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무(낙원장로교회)
10월에는 좋은 햇빛을 받으면서 마음이 밝아지고 기쁨이 넘치는 달. 이맘때면 잘 익은 사과가 생각납니다. 탐스럽게 열린 빨간 껍질의 열매. 아침 햇살을 받은 사과는 신선한 느낌이 듭니다. 탐스런 사과 하나를 따서 옷에 쓱쓱 닦아 한 입 크게 베어 먹습니다. 시큼 달콤 신선한 맛과 향기가 기분 좋게 만듭니다. 그런데 이 사과를 하루아침에 딸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수확을 끝내고 추위가 다가오면 농부들은 나무의 건강을 위해 묵은 가지를 잘라내고, 나무들은 가지가 잘리는 아픔을 이기고 이듬해 봄이 되면 잎이 나고 꽃을 피워 더욱 싱싱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여름철, 그 따가운 햇볕을 온 몸으로 받아 내는 헌신적인 과정과 세월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을날, 살진 열매가 탐스럽게 달릴 수가 있었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갑니다. 나의 삶에 어떤 열매들이 맺혀 있나 살펴봅니다. 눈물의 열매, 사랑의 열매, 인내의 열매, 절제의 열매, 화평의 열매, 기도의 열매. 어떤 열매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답니다. 해야 할 것 해야 하고, 주어야 할 것 주어야 하고, 아파야 할 것 아파야 하고, 알아야 할 것을 알아야 하고, 지나야 할 것을 지나야 합니다. 심지어는 사랑하는 것, 좋아하는 것, 소중하게 여기는 것조차도 묵은 나뭇가지를 치듯 잘라줘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아프고 고통스럽습니다. 그 곳이 바로 절벽 끝입니다. 인간관계 갈등 때문에 피를 말리는 듯한 고통으로 흐느끼던 곳. 떼밀리고 밀려서 이제 떨어져 죽었다고 여긴 바로 그 절벽 끝에서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안 떨어지려고 버틸 때는 지옥이지만 마음을 비우고 “주여, 내 인생 모든 것 맡깁니다.” 뛰어 내려 보세요. “얘야, 얼마나 힘들었니?” 평안의 주님이 받아 주시더라구요. 그리고 그 곳에 놀라운 은혜가 있습니다. 절벽 끝은 사람의 눈으로 보면 인생의 마지막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시작이랍니다. 바로 절벽 끝은 전능하신 하나님이 신비롭게 일하시는 곳입니다.
그러는 동안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은 어느 소홀함 하나 없이 우리를 꽃피게 하고 열매 맺게 하고, 성숙하게 합니다.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초조해 하거나 불안해하지 맙시다. 무시 받고 멸시당해도 섭섭해 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세상의 분노와 한이 있다면 진짜 믿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여러 가지 일을 많이 겪으면 계속 상처를 받기만 합니다. 심지어 그 상처를 키우기까지 합니다.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믿음의 싸움을 할 때, 믿음의 눈으로 온전케 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연단을 받는 동안에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되고 세상을 알게 되고 삶을 이해하게 됩니다. 좋은 여건을 가졌기에 넘어지지 않고 달리는 사람에게 사람들은 박수를 보내지 않습니다. 좀 부족하고 모자라서 쓰러지고 넘어져도 일어나 다시 달리는 사람에게 사람들은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냅니다. 버려야 할 옛 습관, 다듬어지지 않은 성품, 거룩하지 못한 취미, 불신앙. 묵은 가지를 잘라내십시오. 인생의 모진 고통과 흔들림과 아픔 속에서 드디어 어느 날 꽃을 피워 낸답니다. 눈물로 피워 낸 꽃, 아름답습니다. 향기가 있습니다. 그 향기는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리고 인생의 귀한 열매를 맺습니다. 아, 사과밭의 사과처럼 믿음의 가지가지마다 성령의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리면 좋겠습니다. 배 밭의 배처럼 삶의 가지가지마다 행복이 주렁주렁 매달리며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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