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칼리지의 학생 유치작전 새 트렌드
다양한 시설 갖춘 딜럭스 거주지로 인기만점
바이런 허먼은 기숙사 베드를 빠져나와 스키팬츠를 입고 털모자를 눌러쓴 후 파킹장을 가로질러 오전 8시 수학강의에 들어간다. 정오가 채 안되어 테하차피에서 온 이 19세 대학생은 스노보드에 올라 차가운 파란 겨울하늘을 배경으로 산비탈을 급강하하는 스릴을 즐기고 있다. 허먼은 상류층 자녀들을 위한 특별 아카데미 학생이 아니다. 매머스 레익 인근 2년제 공립학교 세로코소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고 있다.
그가 사는 아파트먼트 기숙사는 요즘 커뮤니티 칼리지들이 마련하는 학생 숙소의 최신 트렌드에 속한다. 집에서의 통학이 대부분이던 커뮤니티 칼리지에서도 일반 대학과 같은 기숙사 생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의도다.
대학 학비가 날로 인상되면서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로 진학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고 또 커뮤니티 칼리지들도 운동선수나 해외 유학생 등 캠퍼스 내 하우징이 필요한 학생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거주시설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칼리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요즘 추세”라고 워싱턴 DC 소재 미국 커뮤니티 칼리지협회의 대변인 노마 켄트는 말한다.
협회에 따르면 커뮤니티 칼리지의 기숙사들은 텍사스, 미네소타, 플로리다, 워싱턴주 등에서 계속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성공적인 곳 중 하나는 캘리포니아일 것이다. UC와 칼스테이트, 양대 주립대학이 이번 가을 신입생 숫자를 줄였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 내 110개 커뮤니티의 재학생 수는 약 280만명으로 미 전국 2년제 대학생 수의 4분의1에 해당한다.
이미 11개의 캘리포니아주 커뮤니티 칼리지는 기숙사를 갖고 있다. 통학하기엔 너무 먼 지역에 사는 학생들을 위해 수십년 전 지은 기숙사들이 대부분인데 오래된 것은 막사 수준으로 허름하다. 그러나 새크라멘토 북동쪽 라클린에 소재한 시에라 칼리지의 기숙사처럼 일본과 캐나다에서 온 유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현대식으로 개조한 곳도 있다.
샌타바바라의 데이빗 설린스는 4채의 단독주택을 근처 시티 칼리지의 학생들을 위한 공동 거주시설로 개조했다. 정확히 기숙사는 아니지만 메이드 서비스까지 갖춘 이 공동주택은 아들을 대륙의 끝에서 끝으로 유학 보낸 뉴햄프셔의 교사 캐더린 스미스 같은 학부모들에게 인기다. “19세인 아들에겐 이건 중대한 모험이거든요. 그런데 그 애가 ‘엄마,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있어요’라고 말한답니다”라며 스미스는 안심과 만족을 표한다.
새로운 학생 주거용 프로젝트는 공공자금을 사용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에서 20년만에 오픈한 첫 새로운 커뮤니티 칼리지 하우징으로 꼽히는 사우스게이트웨이 학생 아파트먼트는 세로코소의 매머스 캠퍼스에 세워졌는데 정부가 아닌, 매머스 레익 재단이 850만달러를 들여 건축한 것이다.
보통 대학 기숙사보다 딜럭스하다. 두 사람이 함께 살면 1인당 월 750달러, 혼자면 월 900달러다. 식사는 포함되지 않아 학생으로서는 너무 비싼 렌트인데 재정보조를 받아 충당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부모들이 부담한다.
아파트의 정감 있는 외관은 산장을 연상케 한다. 내부엔 벽난로와 대형 스크린 TV, 헬스클럽과 각종 스포츠 시설, 바비큐 시설 등을 완비했으며 각 유닛은 화장실과 풀사이즈 베드, 냉장고, 세라믹 스토브탑, 스노보드 라커 등을 갖추고 있다. 아직 흰 눈이 쌓인 셔윈 마운틴이 한 눈에 보이는 탁 트인 전망도 훌륭하다.
이곳 커뮤니티 칼리지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주위에 풍부한 야외 스포츠의 기회와 환경이다. 스노보드와 스키, 롤러블레이드와 바이킹, 하이킹은 물론 언제라도 낚시와 캠핑,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 자신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며 앞날을 계획하기에 너무 좋은 환경이다”라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만족해한다.
사우스게이트웨이 학생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여학생이 적다는 것. 남녀 학생 비율이 6대1에 불과하다. 적극 홍보를 안 한 탓에 현재는 약 70%만 찬 상태다.
딜럭스 기숙사라는 새 트렌드에 대한 비판도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란 커뮤니티 내에 있기 위해 만든 대학인데 왜 기숙사에 살아야 하는가?”라고 일리노이주 스푼리버 칼리지의 로버트 리첼 학장은 반문한다. 또 이처럼 격리된 그들만의 세상에 살면 마약에 빠질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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