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가 의학·공학 학위소지자
소수계 최고 신청률 군당국 ‘깜짝’
미국에 투자이민을 온 한인 남성 이모씨는 지난 2월 LA에서 운영해 온 자신의 아이스크림 가게가 잘 되지 않자 사업에 실패하면 투자비자가 취소될 것이라는 우려로 고심하다 한국어로 된 미 육군 모병 웹사이트를 발견했다.
같은 한인 이민자인 황모씨가 운영하는 이 사이트에는 미군에 입대하면 쉽게 시민권을 딸 수 있는 ‘매브니’(MAVNI)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입대 안내절차가 나와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말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아랍어나 페르시아어, 한국어 등에 능통한 이민자들의 군 입대를 유도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군에 입대하면 곧바로 시민권 청구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10여년이 걸리는 시민권 획득의 지름길인 셈. 지난 2월 황씨는 수백명의 같은 처지에 있는 한국인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뉴욕의 미 육군 모병센터를 찾았고 3,000달러를 들여 세 번이나 뉴욕을 다녀온 끝에 오는 8월 기본 훈련을 받은 뒤 치과 기술병으로 입대할 예정이다.
월스트릿 저널은 29일 이 프로그램에 지원한 8,000명의 지원자 중 한국어 사용자가 가장 큰 분포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들 지원자의 상당수가 의학 및 공학학위 소지자들이며 한국군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예비역들로 우수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것.
MAVNI 프로그램은 육군 내 의사, 간호사 및 한국어 등 특수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춘 인력이 부족함에 따라 관련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미 국방부가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제도로 지난 2월부터 뉴욕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시행됐다.
모집 인원은 한국어 등 35개 특수 언어 전공자 557명과 의료 전문가 333명 등 약 1,000명.
MAVNI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유학생(F1), 투자비자(E-2), 취업비자(H-1B) 등 비이민 비자 소지자로 ▲미국에서 2년 동안 합법적으로 거주했고 ▲이 기간 90일 이상 외국에 체류한 기록과 ▲범죄기록이 없어야 한다.
매브니 프로그램의 프로젝트 책임자인 피터 베도이언 중령은 “지원자들의 자질이 뛰어나다”면서 “특정 이민사회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반응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LA로 확대된 이 프로그램의 지원자 22명 가운데 20명이 한국인이었다.
베도이언 중령은 한국인에 대한 모병은 계속할 것이지만 자격을 갖춘 모든 한인 지원자들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면서 “미군은 아프간이나 아랍어 사용자들 역시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해 한인에 대한 까다로운 선별작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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