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의 지난해 인터넷 이용률은 별 차이가 없었지만 이용 방식은 뚜렷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ABC 뉴스가 13일 보도했다.
최근 사용자 참여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위키미디어 재단과 공동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글을 기고하거나 편집하거나 수정한 사람은 대부분 20대 중반의 남성이었고 여성의 비율은 15%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인디애나 주립대의 수전 헤링 교수는 "웹 포럼이나 위키피디아 같은 공적인 영역에서, 특히 이것이 정치와 기술, 지식 등과 관련된 경우엔 아직도 남성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중요한 영역에서 여성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의 인터넷 이용 자체가 저조하지는 않다는 것이 여러 조사에서 밝혀지고 있다. 퓨 인터넷&아메리칸 라이프 프로젝트의 2005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여성의 인터넷 이용률이 남성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런 추세는 최근까지 지속하고 있다.
2010년 컴스코어 보고서에 따르면 트위터와 페이스북, 플리커 등 소셜 미디어의 참여율은 여성이 지속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여성의 인터넷 이용 방식이 남성과 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헤링 교수는 "인터넷 토론 포럼에서 남녀의 역학을 조사한 나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여성에 비해 대립적인 입장을 내세우는 경향이 강했고 논쟁의 여지가 많은 토론에 더 관용적인 자세를 보였다. 반대로 여성은 예의 바르고 남의 입장을 존중하는 태도를 많이 보였지만 자기주장이 약해 논쟁이 치열해지면 빠져나가고 논쟁이 벌어질 듯한 온라인 환경을 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역학 관계를 보면 어째서 여성은 소셜 네트워크 쪽으로 기울며 남성은 위키피디아처럼 기고자들 사이에 편집 문제를 놓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공적인 콘텐츠 창조 영역으로 기우는 지가 설명된다는 것이다.
헤링 교수는 "페이스북 같은 사이트들은 이를테면 `담장이 둘러쳐진 정원’ 같은 곳으로 사용자가 친구를 선택하고 등장인물을 더 쉽게 제어할 수 있는 곳이다. 반면 공개된 장에서는 누구나 들어와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자체가 남성보다 여성이 더 강하게 끌리는 사적인 정보와 사회적 교류를 지향하는 점을 강조했다.
온라인 광고주나 사이트 운영자들은 여성들이 인터넷에서 보이는 적극적인 활동을 감안해 자연적으로 발생한 남녀 격차를 극복하고 여성의 더욱 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위키피디아의 창설자인 지미 웨일스는 오는 2015년까지 여성 기고자의 비율을 25%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인터넷 사용이 생활화된 젊은 세대에게는 날로 발전하는 웹 환경이 사회적 네트워킹과 콘텐츠 창조, 협력 등에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더욱 평등한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헤링 교수는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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