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요직·하원 상임위원장 눈독…’회전문’ 우려도
민주당은 펠로시 의장 ‘거취문제’로 시끌
미국의 11.2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압승을 거둔 야당 공화당은 의원들이 원내총무 등 당 요직과 하원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려고 지지세력 결집 등 각축을 벌이고 있다.
공화당의 ‘대학살(bloodbath)’로까지 불릴 정도로 참패를 당한 여당 민주당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당 지도자 역할 포기 및 정계 은퇴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하원 상임위원장 경쟁=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탈환함에 따라 민주당이 갖고 있던 하원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 20개가 모두 공화당 의원들로 교체된다. 특별위·공동위까지 합치면 교체 숫자는 최대 25개로 늘어날 수 있다.
하원의장직은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일찌감치 내정된 상태다. 미국 내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은 정.부통령 유고 시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5일 미 주요 언론매체 등에 따르면 재정지출 삭감 등 최대 쟁점 사안을 다루게 될 세출위원회는 제리 루이스 의원(캘리포니아), 핼 로저스 의원(켄터키) 등이 위원장직을 놓고 경합 중이다.
거의 모든 산업에 대한 감독권 행사로 가장 막강한 위원회 중 하나인 에너지상무위원장직은 조 바튼 에너지상무위 간사와 루이스 의원이 유력한 가운데 프레드 업턴 의원(미시간)과 존 심커스 의원(일리노이)도 거명되고 있다.
재정위원장직은 스펜서 바쿠스 재정위 간사, 피터 킹 의원(뉴욕), 에드 로이스 의원(캘리포니아)이 노리고 있으며, 행정부 관료에 대한 소환장 발부권 및 청문회 개최권을 보유한 감독정부개혁위원장에는 ‘오바마 저격수’ 대럴 아이사 의원(캘리포니아)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문제를 다루는 하원 세입위원장직은 데이브 캠프 세입위 간사, 군사위원장은 하워드 벅 매키언 군사위 간사(캘리포니아), 외교위원장은 일레나 로스-레티넨 외교위 간사, 예산위원장은 정책전문가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폴 라이언 의원 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영리 연구기관인 ‘공공청렴센터(CPI)’는 "국내 예산지출과 정책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세출.세입.예산.군사 등 11개 상임위원장에 유력한 인사들은 자신들이 감독하게 될 재계 및 산업과 깊은 관련이 있다"며 "친기업적인 이들 위원장 후보 14명 중 8명은 2007년부터 (정치활동위원회 등) 특별이익단체로부터 상당한 선거자금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CPI는 또 "많은 의원이 워싱턴의 회전문(revolving door: 전직 의원 및 참모들이 로비 관련 업종에 취직하는 것)에 연관돼 있다"며 "일부 의원의 경우 지금도 전직 참모들이 상임위가 관장하는 업계를 위해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 요직 ‘이번엔 내가’= 케빈 매카시 하원의원(공화·캘리포니아)은 선거 다음날인 지난 3일 동료 의원들에게 지지요청 서한을 보냄으로써 차기 원내총무직에 공식적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원내대표직은 반대자가 전무한 에릭 캔터 원내총무가 예약해둔 상태다. 공화당 내 하원 서열은 내년 1월 다수당이 되면서 하원의장-원내대표-원내총무-의총의장 순이 된다.
공화당의 차세대 유망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매카시는 서한에서 ‘정책정보 전파, 지도부와의 원활한 소통, 단결’ 등을 약속했다.
매카시의 경쟁자로는 피트 세션스(텍사스) 전국공화당하원위원회(NRCC) 의장이 유력하다.
공화당의원총회 의장직은 마이크 펜스 하원의원(인디애나)이 새 의회에서 연임하지 않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무주공산이 됐다.
펜스 의장의 친구이자 정치적 동맹자인 젭 헨살링 하원의원(텍사스)이 ‘단합, 의총 권한 강화, 봉사’를 내걸고 첫 의총의장직 도전자로 나섰다. 헨살링은 켄터 원내부대표의 지지 선언까지 받았다.
이에 맞서 ‘티파티(Tea Party)’가 지원한 미셸 바흐만 하원의원(미네소타)이 ‘진짜 보수’를 기치로 출사표를 던졌다. 바흐만은 ‘민주당 저격수’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티파티는 공화당 후보 예비경선에서 현역의원을 낙마시키는 등의 이변을 일으킨 보수주의 풀뿌리 유권자운동단체다.
티파티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짐 드민트 상원의원은 티파티 지지 의원 및 당선인들이 요직에 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바흐만의 친구인 스티브 킹 등은 바흐만을 지지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 등은 티파티가 자신들의 영향력을 인정하도록 공화당 주류층에 압력을 넣거나 티파티가 중간선거 압승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NBC 방송 잠정집계에 의하면 이번 하원선거에 출마한 티파티 후보 130명 중 40명이 당선했으며 상원선거에서는 10명 중 5명이 승리했다.
◇펠로시 의장 거취= 미국의 첫 여성 하원의장으로 지난 4년간 권력의 핵심에 있었던 낸시 펠로시(70) 하원의장이 11.2 중간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펠로시 의장이 패배 책임을 지고 하원 원내대표를 맡지 않거나 아예 의회를 떠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13선에 성공한 펠로시 의장은 지난 2일 ABC 방송 인터뷰에서 "측근이나 가족들과 상의해보고 거취를 결정하겠다. 오늘은 (표명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해 평의원이나 의원직 사퇴에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자 짐 매시슨 하원의원(유타) 등 민주당 내 보수·온건파 의원들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완패 책임이 있는 펠로시 의장이 소수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의 하원 원내대표로 나와서는 안 된다며 당 지도부에서 떠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히스 슐러 하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원내대표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까지 했다.
펠로시 측은 그녀가 동료 의원들과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며 "준비가 되는 대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oow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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