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연기는 이도 안닦고 할수 있다”
지난 18일 개봉, 주말 3일간 1억2,16만달러를 벌어 만화영화 개봉주말 흥행 신기록을 세운 ‘슈렉 3’(Shrek The Third)에서 말 많은 당나귀의 음성연기를 한 에디 머피와의 인터뷰가 지난 4일 웨스트우드의 W 호텔에서 있었다. 가슴에 ‘중국장성’이라고 한자로 인쇄된 운동복 겉옷에 조깅복 차림으로 인터뷰장에 나온 머피는 처음에는 사뭇 점잖고 진지하더니 시간이 흐르면서 제스처를 동반한 농담과 익살로 할리웃 외신기자협회 회원들을 웃겼다. 인터뷰 내내 머피의 바디 가디와 ‘슈렉’의 제작자 제프리 카젠버그가 인터뷰장을 지켰다.
하라는대로 하고 즉흥적 대사도 적어 수월
15세부터 코미디 무대, 중압감느껴 영화로
-이번으로 세 번째 당나귀 역을 맡았는데 어떻게 역에 신선감을 주었는가.
▲역을 신선케 하는 것은 각본가와 감독 등 영화 제작진이 할 일이다. 나는 그저 나타나서 그들이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 대사 중 즉흥적인 것도 있지만 그것은 전체 즉흥적 대사의 10%에 지나지 않는다.
- 성장하면서 배우가 된다는 것을 운명이라고 생각했는가.
▲나는 15세 때부터 코미디를 시작했는데 지금도 나는 이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축복이요 섭리라고 생각한다.
- 코미디는 당신의 타고난 재주인가. 코미디 하기가 매우 힘든가.
▲코미디를 한지가 하도 오래돼 힘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각본이 있으니 그것 따라 하는 식인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한 영화들이 모두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 목소리 연기에는 음성 외 육체적 연기는 동원되지 않는가.
▲녹음 장에 비디오카메라가 있어 때로 내 얼굴 표정과 동작들을 애니메이션에 이용한다.
- ‘슈렉’은 네가 네 행복의 창조자라는 얘기를 해주는데 당신은 당신의 운명의 창조자인가.
▲그렇다. 무언가를 믿으면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꿈꾸는 사람이었다. 15세 때 스탠드 업 코미디로 시작해 18세 때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 출연했는데 틴에이저 때부터 믿으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 당신을 행복케 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고 햇빛 밝은 날을 좋아하는 등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다.
- 당신은 ‘드림걸스’로 새로운 에디 머피를 보여줬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새로운 역을 찾아 하겠는가.
▲25년간 영화를 하면서 느낀 점은 늘 맡은 역을 새롭고 신선하게 하면서 또 다른 것들을 찾는다는 것이 도전이라는 것이다. 지난 4반세기간 내가 그럴 수 있었다는 것을 행운으로 여긴다. 나는 늘 새로운 타입을 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지금 출연중인 영화 ‘스타쉽 데이브’도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영화다.
- 왜 음성 연기 역을 수락했는가.
▲그것은 내가 10여년 전 제프리가 내게 제의한 실제배우와 만화인물이 나오는 ‘로저 래빗의 누명’을 거절했던 과오를 다시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였다. 나는 그때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내가 안 나온 것을 크게 후회했고 지금도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내가 얼마나 등신이었는가를 뉘우치곤 한다. 그래서 제프리가 노래하는 당나귀 역을 제의했을 때 난 아무 말도 않고 수락했다.
- 실제 연기와 음성 연기의 다른 점은.
▲실제 연기는 수많은 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음성 연기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이도 안 닦고 할 수 있다. ‘슈렉 4’를 만들 때는 나는 발가벗고 녹음할 생각이다.
- ‘드림걸스’로 오스카 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탈락한 것에 실망했는가.
▲물론 상을 탔으면 더 좋았겠지만 베테런 앨란 아킨이 ‘리틀 미스 션샤인’으로 상을 탄 것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지진 않았다. 그에게 잘 된 일이다. 나는 수상 후보에 오르고 또 내 일이 인정받은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트로피를 탄다는 것은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는다. 실망하거나 낙심하지 않고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난 이 역으로 골든 글로브상과 영화배우 노조 상을 받은 뒤에 내 생애 처음으로 오스카상 후보에 올라 그것만으로도 뜬 구름 탄 기분이었다.
- 슈렉에 나온 것은 돈 때문인가.
▲돈보다는 카젠버그와의 오랜 우정 때문이다. 그는 내가 처음 패라마운트와 일할 때부터 나의 조언자 노릇을 했다. 그는 나의 조언자이자 친구다.
- 어떻게 배우생활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크게 뿌리를 내릴 수 있는가.
▲난 기도와 하나님을 믿는다. 그래서 내게 힘들거나 야단스런 일이 일어날 때면 기도를 통해 근본적인 것으로 돌아간다.
- 당신 아이들의 ‘슈렉’에 대한 반응은.
▲제프리가 프린트를 만들어줘 ‘슈렉3’는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봤다.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어했다.
- 당신을 코미디언으로 만들게 한 결정적 작품은.
▲리처드 프라이어의 코미디 앨범 ‘니거스 크레이지’다. 그걸 듣고 나도 이걸 하고 싶다고 결심했다.
- 당신의 우정의 정의는 무엇인가.
▲나는 친구가 아주 적다. 오랜 시간 당신에게 정직한 사람만이 친구가 될 수 있다.
- 당신은 왜 무대로 다시 돌아가 즉흥적 코미디 연기를 하지 않는가.
▲난 내가 재미있는 농담을 더 이상 못한다고 느껴 무대를 떠났다. 매번 새로 코미디를 할 때마다 지난번보다 더 재미있어야 한다는 압력을 느끼기 시작해 그만뒀다. 그러나 난 결코 무대와 완전 작별을 한 것은 아니다. 요즘 나는 이제 나이 46세가 됐으니 한 2년간 더 영화를 만든 뒤 무대로 돌아가 스탠드-업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부시를 동물에 비하자면.
▲난 그를 동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우리의 최고 사령관이다. 우리 여기선 부시 헐뜯지 맙시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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