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열성 독자들
매일 아침 남가주를 비롯한 미국 내 한인사회의 생생한 뉴스를 전달하며 미주 한인사회의 동반자로 성장해온 한국일보가 어느 덧 창간 39주년을 맞았다. 1969년 6월9일 창간 이후 39년을 한인 이민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정상의 신문으로 자리잡은 한국일보는 항상 앞서가는 신문, 변하는 신문, 새로운 신문으로 거듭나왔다. 창간 39주년을 맞아 한국일보 열성 독자들을 만나 한국일보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종진·윤보란씨 가족
라팔마에 거주하는 김종진씨 가족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3월. 스노보드 전국대회에서 아시안으로는 이례적으로 종합 1위에 오른 김씨의 막내딸 클로에를 취재할 당시 김씨는 인터뷰가 끝날 때쯤 “오래된 한국일보 독자인데 내일 아침엔 우리 딸이 신문에 나온다니 기다려진다”며 기대감을 표시했었다.
이번에는 ‘막내 딸 이야기’가 아닌 ‘한국일보 이야기’를 듣고자 김씨의 가정을 방문했다. 그에게 한국일보는 30여년에 걸친 이민생활을 함께 해온 친구이자 길잡이다. 대한항공 LA공항 지점에 근무하는 부인 윤보란씨는 물론 올해 대학에 진학하는 둘째딸 에리카, 스노보드 선수로 활약 중인 막내딸 클로에 역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아침 자신들을 찾아오는 한국일보에 얽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다.
김씨 결혼 전인 1982년부터 한국일보를 구독해 왔다. 20대 때 이민 온 김씨에게 한국일보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창문이었던 셈.
지금도 매일 아침 집으로 배달된 한국일보를 가지고 들어오는 사람은 가장인 자신이다.
가장 먼저 펼쳐보는 면은 ‘경제섹션’과 ‘로컬섹션’.
“아무래도 남자고 요즘 경기가 안 좋다고 하니까 경제뉴스에 눈길이 가죠. 부동산이나 이자율, 비즈니스 운영에 관련된 기사를 가장 눈여겨 봅니다”.
‘남자니까 경제면’이라는 김씨에게도 ‘신문의 최고 볼거리는 만화’였던 시기가 있었다. “20~30대는 달랐어요. 제목은 기억이 안 나는데 스포츠섹션에 나오는 만화를 가장 먼저 봤었죠. 40대가 되니 한국 뉴스, 한국 정치에 많은 관심이 가더라고요.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한국도 멀어지고…. 50대가 된 지금은 로컬 경제나 사회 소식이 제일 궁금해요”.
부인 윤보란씨는 많은 대답 대신 스크랩북 한 권을 꺼내 보였다. 지금처럼 가로쓰기가 아닌 세로쓰기로 제작된 신문부터, 인터넷이 보편화 될 무렵 쏟아졌던 각종 정보들이 가득했다. 김씨와 결혼하면서 미국에 온 윤씨에게는 영주권이나 가족초청 방법, 한국으로 저렴하게 전화하는 방법 등이 관심을 끄는 뉴스였다. 자녀교육이나 학군, 교육구 홈페이지에 관한 정보가 있는 기사는 “두고 두고 찾아보려고 스크랩을 했다”는 윤씨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90년대에는 신문에 나온 기사 중 필요한 것은 오려서 자신이 보관하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윤씨는 “딸기축제 기사를 보고 딸기 따러 갔는데 거리를 잘못 계산해 힘들었다. 하지만 딸기도 사오고 아이들과 재미있는 시간도 보냈다”며 “미국에서 생활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문화생활을 하는데 있어 한국일보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종진-윤보란씨 부부의 맏딸 트레이시는 현재 UC샌디에고 4학년에 재학 중. 시험기간이라 함께 하지 못해 어머니 윤씨가 대신 이야기를 전했다.
트레이시는 여느 10대들이 그렇듯 연예뉴스를 가장 즐겨본다고 한다. 덕분에 한국어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
둘째 에리카에게 한국일보는 한국어반의 교재이다. 케네디 고교 한국어반에서 가끔 신문 사설로 한국어를 배운다. 에리카 스스로 한국일보 사설을 활용해 수업 준비를 해가기도 한다. 최근 들어 한국일보가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는 그. 지난해부터 뉴욕타임스 뉴스가 섹션으로 발행되고, 최근 들어 영어뉴스가 한 면씩 매일 나오고 있어 읽을 것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영어가 편한 에리카도 이제는 당당히 한국일보 애독자다.
막내 클로에에게 한국일보는 이웃과 소통하는 통로. 2004년 한국의 날 축제 때 꽃차에 탔던 모습이 보도됐고, 지난 3월에는 스노보드 전국대회에서 종합 1위를 한 기사에서 자신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사진이 한국일보를 장식했다. 이후 사람들은 “신문 잘 봤다. 상 받은 것 축하한다”며 인사해 왔다. 그렇게 신문은 자신의 소식을 알리고 이웃과 인사를 주고 받는 통로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동희 기자>
‘알찬 뉴스’ 교육·경제면에 눈길
■김 여 훈
(32·비즈니스 운영)
3년 전 결혼하면서 미국에 왔다. 한국에서도 보던 한국일보가 LA에도 있어 매우 가깝고 반가웠다. 더욱 알차고, 유익한 정보로 꾸며져 10년 뒤엔 아들 석호와 함께 보는 신문이 됐으면 좋겠다. 특히 자녀교육과 타운경제에 관심이 많다. 관련 분야에서는 가장 많은 뉴스가 있는 한국일보가 되길 바란다.
2세들 위한 영문판 확대에 감사
■최 한 (35·프로듀서)
캐나다 한인 2세라서 한국어 기사보다는 영문판에 관심이 많다. 2세들을 위해 영문판을 강화한 것에 독자의 한 사람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인들을 위한 기사가 더 풍부해졌으면 좋겠고 특히 지나치게 한인에만 국한되지 않고 한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신문을 기대한다.
정확하고 특색있는 정보 넘쳐요
■우수동(64·남가주 용산고동문 산악회장)-우시영(61· 남가주간호협회 장학위원장)씨 부부
한국일보는 물론 다른 신문들도 보는데 특히 한국일보는 지난 25년간 계속 구독해 왔다. 정확하고 특색 있는 정보가 많아서 좋다. 용산고 산악회 회장인 남편은 특히 산악 여행기가 많은 것과 골프강의가 있는 페이지를 좋아한다. 오피니언 면의 글들도 다른 신문에서 볼 수 없는 귀한 것들이다. 창간을 맞아 항상 독자들을 위하는 신문을 만드는 한국일보를 칭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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