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국가 자국민 소개령...각국 이집트 여행 자제령
기자 피라미드 폐쇄..여행사들 이집트 예약 취소 잇따라
닷새째 이어진 이집트 반정부 시위 격화로 사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29일 관광객 수천명이 귀국 비행편을 구하지 못해 카이로 공항에 발이 묶였다.
일부 아랍국가는 자국민 소개령을 내리고, 각국 정부도 잇따라 여행 자제를 당부함에 따라 이집트 관광산업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관광객 脫이집트 ‘러시’ = 29일 카이로 공항에는 항공편 무더기 취소.지연으로 출국 비행기를 타지 못한 여행객 약 수천명이 발이 묶였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집트 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필수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이날 15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일정 취소로 승객 3천명 가량이 피해를 입었다.
이날 여행객 약 2천명은 공항에서 무작정 비행기를 기다렸으며 일부는 이집트 정부의 야간 통행금지 조치로 공항에서 밤을 지내야 했다.
영국 외교관과 언론인, 이집트인들을 태우고 카이로로 출발한 런던발 브리티시미들랜즈인터내셔널 소속 항공기는 통금 시간에 걸려 착륙하지 못하고 회항했다.
이탈리아의 알리탈리아항공과 네덜란드 KLM, 영국 브리티시항공 등은 통금 조치로 항공기 일정을 재조정함에 따라 운항이 지연되고 있다.
브리티시항공은 영국 관광객들의 출국을 돕기 위해 추가 항공편을 투입했다.
인근 아랍 국가들은 자국민 소개 절차에 착수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레바논,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은 특별기 10대를 투입, 외교관과 가족 등을 출국시켰다.
쿠웨이트 정부는 이집트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대상으로 카이로발 무료 항공편을 제공하도록 국적 항공사 쿠웨이트항공에 지시했다고 관영 뉴스통신사 KUNA가 전했다.
요르단의 로열요르단항공은 카이로발 암만행 항공기의 좌석을 2배로 늘리기로 했으며 추가 항공편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국, 이집트 여행 자제 당부 = 이집트 정국이 악화 일로로 치닫자 각국 정부는 잇따라 자국민에 이집트 여행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미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덴마크, 이스라엘, 스위스 등 외무 당국은 이집트 여행 경계령을 내리고 불필요한 카이로 여행을 취소하라고 당부하는 한편 이집트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은 외출을 삼가고 충돌이 발생한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일본은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외무상이 이끄는 비상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중동과 아프리카 외교관들에게 자국민 안전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호주 외무부는 ‘여행 금지’ 성명을 냈으며 벨기에는 이집트 패키지여행을 잠정 중단시켰다.
◇이집트 관광산업 직격탄 = 이번 사태로 카이로 여행이 무더기로 취소되고 관광객 탈출이 이어지는 등 이집트 주요 산업인 관광산업 피해가 구체화 되고 있다.
토마스쿡과 TUI, 호텔플랜 등 유럽 주요 여행사들은 이집트 여행 예약을 취소하거나 다른 일정으로 변경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집트군은 주요 관광명소인 기자 지역의 피라미드를 폐쇄했다.
관광산업은 이집트 국내총생산(GDP)의 11%를 차지하며 총고용의 1/8에 해당하는 주요 산업이어서 이집트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지난 2009년 이집트를 찾은 관광객은 1천250만명에 이르며 관광업 수입은 108억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9월까지 연간 관광산업 수입은 90억달러로 집계됐다.
관광산업 피해 정도는 반정부 시위 지속.확산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주로 피라미드 관광과 연계된 카이로행 상품만 영향을 받았으며 유럽인들이 많이 찾는 홍해의 휴양지는 아직까지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정국이 조기에 안정을 찾는다면 이번 사태로 인한 관광산업의 피해는 단기적으로 그칠 것으로 관광업계는 내다봤다.
독일계 여행사 TUI의 대변인은 "휴양지는 모든 것이 평온하고 고객들도 조용히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현지 운영업체가 전해 왔다"며 조기 귀국을 희망하는 관광객도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계속 집권하더라도 정치적인 위험 요인으로 인해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런던 소재 투자은행의 한 관계자는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든, 이집트 리스크가 월요일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증시는 지난 주말 이틀간 16% 급락했다.
이집트 정부 관계자는 평일에 해당하는 30일에도 금융기관이 정상 영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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