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는 정대세(왼쪽).
바퀴벌레가 무서운 ‘공포의 빡빡머리’
일본-한국전서 연속골 터뜨린 천부적 골잡이
다음달 남북대결서 한국 경계대상 0순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불고기, 가장 싫어하는 음식은 덜 익은 불고기, 가장 행복한 순간은 불고기 먹을 때”
2008 동아시아컵축구대회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선수로 떠오른 북한대표팀의 재일동포 출신 스트라이커 정대세(24)는 여러 면에서 아주 독특한 선수다. 광적인 불고기 마니아임을 선언한 위의 발언 말고도 재미있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짧은 머리와 매서운 눈매로 ‘공포의 빡빡머리’라는 별명으로 불리지만 뜻밖에도 어릴 적 꿈은 병아리 감별사였고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바퀴벌레라고 태연하게 털어놓는다. 또 20년후의 자신의 모습은 ‘일본 제1의 침술가’이고 평소 취미는 디스크자키라고 한다. 일본전에서 수비수 2명을 순식간에 완벽하게 농락하며 선취골을 뽑아낸 데 이어 한국전에선 그를 전담 마크하던 곽태휘와 강민수의 육탄저지를 순식간에 뿌리치고 단 한 번의 찬스를 동점골로 연결해낸 천부적 ‘킬러’라고는 상상도 되지 않는 대답들이다.
그는 또 전혀 가식없이 직설적이고 솔직하다. 이번 대회 최고스타가 됐다고 하자 “이런 얼굴론 스타되기 힘들다”고 거침없이 답한 것이 대표적. 또 한국 간판스트라이커 박주영과 비교해달라고 하자 “박주영이 나보다 위”라고 하는가 하면 한국과 무승부를 기록한 뒤 “내 골은 우연이었고 솔직히 3~4골 차가 나는 수준차였다”고 시원시원한(?) 답변을 쏟아놓는다.
한국 국적의 부모를 둔 재일동포 3세 정대세는 1984년 3월 2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도쿄)를 거쳐 2006년 일본 J-리그 가와사키에 입단했고 지난해 24게임에서 12골을 뽑아 정상급 스트라이커로 발돋움했다. 할아버지의 본적이 경북 의성인 재일동포 3세이지만 어릴 때부터 조총련계 학교를 다니면서 자연스레 북한을 모국으로 삼았고 지난해 6월 처음으로 북한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실제 정대세는 한국 국적을 갖고 있지만 재일 한국인들의 역사적 특수성을 인정한 FIFA(국제축구연맹)의 유권해석을 받아 북한대표로 뛰고있다.
다음달 26일 평양에서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원정경기를 갖는 허정무호는 정대세를 어떻게 막느냐가 큰 과제로 떠올랐다. 이미 허정무감독은 지난해 전남을 이끌고 나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정대세가 2골을 터뜨린 가와사키에 0-3으로 완패한 경험이 있다. 과연 허정무감독이 북한의 신병기 정대세를 어떻게 봉쇄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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