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인근 나이트클럽 고객과 불법 택시들의 주차장으로 변해 버리는 LA 총영사관 주차장 전경. <진천규 기자>
사설업체에 관리맡긴 영사관 수수방관 ‘눈살’
LA총영사관(총영사 최병효)의 주차장은 밤만 되면 나이트클럽 이용자 차량과 일명 ‘나라시 택시’(불법택시)들의 집합소로 돌변하고 있다. 하지만 LA총영사관은 나몰라라 수수방관만하고 있다.
LA총영사관은 지난 달 M업체에 2년 기간의 주차장 관리 위탁권 계약을 갱신해 줬다. LA총영사관은 이 업체에 24시간 주차장의 운영과 관리를 맡기는 대가로 월 2,000달러를 받는다. 그러나 문제는 이 업체가 수익을 남기기 위해 밤 시간대 인근 나이트클럽 등을 이용하는 고객의 차량과 무면허 택시기사들의 차량 등을 LA총영사관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도록 하청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총영사관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낯선 이들이 점령하는 주차장 분위기를 불안하게 생각하며 안전문제를 제기하는 총영사관 직원들도 있다.
야간 주차장에 차를 세우려던 한 직원은 “갑자기 낯선 사람이 ‘주차 똑바로 하라’며 ‘당신 누구냐’고 물어봐서 황당했었다”고 밝혔다. 이 직원 또 한 번 놀란 것은 인근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 고객들과 불법 택시기사들의 차량으로 주차장이 가득 차 있었다는 점이다.
LA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위탁 관리 운영권을 업체에 부여한 만큼 어떤 차량을 주차시킬지는 업체의 권한이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느냐”며 총영사관의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히려 그런 차량들이 밤 시간에 주차장에 주차돼 인근의 노숙자 등이 주차장에 출몰하지 않는 효과도 있다”고 궁색하게 답했다.
그러나 총영사관 직원들조차도 돈 몇 푼에 아무나 주차를 하는 상황이 한국 정부를 대표하는 총영사관의 격에 맞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들은 주차장은 치외법권 지역에서 제외되고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총영사관의 설명이지만 불법으로 운영될 수 있는 택시에 공관 부지가 이용되고 유흥주점을 찾는 차량이 LA총영사관의 주차장에 마구잡이로 주차되는 상황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관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며 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하고 있다.
총영사관은 택시 사업자가 밤 시간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 역시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그 택시가 불법인지 확인할 방법이 막연하다”는 애매한 회피성 발언만 반복해 위탁관리 업체에 대한 최소한의 확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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