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리나 졸리는 세상을 떠날 때 배우로서 보다는 인도주의자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리앤 펄은 남편의 죽음 앞에서도 이웃의 고통을 생각한 위대한 마음의 소유자다.
‘위대한 마음’주역 앤젤리나 졸리 인터뷰
지난 주에 개봉된 ‘위대한 마음’(A Mighty Heart)에서 파키스탄에서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돼 참수당한 월스트릿 저널 기자 대니얼 펄의 아내 마리앤으로 나온 앤젤리나 졸리와의 인터뷰가 지난 7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윌셔 호텔에서 있었다. 속이 비칠 정도로 얇은 레이스로 가슴과 어깨 부분이 장식된 검은 칵테일 드레스를 입은 졸리는 수척해 보일 정도로 말랐다. 마침 졸리의 32회 생일이 6월4일이어서 할리웃 외신기자협회(HFPA)는 그에게 꽃다발을 주고 축하했다. 졸리는 매우 솔직하고 진지하게 질문에 답했다.
마리앤의 삶에 감탄, 친한 친구로
여러나라 자녀 입양 자랑스러워
나의 핵심적 활동은 어머니 노릇
-마리앤을 직접 만나 느꼈던 점은.
▲내가 이 역을 맡은 이유는 마리앤이 남편의 사후에 보여준 힘과 관용과 이해심 때문이었다. 난 그 때 TV를 보면서 그런 끔찍한 비극을 당한 여인이 어떻게 자기보다도 고통 받는 다른 사람들과 사랑과 상호 대화에 대해 얘기할 수가 있을까 하고 경탄했었다. 직접 마리앤을 만나보고 그가 삶과 사랑으로 가득 찬 위엄과 우아함을 지닌 탁월한 여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이 영화로 친한 친구가 됐다.
-당신은 인도적인 일을 위해 위험한 분쟁 지역을 비롯해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데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만드는가.
▲난 정말로 지구의 다른 곳들을 좋아한다. 여행함으로써 우리는 세계의 미와 차이점을 배울 수가 있는데 세계인들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어서 난 위험이나 스트레스를 느끼진 않는다. 나는 할리웃의 영화 속 사람들이 아닌 진짜 사람들과 연계돼 있다. 삶과 죽음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 매일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들의 문화와 역사에 깊이 연결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내 영혼에 도움이 된다.
-아기를 낳은 경험이 당신을 변화시켰는가.
▲임신하고 엄마가 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난 지금도 내가 딸을 낳았을 때를 명확히 기억하고 있다. 브래드를 바라보면서 방에 사랑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느꼈었다. 마리앤은 대니를 잃음으로써 이런 사랑과 희망 같은 것들을 잃고 고통을 했을 텐데도 자기를 연민하지 않는 비범한 여자다.
-브래드 핏이 이 영화의 제작자여서 더 압력을 느꼈는가.
▲브래드는 나를 적극 지원하는 친구이자 내 남자이자 훌륭한 아버지다. 그리고 그는 그 나름대로 아주 로맨틱하다. 당신의 파트너가 제작자라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처럼 들릴지 모르나 그만큼 압력이 더 강한 것도 사실이다. 그를 실망시키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에 잠을 못 잤다.
-당신은 태블로이드의 첫번째 표적인데 파파라치와 태블로이드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거짓말을 만들어내는 태블로이드 기자들을 존경할 수 없다. 난 그런 것들에 대해 주의를 안 기울인다. 난 잡지와 TV 쇼를 안 본다. 뉴욕타임스와 헤럴드 트리뷴 그리고 CNN과 BBC와 아이들 프로만 본다.
-당신은 한 인터뷰에서 배우로서보다 인도주의자로 기억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는데.
▲난 배우가 된 것과 창조적인 일을 하는 것을 사랑한다. 그러나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 것으로 기억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생명을 구했고 미래에 사람들과 그들의 아이들과 나라와 권리에 영향을 줄 변화를 가져온 사람으로 남는다면 훨씬 더 좋을 것이다. 연예활동은 물론 내가 하기를 좋아하는 것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훌륭히 키워 그들이 좋은 일을 하고 이 세상에 긍정적 영향이 되게 하는 것이다. 연예활동은 인간으로서 나의 핵심활동은 아니다. 내 핵심활동은 어머니 노릇이다.
-당신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아이들을 입양하고 또 세계를 돌며 좋은 일을 하는 모범인간이다. 당신을 지구시민으로 생각하는가.
▲난 나 자신을 세계시민으로 본다. 그러나 동시에 슬픈 일은 세계 도처에서 매년 언어와 문화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뿌리를 잃고 그들의 문화가 파괴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나는 인종이 다른 가족을 갖고 있는데 내 아이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으며 또 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내 아들들은 아시안이며 딸은 아프리칸인데 이들은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있으며 결코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 국경을 벽으로 보지 말고 우리들의 고유성을 지키는 선으로 보길 바란다. 사람들이 적응하고 함께 섞이기보다는 그들의 고유성에 대해 보다 자랑스럽게 느껴야 한다고 믿는다.
-당신이 이번에는 체코 아이를 입양하려 한다는 소리가 있는데
▲아니다. 우리는 지금 대가족이어서 우선 아이들이 그것에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다. 앞으로 아이들을 더 가지겠지만 지금은 서로가 서로에게 적응하는 과정 중에 있다.
-현 미국의 외교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며 다음 대통령으로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아직 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어디에서 있고 무엇을 대변하는 가를 먼저 알아야겠다. 그리고 그들이 진실로 누구인지를 알려고 노력 중이다. 현 우리나라의 외교정책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 내가 대통령 뽑는 것도 이 외교정책에 달려 있다. 우리의 외교정책을 치유할 대통령이 필요하다. 강하고 남의 얘기를 들을 줄 알며 개방되고 이해력 있으며 관용적이면서 아울러 그른 것을 바르게 고칠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왜 일본의 시세이도 화장품 광고에 나왔는가.
▲상업적 결정이었다. 나는 아시아에 자주 가는데다가 시세이도 상품이 좋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그러나 난 광고에 자주 나오진 않는다.
-어떻게 네 아이를 키우면서 배우생활을 하는 수퍼우먼이 될 수 있는가.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축복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나를 고무시키는 자선사업을 하기를 좋아한다. 세계 도처의 난민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얘기하는 것은 내게 참된 기쁨을 준다. 그리고 나는 아이들과 그들과의 매일을 사랑한다. 아무 것도 내겐 부담이 못 된다. 이 모두는 내가 선택한 것들이다. 브래드는 훌륭한 파트너로 우리는 완전한 가정을 함께 갖기 위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태블로이드의 집요한 추적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그것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것이다. 가슴 아픈 일은 아이들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공원 옆을 지날 때 아이들이 공원에서 놀고 싶다고 해도 그것을 막는 것이다. 아이들이 10대 초반에 들고 우리가 나이가 더 먹으면 좀 나아지리라고 바란다.
-당신은 너무 마른 것 같은데.
▲보통 여자들은 말랐다고 하면 좋아 할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내게는 칭찬이 못된다. 나는 늘 마른 편이었다. 게다가 올해 나는 어머니를 잃었고 어린 아이들을 넷이나 돌봐야 하는데다가 이제 막 막내에 대한 모유 먹이기를 끝내 아직 내 영양체계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말랐다는 것이 칭찬이 아니라 비판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내가 매우 힘든 1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당신은 어떻게 해서 약자의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게 되었는가.
▲어머니 때문이다. 어머니는 평생을 자선사업을 했는데 나는 어머니가 그런 일을 하면서 기뻐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그리고 난 다행히 일찍 세상의 진짜 삶과 대면할 수 있는 행운을 타고 났다. 나는 직접 눈으로 진짜 고통이 무엇인가를 봤다. 그리고 많은 다른 것들과 직면하다 보면 사람이 변하게 마련이다. 그것은 당신을 보다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
-당신은 캄보디아와 베트남 아이를 두 아들로 두었는데 두 나라의 상황을 늘 주시하는가.
▲내 아이들의 나라는 우리 가정에 속해 있다.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어서 우리는 두 나라에서의 일들을 따라 가고 있으며 늘 보다 좋은 변화를 이루도록 도우려 한다. 처음에는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적대관계 때문에 베트남에서의 입양을 망설였다. 그러다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입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 아이가 서로 각자의 조국을 사랑하면서 아울러 서로를 사랑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내 두 아이가 두 나라의 간격을 좁히는 다리 구실을 하고 동남아시아와 자신들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이 내 희망이다.
-당신은 요리할 줄 아는가.
▲브래드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요리 못하는 사람 중의 하나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내 첫 번째 남편은 내가 요리를 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못하는 척 한다고 말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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