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만의 건보개혁, 중요한 진전
상원 표결과 양원 합동심의 ‘난항’ 전망
미국의 건강보험 개혁입법안이 7일 하원 통과의 벽을 넘었다.
미 하원은 이날 밤 공공 건강보험 도입과 적용범위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민주당 주도의 건강보험 개혁 입법안을 찬성 220표 대 반대 215표의 근소한 차이로 가결 처리했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요한 입법 과제로 추진해온 반세기만의 건보 개혁 문제는 상원 심의의 장벽만을 남겨두게 됐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법안 통과 후 하원의 이번 입법 성과가 지난 1935년 사회보장 연금 프로그램 입법안 처리 성과의 의미에 비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의 노고에 힘입어 이제 우리는 미국의 건보개혁 과제에 두 걸음 앞으로 다가섰다며 이제 상원이 법안을 심의해 가결 처리해야 할 시점이며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원보다 더 팽팽하게 찬.반 양론으로 갈린 상원이 이를 가결 처리할 수 있을 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 어떤 내용 담았나 = 법안은 건보 혜택 대상자 수를 3천600만명 가량 늘리는 한편, 건강보험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이들을 상대로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입법안 발의 대표자인 민주당의 존 딩겔(83) 의원(미시간)은 법안 통과로 인해 미국 시민권자의 96%가 건보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며 건강이 좋든 나쁘든, 소득이 많건 적건 이제 미국인들은 필요로 할 때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피고용인들에게 건강보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는 개인 및 기업은 처벌 대상이 된다.
또한 법안은 보험회사들이 개인의 병력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 대상 사유를 제한하는 행위나 이에 대해 높은 보험금을 부과하는 행위 등을 금지했다.
최종 법안은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가세해 낙태 행위에 대한 세금 지원을 엄격히 규제한 수정안이 반영돼 통과됐다.
이 수정안은 민주당 내 낙태에 찬성하는 진보파 의원들의 분노를 샀으나, 결과적으로 건보개혁안 표결 자체가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형성해 입법안 처리에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건보 개혁안 입법의 발목을 잡은 주요한 이유는 향후 10년 동안에 1조달러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리란 재정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 탓이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법안이 애초 오바마 대통령이 약속한 9천억달러 상한을 넘어서는 예산 증가를 야기하겠지만, 비용 절감과 세금 확대를 통해 이를 감당할 수준이 될 것이며 2019년까지는 전체 재정적자 폭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상원 표결 `산 넘어 산’ = 상원의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는 아직 상원 자체의 심의안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단 상원이 어렵게 가결 절차를 거치더라도 양원은 각자 통과시킨 법안을 가지고 최종 조율을 벌여야 하는 만큼, 여전히 개혁안 입법 완료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현재 58석을 보유한 민주당은 심의와 표결로 가는 데 필요한 60석을 확보하기 위해 두 표를 더 필요로 한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이 당론 투표를 고수하고 있고, 무소속 한 명은 이미 법안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으며 당내 온건파 또한 흔들리고 있다.
만약 법안의 연내 처리가 무산될 경우 내년에는 하원 총선거 등이 예정된 만큼, 법안 처리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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