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지역
전자산업의 성지로 ‘탈바꿈’
실리콘 밸리(Silicon Valley)란 북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 만 (San Francisco Bay) 지역 남쪽 일대의 속칭이다. 한국에서 한때 유행한 가요중에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주막”이라는 구수한 가락이 있는데, 실리콘 밸리도 문패나 번지수가 없는 고장이다. 지리적으로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나는 것인지 확연치가 않으며, 도로에 “실리콘 밸리”를 알리는 팻말도 도로표시판도 붙어 있는 것이 없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과수원으로 뒤덮여 있던 고장으로 세계 전체 자두 생산량의 절반 가량이 이곳에서 나왔다는 ‘실적’을 갖고 있다.
“마음에 기쁨을 주는 골짜기(Valley of Heart’s Delight)”이라는 별명을 갖는 전형적인 조용한 과수원 촌이었는데, 그 후 급속도로 변하여 정반대의 이미지를 던져주는 세계적인 전자산업의 성지 (聖地)로 틸바꿈했다.
샌프란시스코로부터 베이의 서해안을 끼고 남으로 내려가는 국도가 US101이고, 태평양 연안(沿岸)과 베이서안(西岸) 중간 정도에서 US101과 평행으로 내려가는 국도가 Interstate 280 인데 두 국도의 중간에 위치하며 산마테오(San Mateo)로부터 산호세까지의 지역을 실리콘 밸리라고 한다. 때때로 그 인근 도시도 포함하는 경우가 있다.
실리콘 밸리는 컴퓨터를 위시한 전자산업체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 고장의 별명이다. 실리콘(Silicon)이라는 말은 한국어로는“규소”라고 하는데, 비금속 원소로써 알루미늄과 비슷한 가벼운 원소이다. 암석이나 모래 같은 데에 섞여있는 흔한 원소이기도 하다. 컴퓨터의 심장부는 반도체 칩(chip)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실리콘은 그 반도체 칩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기본원료이다. 그래서 실리콘이 컴퓨터를 대표하는 말이 되었다.
실리콘 밸리의 중심부는 스탠포드대학이 위치하고 있는 팔로 알토(Palo Alto)이고, 스탠포드대학이 산타클라라 밸리( Santa Clara Valley)에 있기 때문에 밸리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이다.
밸리는“골짜기”,“분지”라는 뜻이다. 산을 양편에 끼고 있거나 산에 둘러싸여 있는 평지를 뜻한다. 우리는 국토가 좁은 곳에서 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지 분지라던가 골짜기라면 산에 끼어 있는 좁은 평지를 연상하지만, 미국 같이 넓은 나라에서는 암만 돌아보아도 산이 보이지 안는데도 밸리라는 이름이 붙는 고장이 많다. 산과 산의 사이가 너머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도로나 보아야 분지라는 것을 뚜렷이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리콘 밸리가 전자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이 되고 난 뒤에 항간에서는 실리콘 밸리가 전자산업의 중심지가 된 이유를 그 고장의 기후조건에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기온과 기후와 습도 등이 전자산업에 가장 적절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런 면도 없지는 않겠지만, 실은 이 고장의 전자산업 기지화는 전자공학 분야의 장래를 정확히 투시하고 있던 스탠포드 대학의 석학 몇 사람과 전자산업계에 기술혁명을 가져온 수재 몇 사람이 스탠포드대에서 양성된 우수한 이공계열의 인재를 대기업이 모여있는 동부에 빼앗기지 않고 서부에 머무르게 해 전자산업의 뿌리를 내리게 했다.
결국 실리콘 밸리는 산학일체(産學一體)를 꾀하고 있는 스탠포드대와 지속적인 연대를 갖고 예상되는 전자산업의 혁명을 이룩 해 보겠다는 이들 눈 밝은 석학들의 강한 집념의 소산인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에는 원래 미 해군기지에서 발주하는 기술관계 일을 하기 위한 회사들이 많이 자리를 하고 있었다. 스탠포드대학 인근에 있는 모펫(Moffett) 항공 기지는 미 해군의 비행선 영구기지로 그 규모가 크기로 이름있는 기지였다. 이 기지에 고도로 발달된 장비, 시설 등을 공급하고 유지하기 위한 기술계 군수산업체, 연구 기관이 인근에 많이 산재 해 있었다.
미 해군에서 비행선 푸로젝트를 포기하고 모펫기지의 해군부대를 샌디에고로 이동시키면서, 대신 우주항공국(NASA)의 연구기관이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 기존의 이러한 산업체들도 보조를 맞추어 항공 공학계 하이텍 산업체로 전환을 하였다. 이러한 과학분야의 업체가 지역사회에 자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리콘 밸리의 구상은 좀더 빠른 속도로 현실화 할 수 있었다.
Stanford-Binet Test라는 현대 지능검사(IQ Test)의 모체를 만들어낸 스탠포드대학의 심리학자 Lewis Terman이라는 교수의 아들이며 스탠포드를 졸업하고 후일 공학부 부장을 지낸 바 잇는 프레더릭 터만(Frederick Terman)이라는 석학이 후일 실리콘 밸리를 발족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실리콘 밸리는 스탠포드 공학부에서 싹이 트게 되었고 스탠포드 대학이 그 모체가 되었다는 것이다.
실리콘 밸리하면 제일먼저 꼽히는 기업체가 있다. 약칭 HP로 알려져 있는 휴렛 패커드(Hewlett Packard) 사이다. 이 회사는 스탠포드 전자공학부의 동창인 윌리엄 휴렛과 데이빗 패커드(David Packard)라는 사람이 합작으로 만든 회사로 지금까지 전자업계의 리더로써 수많은 발명을 하였고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 두 사람은 창업 당시에는 작업장도 제대로 구할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 패커드 부부가 세를 들어 있던 집의 거라지(garage)에서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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