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즈 진단 - 교내폭행 사망으로 본 조기유학생 실태 <1>
지난주 퍼스트 루터란 고등학교 동급생 간 사소한 다툼이 뇌사에 이은 사망으로 이어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본보 16·17·18·20일자 보도) 이번 사건에서 조기유학생들 간 사소한 다툼이 비극의 발단이 되면서 일부 조기유학생들의 그늘진 실태가 다시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많은 초·중·고교생들이 부모, 가족과 떨어져 미국에서 조기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 중의 일부는 학업에 어려움을 겪거나 현지 적응에 실패하면서 탈선을 하거나 뜻하지 않는 사태에 휘말리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어 조기유학생들에 대한 보다 섬세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주 한인사회가 무시할 수 없는 문제가 되고 있는 조기유학생들의 현황과 실태, 문제점, 전문가 조언 등을 2회에 걸쳐 진단한다.
미주에 2만여명 재학, 남가주 몰려
일부 가디언과 갈등·불량서클 빠져
■현황
현재 초·중·고교생 조기유학생수는 연간 기준 2만명을 훨씬 넘어서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1995년 조기유학생수는 2,259명에 불과했으나 지난 2002년 1만132명으로 처음으로 1만명을 돌파했고 2005년 이후에는 연간 2만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최대 한인 밀집지역인 남가주 지역은 친척집에 조기유학생 자녀를 맡기는 경우가 많고 전문 가디언들도 많이 활동하고 있어 조기유학생을 보내는 가정들의 선호지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남가주 지역의 풀러튼이나 어바인 등 소위 우수학군 지역에는 친지 집에서 생활하거나 전문 하숙집 또는 가디언 비즈니스 숙소 등에서 생활하는 한인 조기유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을 돌보는 문제로 친지나 가디언 등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자주 생겨나고 있다.
■실태와 문제점
대부분의 조기유학생들은 한국의 획일적인 교육체계에서 벗어나 보다 나은 환경에서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찾아보려는 학생들이지만, 일부 한국 교육제도에 적응하지 못해 마지못해 조기유학길에 오르는 학생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는 게 교육 현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렇게 ‘묻지마’ 조기유학을 온 학생들의 일부는 현지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고 탈선을 하거나 마약 등에 휩쓸리는 폐해가 늘고 있다.
이렇다보니 조기유학생 관련 사건·사고가 매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워싱턴 DC 근교의 한 유명 고교에서는 한국 학생들 간의 패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있었고, 또 다른 고교에서는 한인 조기유학생이 현지 생활에 적응을 못해 학교에 사제폭탄을 던지는 일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또 마약중독에 빠져 학업을 포기한 학생의 이야기도 이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우울증이 심해 정신병원 신세를 지는 학생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문제 학생의 대부분은 부모들은 한국에 있으면서 아이들만 미국에 보내 친척에게 맡기거나 하숙을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무분별한 조기유학이 유발하는 또 다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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