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탄절 미국행 여객기 폭탄테러 미수사건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보좌진이 올 연말 휴가기간 비슷한 사건이 또 터질 가능성에 대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만약의 경우 보좌진과 소통을 위해 휴가지에서 "가능한 한 최고 수준을 갖춘, 더 다양하고 신뢰할 만한 음성보안 통신수단"을 갖췄다고 벤 로즈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밝혔다.
이는 작년 이맘때와 같은 ‘악몽’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 중이던 지난해 말 여객기 테러미수 사건을 보고받고서 존 브레넌 백악관 대(對)테러담당 보좌관과 통화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1년이 지나서도 최근 영국에서 런던 주재 미 대사관 테러음모 등 혐의로 12명이 검거됐고, 스페인과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연말 테러 징후가 포착된 점을 고려하면 미 본토에서 작년과 같은 사건이 또 터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이런 부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오바마 행정부의 연말 대테러 기조는 후안 사라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의 말처럼 "절대 운에 맡기지 않고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한다"로 요약할 수 있다.
일단 브레넌 보좌관은 성탄 전날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예멘에 본부를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에 강력히 대응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는 작년 성탄절 여객기 테러기도 사건 주범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가 예멘에서 훈련받은 정황이 나타난 데 따른 조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브레넌 보좌관은 자국은 물론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대테러기관 당국자들과 매일 접촉, 상황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대테러 전문가 닉 라스무센이 오바마 대통령의 휴양지인 하와이에 대기 중이고, 작년 여객기 테러기도 사건 당시 휴가를 가 여론의 손가락질을 받은 마이클 라이터 국가대테러리즘센터(NCTC) 소장도 워싱턴에 남아 있다.
워싱턴 밖 지역에서 휴가를 보내는 토머스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과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돌발상황이 터지면 보안처리된 영상회의시설에 언제라도 접속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는 2012년 대선에서 안보가 핵심 쟁점으로 등장하리라는 점을 고려한 선제조치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지난해 성탄절 테러미수 사건으로 호되게 당한 백악관이 대응태세를 대폭 끌어올린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조지 W.부시 행정부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을 역임한 마이클 처토프는 백악관의 이같은 대응에 대해 "경험을 쌓은 백악관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휴가란 없음을 이해한 상황을 우리가 목격하는 셈"이라고 해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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