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간 성행위 강요, 셀폰 촬영까지
플로리다의 웨스트팜비치 북쪽에 위치한 던바 빌리지는 가난한 흑인들, 대부분 싱글 엄마와 아이들이 거주하는 저소득 아파트단지다. 이곳 주민들은 한밤의 총소리쯤엔 이젠 놀라지도 않고 절도, 강도, 살인, 그리고 연방과 시 정부의 무관심에도 익숙해져 있다. 이처럼 ‘단련된’ 이들에게도 한달전 발생한 끔찍한 범죄는 도저히 잊기 힘든 충격이었다. 한 담당 수사관은 “37년 수사관 생활 중 최악의 범죄”라고 몸서리를 친다.
10여 차례 성폭행 거듭된 3시간 비명에도 아무도 도움 안줘
6월18일 밤, 10명의 무장 괴한들이 던바 빌리지에 사는 한 하이티 이민여성을 그녀의 아파트에서 집단 윤간했다. 범인들은 10여 차례 성폭행으로만 멈추지 않았다. 그녀에게 12세짜리 아들에게 오럴 섹스를 하도록 강요했다.
그리고 엄마와 아들의 그 행위를 셀폰으로 촬영했다. 청소액체를 엄마의 몸과 아들의 눈에 뿌려 화상을 입게 했고 목욕탕 속에 두 사람을 알몸으로 눕게 한 후 총과 빗자루로 구타하는가 하면 불에 태워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잔인한 범죄는 3시간이나 계속되었고 35세의 이 여성은 계속 비명을 질러댔지만 이웃주민들 어느 누구도 오지 않았다. 경찰에 전화로 신고한 사람조차 없었다. 가졌던 현금 전부와 셀폰 마저 빼앗긴 두 모자는 범인들이 가버린 후 가장 가까운 병원까지 1마일을 걸어가 구조를 요청했다.
지난주 대배심은 이 사건과 관련 3명을 기소했다. 윤간, 납치, 아동 성행위 강요 등 11개 항목의 혐의가 적용된 이들 3명은 모두 미성년자다. 겨우 14세, 15세, 16세지만 성인으로 재판받아 유죄가 평결되면 무기징역에 처해진다. 나머지 7명은 수배중이다.
뒷마당에 빨래가 가득 널린 삭막한 아파트단지에서 피해 여성은 7년전 하이티에서 이민와 아들과 둘이 아주 조용히 살았다고 이웃들은 말한다. 사건 발생후 던바 빌리지를 떠난 그는 최근 지역 텔레비전과 인터뷰를 통해 끔찍했던 그날의 상황을 설명했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자동차 타이어가 주저앉았다고 했습니다. 얼마전 내 차를 도난당해 친구에게서 빌려온 차였거든요. 나가서 차를 돌아보고 들어오는데 얼굴을 가린 떼거리들이 내뒤를 따라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얼마 전에도 강도를 당했고 자동차를 도둑맞았으며 자전거를 타고가던 아들이 구타를 당한 적도 있었다. “왜 나를 겨냥했을까요? 내가 하이티 이민이기 때문일까요, 정말 이유를 모르겠어요”
웨스트팜비치 경찰당국이 특히 고민하는 것이 청소년 범죄의 급증이다. 갱 전담반이 신설되고 18세 이하의 통행금지를 밤10시로 규정한 시조례도 통과시켰다. 그러나 던바 빌리지에선 이 같은 규정이 별 소용에 닿지 못한다. 자정이 넘어서도 떼를 지어 빈둥대는 청소년들이 쉽게 눈에 뜨인다. 갱들은 보통 아파트 인근 늘어진 나뭇가지들 속에 숨어있다고 주민들은 두려워한다.
다행히 그 나뭇가지들은 이번 사건 이후 다 사라졌다. 경찰이 나뭇가지를 말끔히 베어내고 시큐리티 카메라를 설치한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13세 손녀와 사는 71세의 칼빈 존스는 이번 주말 던바 빌리지를 떠난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집을 잃고 이곳으로 이사왔던 그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물론 그곳엔 아직 살 집이 없다. “그러나 당신 같으면 여기 남아 살겠습니까?”라고 그는 물었다.
<뒷마당 빨래줄에 옷가지가 가득 널린 던바 빌리지내 사건 발생 아파트. 이 아파트 단지는 학교를 중퇴한 극빈층 결손가정의 청소년들이 밤낮없이 모여드는 집결지이기도 하다.>
풍요한 미국 속의 어두운 그늘
소외당한 빈민가 ‘던바 빌리지’
던바 빌리지는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도시’라고 자랑하는 웨스트팜비치의 어두운 치부다.
주민들 스스로도 자조한다 - “던바 빌리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곳은, ‘지옥’입니다”
1940년 흑백분리시대에 지어진 226유닛의 이 빈민층 아파트단지는 수백만 달러짜리 호화 콘도가 늘어선 부자동네에서 몇블럭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억만장자들의 바닷가 별장에서도 불과 수마일 거리다.
8피트 철조망에 둘러싸인 17에이커 대지에 세워진 삭막한 막사 스타일의 2층 아파트 주민들의 60%는 빈곤선 이하의 극빈층이고 고교졸업 학력자가 19%에 불과하다.
마약딜러들이 오가는 거리의 쓰레기통은 뚜껑이 열린 채 그 위로 온종일 파리가 나르고 학교를 중퇴한 청소년들의 방황은 일상의 한부분이다.
이번 사건이후 순찰을 늘이긴 했지만 치안안정엔 역부족이라는 것은 당국도 인정한다.
매년 16만5,000달러씩 나오던 연방 치안보조비마저 의회가 삭감해버린 것도 큰 타격이다.
풍요한 미국 속에 버림받은 제3세계, 스스로 ‘지옥’이라고 부르는 던버 빌리지이지만 입주대기 명단엔 700가구 이상이 올라있다. 월평균 렌트가 150달러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법정에 출두한 용의자 중 한명인 네이던 워커.>
<뉴욕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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