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셰프·감독 출연 다큐‘김치연대기’ 제작
한식 세계화의 기폭제가 될 PBS 다큐 시리즈 ‘김치연대기’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미 공영방송 PBS가 오는 6월 방영할 예정인 13부작 ‘김치연대기’(Kimchi Chronicle)는 미슐랭 스타 셰프 장 조지 봉게리히텐과 그의 부인인 한인 입양인 마르자, 할리웃 배우 휴 잭먼과 헤더 그레이엄이 참여해 제작단계부터 화제가 된 프로그램이다. 다큐 감독 역시 ‘요식업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재단상 TV 요리 시리즈 부문을 5회나 수상한 찰스 핀스키 감독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특급스타급 제작진과 출연진들로 포진한 ‘한국 음식문화 다큐’의 프로듀서가 남가주 출신의 한인 에릭 이(28)씨이다. PBS를 통해 미전역에 방영될 ‘김치연대기’의 제작은 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지난주 PGA 투어 관련 파일럿 제작을 위해 LA를 방문한 그를 샌타모니카에서 만났다.
PBS가 오는 6월 방영할 예정인 13부작 ‘김치연대기’에서 마르자(왼쪽)와 헤더 그레이엄이 출연한 장면.
입양한인 마르자-남편 미슐랭 셰프·할리웃 배우 휴 잭먼
재래시장·사찰 누비는 음식기행… PBS 13부작 6월 방영

“한식 세계화는 미디어 마케팅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한식에 관한 다큐멘터리나 인터넷 동영상, 출판물 등을 제작해 기록에 남길 수 있는 자료로 홍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다큐 형식으로 제작한 ‘김치연대기’의 프로듀서 에릭 이씨는 셰프 친구들과 어울리는 아이비리그 출신의 엘리트 청년이다. 음식기행 다큐멘터리 제작사 ‘프라페’(Frappe Inc.)의 4년차 프로듀서인 그가 미슐랭 스타 셰프, 할리웃 배우, 스타 다큐 감독과 함께 김치연대기를 제작하게 만든 힘의 원천은 바로 ‘한국음식 사랑’이다.
그가 처음으로 제작한 음식기행 다큐 시리즈는 ‘스페인… 온 더 로드 어게인’. 2008년 할리웃 배우 기네스 팰트로와 스타 셰프 마리오 바탈 리를 공동 진행자로 제작한 이 시리즈는 방영 후 스페인 관광객이 30% 늘어났을 만큼 영향력을 과시했다.
음식이 가장 중요한 관광 콘텐츠의 한 요소임을 실제로 증명해 보인 TV 시리즈이다. 스페인의 30개 도시를 돌아다니며 고생고생해서 완성한 스페인 음식기행은 그에게 유창한 스패니시 구사와 더불어 한국 음식기행 제작에 대한 열망을 갖게 했다.
#한국의 아름다움 담은 음식문화 기행

미슐랭 스타 셰프 장 조지 봉게리히텐과 한인 입양인 아내 마르자가 딸과 함께 한복을 차려입은 모습.
“2009년 9월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파전을 직접 만드는 한식 홍보행사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을 때 장 조지·마르자 부부와의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당시 한국 정부가 한식의 세계화를 적극 추진하던 무렵이었기에 지원을 받을 수 있었죠”
그의 열망은 찰스 핀스키 감독의 오랜 친구인 ‘미슐랭 스타 셰프’ 장 조지와 그의 부인 마르자를 만나면서 구체화됐다. 한국 여성과 주한 미군 사이에서 태어나 네 살 때 미국에 입양된 마르자의 한식 사랑은 어쩌면 당연했다. 그러나 한인 아내를 둔 스타 셰프 장 조지의 한식 사랑은 상상을 초월했다. 프랑스 출신의 장 조지 봉게리히텐은 2006년 미슐랭 가이드 별 3개를 받은 ‘스리스타 셰프’이다.
그렇기에 김치연대기는 국가와 인종을 뛰어넘은 ‘음식사랑’의 결과물이다. 한국방문의 해 위원회와 한식재단이 다큐 시리즈의 메인 스폰서가 되었고, 삼성, CJ, 하이트 진로그룹, 아모레 퍼시픽, 대한항공, 웨스틴 조선호텔이 스폰서를 자청했다. 어려서부터 대모처럼 자신을 아껴주었던 아이디어 컨설턴트 다이애나 강씨도 한국 현지촬영에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7주를 한국의 사찰과 재래시장들은 물론이고 유명한 향토음식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뒤졌다. 종로 광장시장, 제주도 서귀포 5일장, 부산 밀면, 초당 두부, 안동 김치 등 한국 전통음식을 제대로 담기 위해 방문한 도시가 20개도 넘었다.
“쌀이 주식인 한식이기에 전라도 부안과 신안, 김제를 찾아 ‘논’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실제 다큐에는 포함시키지 못했지만 촬영 스케치로 소개될 예정이에요”
#휴먼 스토리가 있는 한식문화 다큐
“기네스 팰트로, 마리오 바톨리 등 4인이 스페인으로 떠났던 음식기행 ‘스페인… 온 더 로드 어게인’과 김치연대기는 컨셉 자체가 다릅니다. ‘김치연대기’는 한국 입양인 마르자가 자신의 뿌리를 찾는 과정을 음식기행이라는 형식으로 담았거든요”
실제로 마르자는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춘천에서 처음 만났을 때 막국수를 먹었다. 그 순간 멀게만 느껴졌던 모녀의 골이 사르르 풀렸다고 한다.
할리웃 배우 헤더 그레이엄이 4회 가량 에피소드로 출연하게 된 것도 그녀의 한국음식 사랑 때문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미식가 헤더 그레이엄은 한인 할리웃 배우 스미스 조씨와 LA 한인타운 식당을 즐겨 찾는 배우. 특히, 헤더 그레이엄이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살아 있는 생선을 회로 떠주는 것을 신기해 하고 멍게의 독특한 생김새에 큰 눈을 더 동그랗게 떴다는 일화는 한국 현지 제작진들 사이에 유명하다.
“한식의 세계화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사실 다큐 속 코리안 아메리칸 키친에서 마르자가 요리하는 한국 음식은 정통 한식이라곤 할 수 없죠. 김치찌개를 끓이면서 마르자는 ‘김’을 넣어요.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끔 적당히 변화된 레서피인 거죠. 굳이 표현한다면 김치연대기는 한식의 세계화를 실현하기 위해 미국인의 관심을 끄는 매개체인 셈이죠”
‘김치연대기’는 PBS 방영과 더불어 코리안 아메리칸 레서피 북 및 DVD, 웹사이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알릴 예정이다.
■에릭 이 프로듀서는
업랜드에서 태어나 컬럼비아 대학과 대학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대학시절 음악 디제이(DJ) 렌트 서비스 회사를 창업하면서 사업가의 수완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6년 음식기행 다큐멘터리 제작사 ‘프라페’(Frappe Inc.)에 입사했다. 셰프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다보니 요리도 잘한다는 그는 그래도 ‘엄마표 음식’을 최고로 꼽는다.
<글 하은선 기자·사진 김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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