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걸려왔다 : 익명의 목소리는 외국인 액센트를 가졌다, 이제 막 비밀이 밝혀지려한다. 그는 마크 드라이어 소유의 매우 값비싼 자산을 찾아낼 방법을 안다고 말했다. 드라이어는 약 7억달러 규모의 투자사기로 체포된 뉴욕의 변호사다. 그의 자산 상당부분은 아직도 찾아내지 못했다. 전화를 받은 변호사 마크 포머란츠는 귀를 기울였다. 그는 맨하탄의 연방판사에 의해 지정된 드라이어의 자산관리인이다. 집과 미술품, 자동차와 그밖에 무엇이든지 추적할 수 있는 모든 드라이어의 자산을 찾아내는 것이 그의 임무다. 이를 처분해 그의 사기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주기 위해서다.
1,800만달러짜리 요트서 와홀의 그림, 벤츠 SL500까지
투자사기로 20년형 받은 유명변호사 사치의 흔적들
법정자산관리팀 1억달러 상당 자산추적에 성공
우선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시작한다: 드라이어가 비자금을 해외에 숨겨두었는지, 상당히 고가의 매입을 했는지 등은 수백장의 은행명세서를 검토해 찾아낸다. 그러나 한편으론 뉴욕과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저택들이나 럭셔리 자동차들을 통해 드라이어의 이곳저곳에서의 삶을 꿰어 맞추는 작업도 필요하다.
전화의 주인공은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꺼려한다. 보상금을 먼저 정하기 전에는 어떤 자산에 관한 정보인지조차 말하지 않을 생각인 듯 했다. “도대체 어디서 전화를 하느냐고 내가 물었지요. 대답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무슨 자산에 관한 것인지도 말할 수 없다고 해서 그럼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하자 ‘굉장히 비싼 자산’이라는 겁니다. ‘혹시 물에 떠있는 겁니까’라고 내가 물었지요. 그렇다는 대답을 듣고 요트란 걸 알았지요”라고 포머란츠는 전한다.
그건 이미 찾아낸 자산이었다. 지난 12월 법원이 드라이어의 자산관리인으로 지정한 포머란츠는 지난 몇 달 동안 이같은 전화를 수없이 처리해왔다. 하버드법대 출신으로 파크애비뉴에 대형 로펌을 세웠던 드라이어는 동부 뿐 아니라 캘리포니아 등 곳곳에서 명성을 떨치며 상당한 재산을 축적했다.
그의 재산은 가짜 약속어음 판매와 고객의 돈을 횡령해 모은 것으로 판명되었고 사기가 들통나면서 고객들은 수백수천만 달러의 손해를 입었고 그의 회사는 주저앉았다. 현재 형사, 민사, 파산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지난 주 드라이어는 20년 징역형과 함께 3억8,800만달러를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배상을 하기 위해선 그의 자산부터 찾아내야 하는데 그 임무가 포머란츠에게 맡겨진 것이다. 연방검사 출신인 포머란츠는 현재 폴, 와이스, 리프키트, 와튼 앤드 개리슨 로펌의 파트너다.
자신의 로펌의 1인 소유주로서 ‘황제’로 군림했던 드라이어의 사업 내역을 아는 사람은 그 회사 내에서도 없어 자산 추적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게다가 파산수속 중인 드라이어 로펌의 운영까지 자산관리팀이 담당하자니 난감한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아기를 출산하려는 한 직원의 아내에게 의료보험 적용여부도 가이드 해주어야 하고 봉급받아 근근히 살아가는 직원의 생계상담도 맡아주어야 한다.
12월 포머란츠 팀이 들어와 보니 드라이어가 이미 자산을 다 빼돌려 회사 운영기금은 다음 임금지급에도 부족한 정도였고 크리스마스는 다가오는데 수백명은 당장 실직에 처하게 된 형편이었다.
수백명 직원들은 자신들이 대단한 로펌에서 근무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카드로 지은 집이었고 주인은 도둑이었던 것이지요”라고 포머란츠는 말한다.
더 기막힌 것은 회사의 젊은 변호사 중 하나는 포모란츠 자신의 조카였다. “조카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인간사의 참담함을 실감했습니다” 반대로 드라이어의 사무실에서 발견된 아직 뜯지 않은 우편물엔 법대생들의 구직신청서가 들어있었다. “그들은 운이 좋았던 것이지요”
로펌의 대표였던 드라이어의 고객과 파트너와 직원들에 대한 배신은 다른 재정 사기 사건들과는 달리 상당히 복잡한 법적, 윤리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고객들은 그를 믿고 돈 뿐 아니라 자신의 모든 비밀을 털어놓았는데 배신을 당한 것이다. 드라이어는 고객의 어카운트에서도 4,600만달러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고 그에게 수임료를 이미 지불한 사건의 히어링들도 다가오고 있다.
일부 자산은 쉽게 찾았다. 앤디 와홀의 작품등을 포함, 드라이어는 3,900만달러 상당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었다. 일부는 아파트와 사무실에 걸려있어 분노한 투자자들과 직원들이 손대기 전에 그것부터 안전하게 옮겨두었다. 머세데스 SL500, BMW 650i 등 럭서리 카들도 맨먼저 압수한 품목들이다.
지난 2월까지 포머란츠 팀이 확보한 자산은 1억달러 이상이었다. 가장 되찾기가 힘들었던 품목은 1,800만 달러짜리 초호화 요트 ‘시스케이프’호. 캐리비안해의 한 항구에 정박 중이었는데 처음엔 승무원들의 격한 반항에 직면하기도 했다. 따로 고용한 민간수사회사 소속 2명의 수사관을 파견해 달래고 압박하며 협상을 계속한 끝에 확보한 문제의 요트는 현재 포트로더데일에 들어와 있다.
포머란츠가 소속된 로펌이 청구한 수임료는 150만 달러. 공공업무이기 때문에 25%를 할인해 준 가격이라고 한다.
<뉴욕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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