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라 오
윌 윤 리
황성락 기자의 다큐멘터리 ‘타운 50년’
1994년 한인 이민가정을 소재로 만든 ABC-TV 시트콤 ‘올 아메리칸 걸’(All American Girl)이 방송됐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코미디언 마가렛 조가 맡았다. 당시 이 작품은 내용도 화제였지만, 한인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은 더욱 놀라운 것이었다. 미국에서 성장한 한인 1.5~2세 배우들의 주류 무대 진출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릭 윤
1세대 바톤 이은 마가렛 조·샌드라 오 각광
‘로스트’김윤진·존 조 등 인정받아
연기외 감독·제작·매니지먼트 분야도 활발
이미 앞에서 다뤘던 필립 안, 자니 윤, 오순택씨 등이 높게만 보이던 미 주류 연예계의 물꼬를 튼 이후 젊은 한인 배우들이 등장하면서 바톤을 이어 받았다.
이들은 미국인과 똑같은 영어실력과 아이비리그 등을 졸업한 고학력, 강력한 성취감,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류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한인 인구 증가와 함께 경제력이 높아진 데다, 소재와 내용이 다양화·세분화되면서 모든 인종을 끌어안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할리웃 등 연예계의 현실이 맞아 떨어진 이유도 컸다.
문 블러드굿
한인 1.5~2세 배우들의 활약상을 소개하면서 적어도 두 번의 큰 사건을 빼놓을 수가 없다.
하나는 전문에서 언급했듯이 마가렛 조의 활약이고, 또 다른 하나는 샌드라 오가 지난해 열렸던 제6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미니 시리즈 단막극 부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것으로 이는 한인 배우들에 대한 주류 연예계의 시각을 크게 바꿔놓는 중요한 전기가 됐다.
이와 함께 ABC 방송의 인기드라마 ‘로스트’(Lost)에 출연한 김윤진의 활약은 한국 배우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게 함과 동시에 영어가 통하면 성공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상징이 되고 있다.
현재 주류에서 활동중인 한인 배우는 50~60여명으로 추산된다.
‘올 아메리칸 걸’에서 주인공이였던 마가렛 조(앉은 이).
소위 잘 나가는 배우로는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등에서 열연한 샌드라 오를 중심으로 마가렛 조, 김윤진, 그리고 김윤진과 함께 ‘로스트’에 출연중인 데니얼 김 등이 있다.
또 007시리즈 ‘다이 어나더데이’에 출연했던 릭 윤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들었던 ‘게이샤’에서 궁리와 장 지이 애인역을 맡았던 칼 윤 형제도 주목받는 배우다.
이와 함께 영화 ‘해롤드와 쿠마’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 존 조 역시 장래가 밝은 대표적인 한인 배우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고, NBC 드라마 ‘바이오닉 우먼’과 영화 ‘엘렉트라’ ‘007시리즈-어나더데이’ 등에서 릭 윤과 열연한 윌 윤 리(한국명 이상욱)는 2007년 피플지 선정 ‘섹시남’에 선정될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이밖에 청순한 이미지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그레이스 박(박지은)은 ‘배틀스타 갈락티카’(Battlestar Galactica)에서 제인 김(김은정)은 영화 ‘필’ ‘상하이 호텔’ 등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또 성 강(강성호)은 비교적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독립영화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입양아와 혼혈 출신 배우들도 적지 않다.
김윤진
입양아 출신으로는 ‘그레이 아나토미’와 ‘사만사 후’(Samantha Who?)에서 활약한 조이 오스만스키, 공상과학 드라마 ‘다크 엔젤’(Dark Angel)에서 제시카 알바와 공연한 니콜 빌더백, ‘페버 데니스’에 출연했던 린지 프라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또 혼혈 배우로는 영화 ‘에이트 빌’ ‘내 생애 최고의 데이트’와 TV 드라마 ‘몽크’ ‘데이 브레이크’에서 열연한 문 블러드굿을 중심으로 남성잡지 ‘맥심’의 모델로 활동하며 NBC 게임쇼 ‘딜 오어 노 딜’에 출연하고 있는 어슐라 메이어스 등이 있다.
이처럼 배우들 외에 제작과 감독 등 부문에서 활약하는 한인들도 점차 늘고 있다.
이 가운데 로이 리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만든 ‘디파티드’ 제작자로 참여했고, 켈리 리는 ABC 방송 캐스팅 수석 부사장, 윌리엄 최는 할리웃 매니지먼트 회사인 ‘매니지먼트 360’ 파트너로 활약중이다. 또 감독으로는 이지호, 조셉 칸 등이 있으며, 사이먼 리는 할리웃 최고의 스턴트맨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해롤드와 쿠마’의 출연한 존 조(왼쪽).
주류 무대에서의 성공은 곧 명예와 돈으로 연결된다.
영화와 TV 드라마 시장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본전은 고사하고 적자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현 주소다. 반면 성공하면 제작사는 물론 출연 배우들에게도 큰 보너스가 지급되고, 출연료 역시 수직 상승한다.
김윤진의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로 처음 ‘로스트’에 등장할 때만 해도 다른 배우들에 비해 적은 출연료를 받았지만, 지금은 총 출연료가 수백만달러 단위로 뛰었다.
그레이스 박
이처럼 많은 한인 배우들이 활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할리웃을 중심으로 한 미 연예계의 생리는 잘 된 선배가 후배를 이끌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존해야 하는 철저한 자본주의 법칙이 존재하고 있어 자기 개발을 위한 피눈물 나는 노력을 배우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또 배우 자신들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하고 뚜렷한 캐릭터를 형성하는 것도 각자가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와 함께 실질적으로 연예계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감독 또는 제작자 등이 나올 수 있도록 한인사회 차원의 부단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점도 새로운 숙제로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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