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에서 은퇴한 이영표의 자리를 맡은 홍철이 돌파를 시도하자 터키의 발씨 세르칸이 태클로 저지하고 있다. <연합>
두 베테랑에 청용-두리도 빠진 조광래호
히딩크의 터키와 고전 끝에 0-0 무승부
남태희-홍철 A매치 데뷔
역시 박지성과 이영표의 공백은 컸다. 한국 축구가 유럽의 난적 터키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공수의 구심점이 없는 문제를 드러내며 시종 고전 끝에 득점없이 비겼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9일 터키 트라브존의 후세인 아브니 아케르 스테디엄에서 펼쳐진 터키와의 평가전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전반 내내 터키의 날카로운 공세에 시달린 한국은 후반 14분 터키 주장 엠레 벨로졸루가 잇달아 2장의 경고를 받고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맞았지만 끝내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터키 사령탑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날 시종 우세한 경기에도 불구, 승리를 얻지 못해 최근 계속된 A매치 부진의 늪을 헤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카타르 아시안컵을 마친 뒤 열흘만에 다시 터키로 날아온 태극전사들은 계속된 강행군으로 체력과 컨디션이 사실상 바닥난 상태였다. 또 대표팀에서 은퇴한 박지성과 이영표의 엄청난 공백을 메우기도 힘든 마당에 주전 오른쪽 라인 콤비인 미드필더 이청용과 풀백 차두리가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뛰지 못해 설상가상이 됐다.
장기라면 ‘차-포-상-마’를 모두 떼놓고 경기에 나선 셈. 이들 4명이 차지했던 위치가 워낙 큰 것이었기에 이들이 빠지자 조광래호의 트레이드 마크인 조직력과 빠른 패싱게임은 전혀 찾아보기 어려웠다. 새내기 남태희(20)가 이청용 위치인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서고 이영표 자리에는 홍철, 차두리 자리에는 홍정호가 선발로 나섰지만 숏 패싱게임의 실종으로 중원의 강한 압박은 전혀 이뤄지지 못했고 이영표와 차두리가 없는 양쪽 측면은 경기 내내 수시로 뚫려 터키의 공세를 막는데 헉헉대야 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펼쳤던 세밀한 패스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터키의 강력한 중원 압박에 밀려 전반내내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한 반면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을 받은 터키는 전반 5분 우무트 불루트의 헤딩슛을 신호탄으로 계속 한국 골문을 위협했고 전반 11분 하미트 알틴톱의 중거리슛이 골키퍼 정성룡의 선방에 막혀 골 사냥에 실패했다.
전반 26분 만에 박주영의 패스를 받은 남태희의 중거리슛으로 이날 첫 슈팅을 기록한 한국은 1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흐른 볼을 황재원이 슛한 게 가장 좋은 기회였다. 경기가 전혀 풀리지 않자 한국은 전반 중반 이후부터 박주영을 원톱으로 올리고, 지동원을 왼쪽 측면으로 이동시킨 가운데 구자철이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는 전술 변화를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한국은 상대 주장 벨로졸루의 퇴장으로 기회를 잡았다. 후반 12분 구자철과 몸싸움을 벌이다 옐로카드를 받았던 벨로졸루는 2분 뒤 구자철에게 보복성 태클을 가해 또 한 번 경고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는 잘 풀리지 않았고 조광래 감독은 후반 23분 이후 최성국, 윤빛가람, 최효진, 김신욱을 차례로 투입하며 결승골을 노렸으나 백약이 무효였다. 오히려 후반 34분 터키의 콜린 카짐 리차즈의 위협적 헤딩슛이 골키퍼 정면을 향하고 곧바로 부라크 일마즈에게 연속 슛을 내줬으나 실점하지 않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것에 만족해야 했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