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서 눈부신 활약, 그들을 만나본다
끊임없는 도전과 시련 속에서도 미국 속에 당당히 뿌리 내린 한인사회는 2007년에도 눈부신 발전의 역사를 만들어갈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미래를 낙관하는 한인사회의 저력에는 그동안 우리의 희망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해 온 2세들이 자리 잡고 있다. 1세들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키워온 꿈나무들이 이제 한인사회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인사회와 주류사회간의 가교역할을 하며 ‘코리안 아메리칸’의 긍지를 펼쳐 보이고 있는 그들을 찾아갔다.
미디어 분야
탁월한 친화력 강점
차근차근 실력 다져
전국채널 진출이 꿈
미디어는 세상을 향한 통로다. 2007년 주류 미디어에서 활동하는 한인 언론인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그들의 부상이 한인 커뮤니티의 자산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1992년 폭동을 경험하며 소위 주류사회에 한인 커뮤니티의 입장을 전달할 ‘대변인’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한인들에게 250여명 이상으로 불어난 1.5세, 2세 언론인들의 존재는 든든하다.
전국적으로 한인언론인협회(KAJA)에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한인 언론인의 수는 2005년 이미 250명을 넘어섰다.
언론계의 거목인 이경원 기자가 은퇴 후에도 꾸준한 집필활동을 통해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노출이 많은 TV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편이며 특히 한인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CNN 헤드라인뉴스 앵커인 소피아 최를 비롯해, ABC의 소냐 크로포드와 주주 장 기자도 전국구급 뉴스에 등장하고 있으며, 뉴욕 ABC의 리즈 조, 샌디에고 ABC의 리 앤 김 기자도 인지도가 높다. 최근까지 ABC 7에서 활동하던 나경인 기자도 워싱턴 DC 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미애 패리시는 아이다호주 최대 일간지인 아이다호 스테이츠맨 발행인으로 임명돼 활동 중이다.
LA는 특히 스타기자를 꿈꾸는 한인 언론인들의 본산이며 김진아(NBC4), 자넷 최(KTLA 5) 기자와 미아 리(KCAL 9) 앵커가 활약하고 있다.
주목!‘CBS 2/KCAL 9 뉴스’수지 서
남가주 토박이로 2005년 말부터 ‘CBS 2/KCAL 9 뉴스’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수지 서(27·풀러튼) 기자는 ‘방송기자’를 천직으로 믿고 있는 한인 언론의 기대주 중 한명이다. 누구라도 친해지지 않을 수 없는 강력한 친화력과, 유창한 한국어 실력이 서 기자가 갖고 있는 최대의 강점이다.
몬태나주 칼리스펠의 KCFW 9과 라스베가스의 KVWB 등 2개의 방송국을 거치며 기자로서 경험을 쌓은 서 기자는 경력을 인정받아 ‘CBS 2/KCAL 9 뉴스’팀에 합류했다.
매일 총 11시간의 뉴스를 방송하는 방송국에서 활동하다 보니 생방송 데드라인에 쫓겨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기자가 아니었다면 도대체 어떤 일을 할 수 있었을까 까마득하기만 하다”며 직업에 대한 강한 열정을 보이고 있다.
서 기자는 “한인 관련 가능성이 있는 뉴스 취재가 있을 경우 방송국 보도국장이 일부러 취재를 내보내기도 한다”면서 “아무래도 한인들과 쉽게 얘기할 수 있다 보니 속 깊은 얘기까지 들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LA지역 방송업계에서도 한인 선후배들이 있지만 서로 바빠서 현장에서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로 대신한다고 한다.
서 기자는 “내 개성을 살리면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뉴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언론인을 평생의 직업으로 생각하고 노력해 전국 뉴스 채널로 진출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정치 분야
각급 선출직 공직자 보좌관으로 활동 중인 한인 보좌관들은 새해에도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 염원에 계속 연료를 공급하게 된다.
눈에 두드러진 활동을 하는 한인은 알렉스 김 가주지사 보좌관이다. 김씨는 아놀드 슈워제네거 가주지사의 지역 사무실의 분주한 활동 중에도 크고 작은 한인사회 이벤트에 빼놓지 않고 얼굴을 내민다. 특히 그는 한인, 중국계, 베트남계, 일본계 등 모국의 역사를 안고 사는 ‘아시안 아메리칸’들이 동질성을 느낄 수 있는 이슈를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평가 받는다.
LA시의회에서는 마이클 배, 김영지, 지니 장, 줄리 이, 잔 리씨 등이 시의원 보좌관으로, LA카운티 정부에서는 데이빗 류씨 등이 활동하고 있다. 가주조세형평국 제4지구 위원에 취임한 주디 추 위원의 사무실에 있는 릭키 최씨 또한 주목할 만한 인재다.
주목! LA시 커미셔녀 캐라 인애 칼라힐
미혼모에 태어나 입양
드라마 같은 인생유전
타인종과 인맥도 탄탄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에 관심이 많은 한인들은 2007년 로컬 정치권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할 해다.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며 ‘그때’를 기다리는 한인 젊은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한해이기 때문이다.
그중 주목할 만한 한인이 입양아 캐라 인애 칼라힐(29) LA시 인간관계위원회 커미셔너다.
정치권의 많은 관계자들은 칼라힐 커미셔너가 다인종, 다민족 사회인 LA시에서 시의원을 지낼 만한 역량을 쌓아가고 있으며 때가 오면 한번 선출해 볼만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칼라힐의 장점은 인종에 구애받지 않고 골고루 형성된 폭넓은 인맥이다.
한미민주당협회, 한미연합회 LA지부, 윌셔-코리아타운 주민의회 등에서 활약한 그는 지난해 연말부터 공영라디오방송을 통해 지성인들의 강의, 토론 등의 시사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조칼로’의 제작 부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미혼모가 낳은 입양아에서 LA시 최연소 커미셔너”까지 된 한편의 드라마 같은 그의 인생유전 또한 유권자 정서를 자극하는 플러스로 보고 있다. 역경을 딛고 성공한 입지적 인물을 선호하는 미국인 입맛에 딱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칼라힐 커미셔너는 지난 1977년 버림받은 미혼모에게서 태어났다. 친모는 핏덩어리를 보육시설에 맡겼다. 보육원이 인애라고 이름 지어준 이 아기를 생후 5개월 때 인디애나의 칼라힐 부부에게 입양 보냈다. 그의 결혼 과정도 특이하다. 남자가 데이트를 먼저 신청하는 ‘전통’을 깨트리고 교제를 시작한 지 7년 만에 칼라힐은 지난해 클래식기타 연주자인 유대계 남자친구 빌리 샌더스(42)와 결혼식을 올렸다.
입양아 출신이라는 아픔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한인과 미국인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장점으로 바꾼 그의 적극적인 의지와 삶에 올 한해 기대를 걸어본다.
<글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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