른 단계의 군사적 개입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갖고 있지만 현재 진행중인 어떠한 대응도 리비아 정부의 폭력을 즉각 중지시킬 효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군사적 개입 수준은 리비아 현지의 사태 발전 양상이나 국제사회의 여론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게 일치된 분석들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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