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복싱 매니아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의 코리아타운 복싱클럽이 LA 한인타운에 둥지를 틀었다. 최근 한인타운에 복싱클럽 문을 연 엄준섭(가운데)씨가 코치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인타운 첫 복싱장
3가+웨스턴에 오픈
어렸을 적 봤음직한 흰색 바탕에 주먹을 불끈 쥔 권투선수 얼굴이 담긴 포스터, 문밖은 21세기인데 복싱장 안은 70년대 그 시절 그대로다. 최근 LA 한인타운에 문을 연 ‘코리아타운 복싱클럽’(www.ktownboxingclub. com)은 시간을 거슬러 70년대 복싱 전성기의 추억을 연상시킨다.
“11세 때부터 복싱을 배웠습니다. LA에 여러 복싱장이 있지만 한인타운 주변에는 마땅한 곳을 찾을 수가 없더군요. 옛날 동네 복싱장 같이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묵묵히 개인수련도 하는 복싱장, 그런 사랑방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엄준섭(30)씨는 지난 2개월 동안 준비를 거쳐 마침내 꿈을 이뤘다. LA 일대 복싱장만 10군데 이상 돌아다녔다는 엄씨는 코리아타운 복싱클럽을 ‘옛 향수를 간직한 복싱장’으로 꾸몄다. “예전부터 제대로 된 복싱장을 꿈꿔왔다”는 엄씨는 “한인타운은 한인과 비한인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또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지리적 이점과 권투 매니아들의 호응을 활용해 타운 내 복싱문화를 다시 만들어보겠다는 것.
LA 한인타운 3가와 웨스턴 코너에 위치한 코리아타운 복싱클럽은 4,500스퀘어피트 규모에 정규시합 규격에 맞는 링을 갖췄다. 단순한 인테리어로 깔끔함을 살린 가운데 모든 장식은 70년대 분위기로 꾸몄다. 문을 연 지 2주 만에 여성들도 하나 둘 등록해 줄넘기를 넘기고 있다. 복싱장은 주중 오후 3시부터 문을 열고 전직 권투선수인 비한인 코치 2명이 지도에 나선다. 엄씨는 “동부지역의 70년대 복싱장을 상상하면 된다”며 “옛 향수도 느끼고 제대로 된 시합장에서 권투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엄준섭씨는 “복싱의 매력은 거짓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노력하는 만큼 실력으로 고스란히 나타난다는 것. 엄씨는 “말보다 행동으로 나타내고 싶은 성격이나 혼자만의 싸움을 즐기는 이에게 복싱만한 운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싱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마음 수련과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싱 인기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복싱을 배우려는 한인 매니아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한인 1.5세와 2세들도 복싱으로 체력단련을 한다는 엄씨는 또 하나의 바람을 빼놓지 않았다.
“한인타운에 복싱장을 만들었으니 여기서 챔피언이 배출되면 더할 나위 없겠죠. 청소년을 위한 체력단련 봉사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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