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삼대 미항의 하나인 브라질의 리오에서 남편과 딸이 해안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브라질의 리오는 세계 삼대 미항의 하나라고 흔히들 말하지 않습니까? 너무나 유명한 곳이니 가기 전부터 흥미가 진진했습니다. 젊었을 때 미스 브라질에 뽑혔었던 도이나라는 친구에게 전화를 하였습니다. 그 여자는 체격이 얼마나 좋은지 지금은 꽤 나이가 들었지만 숱이 많은 머리와 함께 뒤에서 보면 완전히 젊은 여자였구요. 비키니를 입은 몸매가 60대에서도 20년은 젊어보여 사람들이 깜짝 놀래 칭찬을 하면, 옛날엔 괜찮았어요 라고 공손한 대답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리오에 가서 특별히 알아야 하는 주의 사항이라도?
빈민촌의 사람들이 저지르는 범죄가 많으니까, 패물 같은 것은 주의하는 게 좋아 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그건 뭐 세계 어디든지 가면 다 주의해야 할 일이니 보통 여행시 주의사항을 그대로 실천하면 되리라 생각 했습니다. 호텔은 유명한 코파카바나 비치가 있는 곳으로 정하지 않고 남편이 한 번 사업차 갔을 때 묵었다는 인터컨티낸탈에서 묵기로 하였습니다. 코파카바나에서 해변을 하나 넘어서 있었습니다. 그 당시 낡아서 수리가 필요하다고 느꼈지만 모래 사장이 있는 바다 바로 앞에 위치하고 뒤에는
높은 산이 있으며 좀 덜 붐비는 곳에 있는 것은 좋았습니다. 모래 사장에서 노는 젊은 여자 아이들의 톡 붉어져 나와 있는 엉덩이를 다 드러낸 탕가 비키니가 유난히 눈에 띄었습니다. 너무나 육감적이라 저도 모르게 눈을 크게 뜨며 와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볼록 튀어 나왔을까! 저절로 제 뒤로 손이 가더라구요(완전 절벽). 한숨이 저절로 나왔습니다.저렇게 예쁜 몸매를 가졌으면 저도 신나게 그런 비키니를 입고 재보고 싶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리오에 가시면 꼭 가 보셔야 하는 것은 슈가부쉬 봉인 것 아시지요? 여행사 포스터에 나와 있는 높다란 산에 예수님의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동상이 있는 것 보셨어요? 바로 거기 말입니다. 그 높은 데서 내려다 보면 정말 그 들쑥날쑥한 항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세계 삼대 미항의 하나가 되고도 남는다고 동의하실 것 입니다. 슈가부쉬 봉은 어찌나 높은지 그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해변가의 큰 건물이 다 장난감 보다도 더 작어 보였습니다.
이 곳은 산이 높아 그것을 이용하여 비행기 날개같은 것에 매달려 뛰어 내리는 패라글라이딩이 무척 인기가 있습니다. 모험을 좋아하는 남편과 딸은 주저하지 않고 시도해 보기로 하였고 그런 용기가 없는 저는 사진이나 찍기로 하였습니다. 같이 타는 코치와 발이 안 맞아 그 사람마저 낭떠러지로 끌어 내리는 불상사를 미리 방지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차를 타고 함께 산 위의 지정된 장소로 갔습니다. 헬멧을 비롯한 장비를 갖추고 판자 끝에 매달아 놓은 깃발이 펄럭이기를 기다렸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을 이용해야만 그 날개로 뜰 수 있거든요. 아니면 돌처럼 땅으로 떨어져 버릴 것이니까요.
하나 둘 셋 신호를 부르더니 코치와 함께 우리 딸이 날기 시작 했습니다. 천천히 해변 쪽으로 날라 가더니 둥근 원을 그리며 해안을 따라 움직였습니다. 마치 연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다른 조수와 함께 착륙하기로 지정된 모래 사장으로 내려갔습니다. 마음껏 박수를 쳐 주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해변 주위를 한동안 왔다갔다 하더니 연의 모양이 점점 가까워 졌고 두 사람이 사뿐히 모래 사장에 내려 왔습니다. 육지로 돌아와서 하는 말이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그 센세이션이 기가 막혔다고 하였습니다. 그 기분을 제가 느끼지는 못해도 상상할 수 있더군요.
브라질은 2월에 열리는 카니발 때에 거리에서 여자들이 육감적인 댄스를 하는 광경을 여러번 TV를 통해 보았기 때문에 그런 춤을 좀 구경하고 싶었습니다. 코파카바나 비치에 있는 유명한 호텔로 들어가서 혹시 그런 곳이 있는가 물어 보았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그런 곳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어쩌면 제가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무대 쇼를 생각하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요. 타국에 가서도 항상 아메리칸 커피를 찾는 미국 사람들처럼 저는 리오에 와서 라스베이거스 쇼를 찾았으니 그것도 웃기는 일이라는 생각에 혼자 피식 웃고 넘기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바다에 접해 있으니 흥청망청 해물이 많을 것이라 기대를 했는데 이곳의 음식은 의외로 맨 고
기를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이 많았습니다.
평야가 많아 가축을 많이 기르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보통 소금만 뿌려서 그릴에 굽는 고기를 슈라스카리아(churrascaria)라고 합니다. 호텔의 추천으로 우리가 찾아간 바라 티쥬카 동네의 레스토랑도 슈라스카리아를 전문으로 하는 큰 레스토랑 이었습니다. 그 큰 레스토랑이 손님으로 꽉 차 있었습니다. 남자들이 그릴에서 익힌 고기를 쇠 꼬챙이에 끼워들고 지나 다니면 자기가 원할 때 손짓을 해야 합니다. 뜨끈뜨끈 하고 윤기가 흐르는 고기를 몇 쪽 저며 주면 우리는 그것이 어느 부위의 고기인가를 논하면서 호기심에 찬 눈으로 맛을 보았습니다. 고기의 질이 좋으면 소금과 후추만으로 익히는 게 제일 좋지요. 그런 곳에 가시면 좋은 고기는 나중에 나오니까 처음부터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곳은 기후가 더운 곳이니 샐러드를 무척 많이 먹고 밥을 좋아 하더군요. 하지만 우리의 밥과는 달리 간을 해서 익히는 밥이었습니다.
많이 먹는다고 해서 돈을 더 받는 게 아니니 왕창 먹어둘 수 있는 남편한테서는 손해를 볼 것이고 소식가인 저나 딸한테서는 돈을 벌겠지요.
어느 젊은이가 바닥에 떨어진 조그만 종이 쪽지를 줍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그는 또 레스토랑 전체를 둘러 보기도 하였습니다. 매니저세요? 눈이 마주치자 남편이 물었습니다.네, 그렇습니다. 무척 인상이 좋은 그 젊은 청년은 독일인 2세라고 하였습니다. 푸른 줄무늬가 있는 셔츠의 소
매를 한 두 번쯤 말아 올린 털털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한동안 우리 테이블 옆에 서서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주위의 독일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으며 또 자기가 두 개의 레스토랑을 어떻게 운영하는지도 설명해 주었습니다. 매니저라고 해서 아래 사람을 시키지 않고 떨어진 종이를 직접 줍는 그 젊은이의 생활 태도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20대 중반에 그런 책임있는 일을 하니 분명히 크게 될 사람의 요소를 다분히 갖고 있는 청년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저는 그를 쳐다보면서, ‘우리 딸이 크면 이 다음에 저만한 청년을 데리고 올려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요술을 부릴 수 있다면 아직 어린 딸을 금방 무럭무럭 자라게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벌써 괜찮은 젊은 청년만 보면 사윗감으로 생각 하는 거야?
남편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후 며칠 동안은 물론이구요 브라질을 떠나면서도 그 길손 프란쯔라는 젊은이를 사위 삼지 못
한 것을 너무나 아까워 했습니다. 그래서 브라질하면 슈가부쉬봉에서 내려다보던 그 아름다운 항구, 패라글라이딩 그리고 영원히 새파란 젊은이로 남아 있는 그 청년이 저의 머리 속에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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