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민의 약 절반 정도가 성추문에 휩싸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을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ISPO에 의뢰해 지난 19일과 20일 유권자 8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3일 발표한 조사(표본오차 ±3.5%)에서 49%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사임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45%였다.
베를루스코니는 10대 나이트클럽 댄서 카리마 엘 마루그(일명 루비)가 미성년자이던 지난해 2월부터 5월 사이 성매매를 한 혐의를 비롯해 여러 명의 매춘 여성과 잠자리를 같이 한 혐의로 밀라노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매춘은 불법이 아니지만, 18세 이하 미성년자와의 성매매는 3년 징역형에 해당하는 범죄다. 이 법안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끄는 우파정부의 주도로 지난 2006년 제정됐다.
이 신문은 성추문이 정당들의 지지율 변화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타났지만,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커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오늘 당장 투표를 한다면 어떤 당을 찍겠느냐’는 질문에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자유국민당(PdL)이 30.2%의 지지를 얻어 전달의 27.6%에 비해 오히려 높아졌고, 최대 야당인 민주당은 24.5%로 변동이 없었다.
한편, 야당인 민주당은 베를루스코니의 총리직 사임을 촉구하는 천만 명 서명운동에 착수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일 방침이다.
민주당은 서명운동 착수에 즈음한 공개서한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탈리아가 안고 있는 문제 해결에 전념해야 할 시기에 전 세계인의 앞에서 국가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의 최대 동맹세력인 북부연맹 당수 움베르토 보시 상원의원은 지난 21일 "정상적인 경우 민주국가에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며, 한 개인을 이런 식으로 압박하진 않는다"며 "그는 총리이지, 마피아가 아니다"라며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