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가 90센트(약 1천100원)짜리 ‘링컨 우표’를 붙인 편지봉투 한 장이 13일 열린 뉴욕 경매에서 43만1천달러(한화 5억5천만원)에 팔려나갔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수집가들 사이에서 ‘아이스 하우스 커버(Ice House Cover)’로 더 잘 알려진 이 봉투는 1873년 미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에 거주하던 얼음 판매상이 인도 웨스트벵골주(州) 콜카타의 얼음 창고 관리인에게 보낸 것이다.
이 봉투에 붙어 있는 우표는 미국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모습을 담아 1869년 발행된 것으로, 수집가들은 이 봉투가 ‘링컨 우표가 붙어 있는 유일한 봉투’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링컨 봉투’가 처음 수집가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14년, 인도를 여행하던 미국인 수집가가 이 봉투를 발견하면서부터다. 봉투를 발견한 수집가는 50~100달러 가량의 사례비를 받고 이를 뉴욕의 경매상에 팔아넘겼고, 이 봉투는 다시 1960년대에 ‘J. 데이비드 베이커’라는 이름의 수집가에게 팔려나갔다.
6천500달러(한화 820만원)를 주고 봉투를 구입한 베이커 씨는 봉투를 다른 수집품들과 함께 보관했으나, 1967년 250여 점에 이르는 희귀 봉투들을 모두 도둑맞게 되면서 링컨 봉투도 잃어버리게 된다.
도난 사건 발생 직후 수사에 착수한 미 연방수사국(FBI)은 10년간에 걸친 추적 끝에 베이커씨의 수집품 대부분을 되찾는 데 성공했지만, ‘링컨 봉투’만은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06년 시카고의 한 우표 가게에 링컨 봉투가 등장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죽은 친구의 집을 청소하다 봉투를 발견한 노부부 한 쌍이 우표가게에 감정을 의뢰한 것이다.
즉각 수사에 착수한 FBI는 곧 노부부를 혐의 없음으로 석방하는 한편, 링컨 봉투를 원래 주인인 베이커 씨의 유족들에게 보내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전문가들은 소인을 비롯, 봉투에 남아있는 여러 가지 흔적들을 고려할 때 링컨 봉투가 열차편으로 독일, 이탈리아를 경유해 대서양을 건넜으며, 이후 배편으로 이집트를 거쳐 인도의 뭄바이에 도착한 뒤 다시 열차편으로 콜카타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세기 이상 세계를 여행한 링컨 봉투는 13일 ‘시겔 옥션 갤러리’의 주관으로 열린 경매에서 5억5천만원의 ‘몸값’을 지불한 우표수집가 아서 K. M. 우(Woo) 박사의 품에 안착, 긴 여행을 마무리지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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