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등 업종에 일자리 감소 집중
55세 이상 백인남성 실업률
대공황 이후 최고치인 6.5%
건강보험 상실로 어려움 가중
금년 56세로 혼다자동차 부품업체의 수준급 엔지니어인 딘 카나리스는 지난 4월 감원됐다. 감원 통고 후 30분 만에 퇴직금 한 푼 없이 회사를 떠났다. 항공기 조종사이자 수퍼바이저였던 55세의 해리 잭슨은 지난 2007년 직업을 잃었다. 다시 직장 잡기가 거의 불가능 하다는 사실에 자신도 놀라고 있다. 마크 몽고메리(53)는 지난 오웬스 코닝 단열재 회사로부터 잘렸다. 한달에 575달러인 모기지를 못 내고 있는 형편이다.
오하이오 콜럼버스 지역에 거주하는 이 남자들은 전례 없는 경기침체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실업자군을 보여 준다. 소득과 경험에 있어 일생 중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 직장을 잃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전의 경기침체기의 경우 경험 많은 근로자들은 비교적 감원으로부터 안전했다. 감원은 젊은 층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전통적으로 가정의 주 수입원, 특히 백인 남성들은 훨씬 덜 취약했다. 지금은 없어진 저가 항공사인 스카이 버스 조종사였던 잭슨은 “내 기술을 가지고 다시 직업 찾기가 이렇게 힘들 줄 꿈도 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55세 이상 남녀 실업률은 대공황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55세 이상 백인 남성의 경우 지난 분기 실업률은 6.5%로 대공황 이후 최고였던 지난 1983년의 5.4%를 훨씬 넘어섰다. 나이 든 흑인들의 실업률도 10.5%로 높았지만 1983년 보다는 1%포인트 낮았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흑인 여성이다. 지난 분기 실업률은 12.2%로 1983년의 20%보다 훨씬 낮았다. 히스패닉도 당시 보다 6%포인트 정도 낮다. 이번 경기침체 중 백인 남성들의 실업 증가로 인종 간 실업률 격차가 줄고 있다는 말이다.
55세 이상은 재취업 하는데도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이들의 재취업 기간은 27주로 젊은 근로자들보다 5주 정도 더 길다. “오랜 직장을 잃고 나면 새 직업도 직업이지만 취업의 성격이 바뀌었음을 발겨하게 된다”고 50세 이상 미국인 로비 단체인 AARP의 근로문제 디렉터인 데보라 러셀은 말한다. 경험이 제공하던 보호막은 경기 침체기에 더 이상 그 역할을 못 한다.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 고용안전위원회 경제학자인 넬스 그룬드비히는 “경기침체는 과거 우리가 보았던 것 보다 훨씬 깊이 사회 계층 속 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점점 더 많은 남자들, 그리고 나이 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침체로 장년 남성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이유는 실업이 남성 지배적인 분야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 제조업, 금융 등이 그것이다. 경력이 긴 근로자들을 보호해 주던 노조의 쇠퇴도 한몫 했다.
이런 변화는 경제에 많은 부정적 여파를 초래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나이 든 사람들은 젊은 층보다 더 큰 재정적 책임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실업은 중산층 가족의 중추적 수입원이 사라짐을 뜻하며 은퇴가 가까워 오는 가운데 저축을 까먹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가장 필요한 시기에 건강 보험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다.
잭슨은 콜럼버스 근교에 아름다운 집을 가지고 있다. 교회 활동에 열심인 잭슨 부부는 문제아들을 자신의 집에 데려 오곤 했다. 하지만 2년 가까이 실직이 계속되면서 의욕이 많이 꺾인 상태다. 지난 6월에 자신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마지막 집 페이먼트를 했다. 개인 저축과 401K를 까먹었으며 취미를 위해 가지고 있던 고급 공구들을 팔아 생활비를 충당했다.
건강보험은 없으며 그의 아내는 필요한 약을 사먹지 못하고 있다. 입양한 아이는 정부가 제공하는 보험에 의존하고 있다. 비행 훈련 고관 같은 자리에 지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어떤 자리는 그가 데리고 있던 직원에게 돌아가기도 했다. 그는 “나는 자신감 있었으며 유
http://weekly.hankooki.com/능했었다. 무엇이 잘못 된 것인가 스스로에게 계속 물었다”고 말했다.
실직한 장년들은 그들의 나이와 경험이 취업에 도움이 아닌, 걸림돌이 된다고 믿는다. 은행 등에서 테크놀러지 매니저로 일했던 금년 64세의 존 그린은 “취업을 원할 때 흰머리는 가장 나쁜 요소”라고 말했다. 경험이 많으면 그만큼 높은 임금을 줘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이것 또한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한다.
오웬스 코닝에서 시간당 25달러 이상을 받았던 몽고메리는 지금 구할 수 있는 일자리들이 시간당 10달러 내외인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런 임금으론 페이먼트를 할 수 없다”며 “실업수당보다 나을 것 없는 임금”이라고 말했다. 한 실업 상담 전문가는 “낮은 임금은 재정 문제일 뿐 만 아니라 남자들의 자존심을 손상 시킨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도 문제이다. 이 기사를 위해 인터뷰 했던 6명 가운데 4명이 돈 때문에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실직한 존 버클리(54)는 한 달에 150달러를 절약하기 위해 약을 줄였다고 말했다. 고혈압과 당뇨 환자인 그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노보록 인슐린 사용을 중단했는데 그런데도 한 달에 약값으로만 700달러를 쓰고 있다.
그나마 경기부양안은 많은 실업자들에게 구세주가 되고 있다. 경기부양안 법에는 실직자들을 위해 전 고용주가 제공하던 건강보험의 보험료 가운데 65%를 정부가 지급해 주는 조항이 들어 있다. 이 덕분에 금년 56세의 티모시 밀러는 전 가족 건강보험료를 월 838달러에서 400달러로 줄일 수 있었다. 또 카리나스는 한달 1,300달러인 보험료 가운데 400달러만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불완전한 해결책에 불과하다. 보험료 지원은 9개월 동안만 가능하며 그것도 2008년 9월부터 금년 말 사이 감원된 사람들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전에 다니던 직장이문을 닫아도 그걸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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