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권도전을 선언한 미트 롬니 전 주지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부인.
“종교 아닌 능력으로 평가해 달라” 공화당 미트 롬니 도전 선언
유권자 72% “자질만 된다면”
보수 기독교인 표심이 관건
미트 롬니 전 매서추세츠 주지사(59)가 13일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공화당인 롬니 전 주지사는 몰몬교 신자이다. 이에 따라 롬니의 종교가 대권 가도에 변수로 작용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브리검 영 대학을 졸업한 롬니 전 주지사는 하버드대학에서 비즈니스와 법학을 공부한 성공한 기업인이자 정치인. 특히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 그가 보여준 능력과 수완은 2003년 민주당 아성인 매서추세츠주에서 공화당원으로 주지사에 당선되는 원동력이 됐다. 주 정치에서는 몰몬이라는 그의 종교적 배경이 그리 이슈가 되지 않았으나 대권은 다른 문제. 따라서 종교가 롬니의 대권 가도에 발목을 잡을지 아니면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을지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다양성으로 특징 지워진다. 민주당에서는 여성후보도 나섰고 흑인도 도전을 선언했다.
유권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USA투데이 여론조사에서는 자격 있는 여성 후보라면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88%였으며 흑인 후보에게는 이보다 더 많은 94%가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몰몬 신자인 후보에게는 72%가 표를 던질 용의가 있다고 밝혀 몰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대단히 호의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말일성도 기독교회’라는 공식명칭을 가진 미국 내 몰몬 신자는 600만 정도로 추산된다. 정치인으로서는 연방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인 네바다주 출신 해리 리드 의원과 유타주의 오린 해치 상원의원 등이 있다. 지난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을 통해 언론들이 앞 다투어 몰몬에 관한 특집 보도들을 내보내면서 이 종교에 대한 편견은 상당히 불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몬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일부다처제’와 인종차별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자리 잡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몰몬교 대변인은 “사회적인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지만 하룻밤 사이에 달라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권 도전에 나선 롬니는 “나는 내 종교에 대해 사람들에게 교육시키기 위해 출마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헌법을 수호하는 세속적 자리에 출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종교가 유권자들의 표심에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롬니는 자신의 종교에 대한 이어지는 질문에 몰몬교도로서 자신은 술과 커피, 티를 마시지 않으며 담배도 피우지 않고 십일조를 한다고 밝혔다.
대권가도에 종교가 이슈로 부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통 유대교도인 조 리버맨이 지난 2000 대선에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도 그의 종교가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 “안식일에도 집무를 할 수 있느냐” 등이 당시 논란거리였는데 보스턴 칼리지의 정치종교 담당 앨런 울프 교수는 “몰몬은 유대교보다 더 논란이 많은 종교이기 때문에 리버맨의 경우보다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롬니는 스탠포드 대학 1학년을 마친 후 19세에 교회 규정에 따라 프랑스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돌아 와 몰몬재단이 운영하는 브리검 영 대학에서 공부했다. 어렸을 때 친구인 현재의 부인과 21세에 결혼해 장성한 자녀 다섯을 두고 있다. 부인은 원래 몰몬교도가 아니었으나 브리검 영 대학에 다니면서 개종했다.
정치인으로서 롬니가 내세우는 것은 뛰어난 매니저이자 성공한 기업인이며 보수적인 주지사로서 게이 결혼 합법화를 저지해 왔으며 유니버설 건강보험 프로그램을 통과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재정적으로 실패가 예견됐던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을 재정적으로 성공시켰을 뿐 아니라 9.11 테러 직후의 올림픽을 안전하게 치러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의 가치관에 있어서 롬니는 분명 보수적이지만 한때 낙태에 찬성했다가 반대로 서서히 입장이 변화해 왔다는 사실 때문에 일부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은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또 몰몬이 도박, 포르노 등 이슈들에 대해 보수주의 기독교와 같은 가치를 표명하는 ‘단단한 동맹’임은 분명하지만 아직 일부 기독교인들이 몰몬을 기독교에 위협이 되는 존재로 여기고 있는 것또한 롬니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롬니는 “복음주의 목사들과 회동했을 때 분위기가 우호적이었다”며 “교리는 많이 달라도 가치관은 하나임을 확인했다”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를 쓰는 모습이다.
<몰몬에 관한 사실들>
▲일부다처 금지-몰몬교회는 지난 1890년 일부다처제를 금지시켰다. 이를 어길 경우 교회에서 추방시키고 있지만 가끔씩 일부 몰몬 섹트의 일부다처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일반의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유타에 살지만 몰몬교도는 아닌 일부다처주의자들을 다룬 HBO 시리즈 ‘빅 러브’가 더욱 나쁜 영향을 미쳤다.
▲인종차별의 역사-몰몬 남자들은 성인이 되면 모두가 성직자로 제수된다. 그러나 지난 1979년까지 흑인들은 여기서 제외됐다. 몰몬교 수장인 스펜서 캠블이 “교회 내의 모든 신실한 남자들은 성직을 제수 받을 수 있다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고 선포하고 나서야 흑인들에게도 성직자 자격이 주어지기 시작했다.
▲비밀주의-종교학자들은 몰몬이 그 규모에 비해 너무 비밀스럽다고 지적한다. 일반 예배는 공개되지만 결혼 등 교회 예식은 비몰몬들에게는 공개되지 않는다.
▲규율-몰몬교도들은 교회와 다른 입장을 취할 수는 있지만 이교도의 가르침을 전하거나 몰몬 교리에 정면 도전하는 행위를 할 경우에는 추방시킨다.
▲개종-몰몬은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개종시키는데 열성적이다. 그래서 사후에 개종하겠다고 밝히고 사망한 유대교도들이나 비몰몬 교도들에게 사후에 대리 세례를 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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