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의 포트후드 군기지에서 총기난사가 벌어지기 전 참사의 징후가 있었지만 제때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논란이 뜨겁다.
연방수사국(FBI)은 총기난사 용의자인 니달 말리크 하산 소령이 테러 조사 대상자와 연락을 취해 이미 지난해 요주의 인물에 올랐다고 10일 밝혔다.
또 그의 동료였던 정신과 군의관들은 공영 라디오방송 NPR과 인터뷰에서 하산 소령이 육군의 월터리드 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저조한 업무성과를 내는 한편, 이슬람 신앙과 관련해 동료들 사이에 불안감을 일으켜 강제 퇴역될 위기를 맞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독실한 무슬림인 하산 소령이 환자를 이슬람으로 개종시키려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하산 소령이 1년 반 전 여러 선임 군의관들에게 이슬람 국가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무슬림 군인들이 양심에 따라 돌아오도록 해 부정적인 결과를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그는 복무 중인 무슬림들이 같은 무슬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군대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두명의 미 정부 관리는 특히 FBI 산하 공동 테러대응팀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하산 소령과 안와르 알-올라키가 연락을 취한 사실을 보고받아 국방부 범죄수사대(DCIS) 조사관에게 정보를 넘겼다고 말해 책임 공방에 기름을 부었다.
올라키는 9.11 테러범들과 접촉했던 극단주의 성향의 이맘(이슬람교 지도자)이다.
두 관리에 따르면 국방부 조사관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검토한 뒤 하산 소령이 군의관으로서 연구 보고서 작성을 위해 올라키와 연락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주장이 알려지자 당국이 비극을 사전에 막을 수 있었음에도 기회를 놓쳤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국방부나 군이 두 사람의 접촉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으며 FBI는 하산 소령에 대한 초기 정보를 어떻게 다뤘는지 내부 조사에 들어갔다.
상원의 조지프 리버먼(무소속) 국토안보위원장은 당국이 사전 징후를 놓쳐 참사 예방에 실패했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혀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총기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지 못했다는 책임론과 함께 테러 관련성 여부도 쟁점이다.
FBI는 지금까지 조사에 의하면 용의자는 단독으로 행동했으며 보다 큰 규모의 테러 음모에 가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의회의 몇몇 의원들은 그러나 용의자가 어떤 조직으로부터 지시를 받지 않았더라도 총기난사가 테러 행위와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하원 정보위 소속의 피터 혹스트라(공화) 의원은 그(하산 소령)는 분명히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미군 장병이 동료를 공격하도록 선동하는 것이 그의 전략 중 일부였다고 주장했다.
FBI의 로버트 뮬러 국장은 지난 9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뒤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앞으로 관련 정책과 조치에 반영할 것을 지시했다.
하산 소령은 사건 현장에서 총상으로 의식불명 상태였다가 깨어난 뒤 조사관에 진술을 거부하고 변호사 선임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트후드<美텍사스주>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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