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쿠라’ 체인 고수익 급성장… 효율적 시스템으로 경비 절감
<사야마, 일본> ‘회전하는 스시’ 식당 체인인 쿠라는 미셸린 별 등급을 받은 적이 없다. 그렇지만 이 식당 체인은 경기침체로 유명 식당들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
쿠라는 효율성이 지배한다. 전통적인 스시맨과 이들이 보여주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세심함 이 쿠라에는 없다. 그 자리를 스시를 만드는 로봇과 효율성에 대한 강조가 차지하고 있다.
웨이터들 역시 찾아 볼 수 없다. 이들은 스시를 손님들 앞으로 날라다 주는 컨베이어 벨트와 쿠라의 263개 식당을 전국의 3개 컨트롤 타워에서 감독하는 원격 매니저들에 의해 대체됐다.(한 매니저는 10마일 떨어져 있는 한 쿠라 식당에 전화로 “스시 접시 간격이 1미터이상 떨어졌으니 빨리 시정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전통적인 일본 식당의 높은 가격 또한 이곳에는 없다. 쿠라에서 스시 접시는 100엔, 즉 122달러 정도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한 때 외식에 돈을 펑펑 쓰던 소비자들이 20년간 계속되고 있는 저성장과 임금 정체에 맞춰 허리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도 쿠라는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다른 식당들과 외식업은 고전하고 있다. 1997년 27조7,000억엔을 정점으로 일본의 식당업은 가격경쟁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여 왔다. 2009년의 경우 패스트푸드 식당을 포함한 요식업 총매출은 전년 대비 2.3%가 줄어 23조9,000억엔이었다. 이것은 정성기에 비해 20%나 떨어진 것이다.
파산도 dlj지고 있다. 2009년 1,000만엔 이상 부채를 안고 파산한 식당은 674개로 지난 5년 사이에 가장 많았다고 크레딧 조사기관인 데이코쿠 데이터 뱅크가 밝혔다. 2009년 11월에는 노부와 로이스 같은 식당들은 운영하던 ‘소호스 호스피탤러티’사가 파산 신청을 했다. 로이스는 현재 다른 회사가 운영하고 있으며 노부의주방장인 노부 맛수히사는 도쿄 다른 곳에서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새로운 식당을 운영 중이다.
저가 식당체인들과 함께 쿠라는 저렴한 가격과 집요한 효율성 추구를 바탕으로 외식업의 전반적 불황 가운데서도 돈을 벌고 있다. 지난 10월31일로 끝난 가장 최근 회계연도에서 쿠라의 순익은 28억엔으로 전년 대비 20%가 뛰어 올랐다. 지난 2개월 사이에는 새로운 식당을 7곳 더 열었다.
“요식업을 보면 소비자들은 여전히 일자리 공포와 줄어드는 수입 때문에 지출을 줄이고 있다. 이것이 바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첫 쿠라 식당을 지난 1995년 열었던 최고경영자 쿠니히코 타나카는 지적했다. 그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경제가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서 소비자들의 정서가 쿠라와 잘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외식업의 고전과 외식 습관의 변화는 1980년대 일본 ‘거품경제’의 통큰 씀씀이가 거품 붕괴 후 근검절약의 시대에 어떻게 자리를 내줬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임금이 줄어들면서(민간부문의 1인당 연 소득은 405만엔, 미화 4만9,300달러로 지난 10년간 12%가 줄었다) 일본인들은 외식에 돈을 덜 쓰고 있다. 2009년 1인 가구들이 평균적으로 외식에 쓴 돈은 16만3,000엔으로 2000년보다 27% 감소했다고 내무성의 가계조사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시계 제조사인 시티즌 홀딩스가 20대에서 50대까지의 남성 400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들이 1주일에 평균적으로 카페와 식당에서 보내는 시간은 1990년 7시간52분에서 2010년 2시간25분으로 급감했다. 이밖에 노령화 되는 인구도 외식업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일본 인구의 5분의1 이상이 이미 65세를 넘어섰으며 뇌들은 외식을 덜 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외식업의 잠재적 기반인 총 인구도 줄고 있다.
반면 일본의 기업들은 접대비를 줄이고 있어 요식업소들에 타격이 되고 있다. 기업들의 총 외식 및 접대비는 2008년 4조8,000억엔이었다. 이 액수는 정점에 달했던 1991년의 9조5,000억엔의 절반에 불과하다. 미야기 대학의 요식업 전문가인 무네노리 호타 교수는 “요식업은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것이 매출이 줄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런 환경에서 최고급 식당들도 손님을 끌기위해 가격을 낮추고 있다고 호타 교수는 말했다.
일본의 요식업 호황은 소득이 늘고 대도시 인구집중이 본격화 된 1970년대와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 이른바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등장하고 서구식 음식들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 이때이다. 당시에는 신기한 것으로 여겨졌던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은 1970년에, 맥도널드는 1971년에 첫 식당 문을 열었다.
이런 식당의 반대편에는 고급식당에서 비싼 프랑스와인을 즐기는 신흥 부유층이 있었다. 1986년 일본에는 총 50만3,088개의 식당이 있었다. 이것은 그보다 15년전에 비해 두배나 늘어난 숫자였다. 그리고 일본 인구의 2배가 되는 미국의 전체 식당수보다 많은 것이다.
그러나 1990년 거품이 꺼지면서 피자 한판을 400엔, 4.86달러에 파는 저렴한 식당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불황이 최고조에 달했던 1995년 타나카는 양질의 스시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목표를 내세워 체인을 시작했다.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끊임없이 스시 접시를 회전시키는 그의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오사카의 한 사업가가 1950년대 말 이 시스템을 고안했다. 하지만 타나카는 정교한 자동화와 IT투자, 그리고 끊임없는 가격인하 노력 등으로 경쟁자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일본에서는 인건비기 높다. 쿠나는 최소한의 종업원으로 식당을 운영한다. 식당마다 점장을 두는 대신 쿠나는 업소와 비디오로 연결된 중앙 통제센터를 운영한다. 이곳에서 소수의 매니저들이 비뚤어진 튜나 조각에서부터 식당 벽에 걸린 오래된 포스터까지 찾아낸다. 각 업소들은 완전 자동화돼 있다.
손님들은 터치 패널을 이용해 수프와 사이드 디시를 주문한다. 이들에게는 특별한 고속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주문한 음식을 배달한다. 주방에서는 로봇이 분주하게 스시 밥을 뭉쳐낸다. 스시용 생선은 중앙 가공 공장에서 그램까지 정확하게 썰어 배달된 된 것을 사용한다.
손님들은 먹고 난 스시 접시를 테이블 옆에 마련된 공간에 놓으면 된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계산이 되고 접시들은 세척제로 닦이고 스팀으로 건조된 후 주방으로 자동적으로 옮겨진다.
스시 접시 밑에 입력된 매트릭스 코드를 통해 스시 접시가 얼마나 오랫동안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여 있는지 인식할 수 있다. 너무 오래 손님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스시 접시들은 로봇 팔이 자동으로 집어낸다.
쿠라는 새로운 식당에 자동화 시스템을 설치하는데 1,000만엔 정도를 사용한다. 그러나 인건비 절약을 통해 금세 본전을 뽑는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6명의 종업원과 최소한의 주방 인원만으로 196명을 수용하는 식당은 운영할 수 있다고 이 회사의 다케시 하토리 대변인은 말했다.
하토리는 “효용성뿐 아니라 손님들도 이런 시스템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여성들은 먹고 나면 곧바로 접시가 치워지기 때문에 얼마를 먹었는지 다른 이들이 알지 못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전통적 스시 식당들은 고전중이다. 전체 회전 스시 식당 매출은 2009년 4,280억엔으로 2003년보다 42%나 급증한 반면 고급 스시 식당 매출은 줄고 있다고 마켓 조사기관인 후지 케이자이는 밝혔다. 여동생, 그리고 아들과 함께 쿠라를 찾은 한 배달회사 종업원은 “100엔은 정말 싼 가격”이라며 “이제는 진짜 스시 식당은 거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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