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건목사(뉴저지베데스다교회)
성경에 의하면, 인간 세상 오늘의 모든 비극은 우리 조상의 범죄로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데서 연유한다고 볼 수 있다. 에덴은 ‘기쁨’의 뜻을 가진 동산이었다. ‘가시와 엉겅퀴’같은 수고와 고통과 죽음의 삶은 에덴의 동쪽, 에덴 바깥 삶의 특징을 이루고 있다. 에덴에서의 추방은 죄의 결과에 대한 준엄한 심판의 의미로 해석되어 왔다. 그러나 성경의 저변에서 증거 되는 메시지가 하나님의 ‘신실하신 사랑의 계시’라고 본다면 에덴에서의 추방도 사실과 전혀 다른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독일의 현존하는 신학자 몰트만은 그의 유명한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The Crucified God)’에서 말한다. “하나님의 이 역사 속에서 하나님은 고통이 아닌 고통은 없다. 골고다 위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죽음이 아니었던 죽음은 없다(There is no suffering which in the history of
God is not God’s suffering; no death which has not been God’s death in the history on Golgotha. P.246).” 인간의 모든 고난은 인간 홀로 겪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 겪으신다는 주장이다.
성육신하신 하나님은 인간 속에 오셔서 인간이 겪는 모든 기쁨과 탄식을 함께 겪으셨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은 인간이 겪는 모든 고난, 특히 배반과 단절의 고통을 함께 겪으셨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내미는 화해의 손은 고통의 역사가 배어 있는 못 자국 난 손이다. 어느 인간이 자신이 겪는 고통 앞에 치를 떨고 머리를 흔들 때, 고난의 예수는 자신의 옆구리의 상처를 안고 조용히 그에게 다가가신다.
인간의 삶은 하나님 안에서 궁극적인 목적을 찾듯이, 인간의 고난도 하나님 안에서, 그의 고난을 통해서 계시된 사랑 속에서 답을 얻게 된다.
왜 하나님은 범죄 한 우리 조상을 에덴 밖으로 내보내셨을까? 심판의 의미를 넘어 고난이 현실이 된 삶의 자리, 거기서 하나님의 신실하신 사랑을 계시하기 위해서이다. 인간의 죄가 하나님의 사랑을 신뢰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길을 가고자 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면, 에덴 밖의 삶은 인간의 존재가 위협 받는 그 곳에서 인간을 붙들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계시하기 위한 새로운 장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이스라엘 백성이 애급의 종살이를 끝내고 들어갔던 광야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생명이 위협 받았던 광야의 열악한 조건은 사실 신실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이 매일 계시되는 계시의 장이었다. 거기서 그들은 “의복이 해어지지 아니하였고 발이 부르트지 아니하였
다”(신명기8:4).
소위 ‘탕자의 비유’속에 나오는 아버지는 탕자의 가출과 함께 상실과 기다림의 고통 속에 들어간다(누가복음 15장). 탕자는 아버지 없는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아버지는 상실과 단절의 고통을 그 마음속에 짊어지고 살아간다. 어느 평범한 부모라면 그 아버지의 심정을 쉽게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자녀의 가출은 자녀의 혼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모 속에 깊은 고통의 그늘을 가져온다. 인간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그러함을 탕자의 비유를 통해 증거하고 있다.성경에 의하면, 원래 사람은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을 위한 삶”을 살도록 지음을 받았다. 인간의 진정한 성취는 이 목적과 뜻 안에서 이루어진다. 불행하게도 인간은 자기 안에서 삶의 성취를 추구하며 허망한 길을 가고 만다. 하나님의 신실하신 사랑은 인간의 잘못된 선택 속에서 그 무거운 짐을 함께 짊어지면서, 그 무한한 거리를 다시 돌이켜 생명과 구원과 영광의 삶으로 불러드리는 역사 속에 나타난다. 오늘 우리들이 처해 있는 삶은 그렇게 하나님의 사랑이 계시되는 거룩한 무대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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