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 식재료인 양파 값이 마구 뛰어올라 연말에 인도인들이 심란해 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 제2의 양파 생산국으로 양파는 인도 음식에서 없어서는 안될 기본 재료이다. 그런데 그 흔하던 양파가 금값이 된 것이다.
정부 당국이 부랴부랴 공급을 늘리면서 일단 도매가격은 내려갔지만 사재기와 바가지로 소매가격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전통적 라이벌인 파키스탄이 양파를 매일 트럭으로 보내줄 정도이고, 금고에 양파를 보관해야겠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이다.
세계 제2의 양파 생산국에서 양파 품귀 이변
하루 식비 1달러인데 양파가 파운드에 90센트
인도와 파키스탄은 많은 면에서 대립 관계이다. 가족들이 양국으로 갈라져 오랜 이별을 하고 있고, 카시미르가 갈라져 있고, 핵보유국인 두 나라사이에서 4차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그런데 ‘2010년 양파 대란’이 일어나면서 인도는 국경너머 파키스탄을 친구로 고마워하게 되었다.
인도에서 이번 달 양파 가격은 두배 이상 뛰어올라 파운드 당 90센트가 되었다. 하루 1달러를 식비로 연명해가는 인구가 대다수인 나라에서 기본 재료인 양파가 이렇게 비싸졌으니 야채 가게며 부엌에서 받는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에 대한 항의로 양파 화환을 쓰고 거리 시위를 벌이는 데모대도 있다.
“양파 안 넣은 비리야니를 먹으란 말인가?”라고 한 타블로이드 신문의 제목은 부르짖었다.
소박한 야채인 양파가 인도에서 얼마나 중요한 가 하면 지난 1998년 양파가격 폭등으로 델리, 라자스탄 등 지방정부가 무너졌고, 1980년에는 중앙 정부가 전복되는데 ‘양파 요인’이 일익을 담당했다.
양파 품귀 조짐을 처음 무시했던 인도 정부는 신속하게 수출을 금지하고, 비축 양파를 전략적으로 방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수입 관세를 철폐하고 양파 수송 화물열차를 배로 늘렸다.
여기에 파키스탄이 끼어든 것이다. 지난 주 거의 내내 파키스탄은 10톤 트럭 50대분의 양파를 매일 인도로 수송했다.
일부 인도 양파 거래업자들은 파키스탄 산 양파가 인도 산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불평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중동 국가들이 인도와 경쟁을 하며 파키스탄 양파를 수입하려 들자 갑작스런 수요 증가로 파키스탄 국내 양파 값도 덩달아 뛰어 올랐다.
세계 제2의 양파 생산국인 인도는 세계 최대 양파 생산국인 중국으로부터 5만톤 정도 수입을 고려 중이다.
양파 파동에 대해 인도 당국은 여러 가지 설명을 내놓고 있다. 기후 변화, 사재기, 바가지 가격 등이다.
인디아 타임스는 ‘양파 대 강탈’이라는 제목으로 델리의 도매상들을 비난했다. 이들의 지난 주 가격인상폭은 135%나 된다며 그 결과 소비자들로부터 단 하루에 거의 100만달러를 갈취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위기는 언제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자르칸드 지방의 사트마르 싱 삼비르라는 사업가는 트럭 타이어 두 개를 사면 양파 2파운드, 승용차 타이어 2개를 사면 양파 1파운드를 거저 준다고 선전했다. 판매에 불이 붙었다.
“전화선에 불이 났다”고 그는 말했다.
코미디언, 자스팔 바티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양파가 초컬릿보다 더 나은 선물이었다는 조크를 했다. 아울러 자기 집 금고에 양파 몇 개를 보관해 두는 문제를 아내와 의논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런 농담 뒤에는 심각한 사회적 아픔이 담겨 있다. 인도의 경제 활황과 병목현상, 구조상의 결손으로 식품 가격이 올해 12%나 뛰어 올랐다.
전문가들은 정부 당국자들에게 지난 11월 양파 품귀 조짐을 경고했다는 데 정부 측이 이를 무시했다. 게다가 인도에서는 도로망이 엉망이고 냉장 트럭이나 창고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래서 채소의 10분의7은 산지에서 도시에 도달하기 전에 썩어버린다는 통계가 있다.
천한 야채 양파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이야기 거리들이 있다. 처음 양파가 언급된 것은 2,500년전 고대 의학서인 차라카-삼히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양파는 치유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찬양되었다.
4세기 후, 양파는 명상과 금욕의 삶에 맞지 않는 천한 저주의 음식으로 종교 서적에 언급되었다. 그리고 수세기 동안 양파는 늘 의료적이며 관능적인 어떤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7세기에 인도를 방문한 중국인 수안장은 여행기에 이렇게 썼다.
“양파와 마늘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고 먹는 사람도 거의 없다. 만약 누군가가 양파나 마늘을 식재료로 쓰면 마을 성벽 밖으로 추방된다”
인도인들이 지금처럼 양파에 푹 빠지게 된 것은 16세기 이후 무갈제국 때부터로 기록된다. 무갈의 통치자들은 육류와 쌀 요리에 양파를 넉넉하게 넣었다.
12월 들어 양파 파동이 심각해지자 몇몇 요리사들은 인도인들이 좋아하는 요리들에 양파 대신 다른 채소를 쓰는 조리법들을 소개했다. 그러나 자선봉사 단체에서 근무하는 마리아 아순타(59)같은 주부는 그런 충고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양파를 평소보다 적게 사기는 하지만 양파 없이는 살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식구들은 양파를 좋아해요. 양파 없이 음식을 만들면 아무도 먹지를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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