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수사국 발표.. "수사 진행 중이라 이름은 공개 못해"
"외국인 겨냥해 국제선 입국장 테러 장소로 선택"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도모데도보 국제공항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자행한 범인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연방수사위원회가 29일(현지시각) 밝혔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연방수사위원회 공식 대변인 블라디미르 마르킨은 이날 "폭발물을 터뜨린 자폭 테러범의 신원이 확인됐다"며 "범인은 북(北) 캅카스 지역 한 자치공화국 출신의 20세 남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마르킨은 "수사 당국은 테러리스트의 이름을 알고 있지만, 현재 테러 기획자들과 공범들을 색출해 검거하는 작전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신원을 공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수사위원회와 연방보안국(FSB), 내무부(경찰) 요원들이 공조해 범인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지 언론이 한동안 유력한 테러 용의자로 지목했던 러시아 남부 스타브로폴주 출신의 32세 남성 ‘비탈리 라즈도부디코’는 테러범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은 보안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북 캅카스 지역에 근거를 둔 이슬람 과격 테러 단체 ‘노가이 자마트’의 일원으로 몇 건의 테러 사건 용의자로 수사 당국의 추적을 받아온 라즈도부디코가 공항 테러를 기획하고 스스로 자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었다.
마르킨은 이어 "테러가 국제선 입국장에서 발생한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며 "수사 당국의 추정에 따르면 이번 테러는 일차적으로 외국인들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2012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2014년 동계올림픽, 2018년 월드컵 등을 앞둔 러시아의 보안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기 위해 일부러 외국인을 노렸다는 해석이었다.
실제로 테러 사망자 35명 중에는 러시아인 외에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8명의 외국인이 포함됐었다.
마르킨은 또 이날 수사 당국이 지난해 31일 모스크바 남동쪽 외곽의 한 자연공원 내 여관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관련자들도 모두 파악했다며 "이들 중 일부는 이미 검거됐고 4명은 체포 영장이 청구된 상태며, 몇 명은 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12월 31일 (새해 맞이로 사람들이 붐비는) 모스크바 시내에서 테러를 저지를 준비를 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범행 몇 시간을 앞두고 자폭 테러를 하려던 여성이 몸에 지니고 있던 폭발물이 실수로 터지면서 이 여성이 현장에서 즉사하고 다른 공범들은 도주했었다고 보안 당국은 설명했다.
하지만 마르킨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도모도데도보 공항 테러와 모스크바 외곽 자연공원 내 폭발 사고는 북 캅카스의 각각 다른 공화국에 근거지를 둔 2개의 테러 조직에 의해 별개로 저질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부 언론 매체들은 도모데도보 공항 테러단과 모스크바 시내 테러를 준비하다 실패한 테러단이 같은 조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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