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모목사(뉴욕한국인 그레잇넥교회 원로)
1884년 9월 20일 미국인 의사 알렌(H.N.Allen)이 비록 공식적인 선교사의 명목이었으나 인천에 도착한 날과, 1885년 4월 5일 부활절에 한국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 장로교의 언더우드(H.G.Underwood)와 감리교회 아펜셀라(H.G.Appengeller) 부부의 인천항 도착은 한국 프로테스탄트 역사에 가장 중요한 날이다.
알렌은 서울에 들어와 영국과 미국 공사관과 그 밖의 서양 공관의 부속 의사의 신분에 불과했으나, 동년 12월에 일어난 김옥균 주도의 갑신정변의 개화세력의 칼에 쓰러진 사대 보수 세력의 중추인 민영익을 탁월한 의술로 치료함으로서, 고종과 민비를 비롯한 궁정의 총애를 받게 되고 왕실 시의관으로 임명되었다.
알렌의 이런 관계는 조정이 미국에 우호적인 인상을 가지게 하였고 마침내 미국 선교사의 선교에 밝은 전망을 보였다. 의사 알렌은 세례 요한이 팔레스타인의 들판에 나타나 예수의 복음전파를 예비하듯, 세 명의 정식 선교사명으로 한국에 도착한 그들에 앞서 시의관의 귀한 의술의 봉사로서 선교의 길을 잘 닦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국선교를 위해 태평양을 건너온 언더우드 일행이 1885년 1월부터 2개월간 일본에 머무는 동안, 한국의 정변에 쫓겨 일본에 와 있던 이수정을 만나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고, 이들이 인천으로 떠나올 때엔 이미 이수정이 한국어로 번역한 ‘마가복음’을 안고 들어오게 된 것이다.
4복음서의 최초 복음이요 기초적인 자료라 할 마가복음, 그것도 이미 한국인에 의해 한국어로 번역된 마가복음을 직접 들고 한국 땅에 도착하게 되었으니, 하나님의 섭리요 축복이 아닐 수 없었다. 마가복음을 품에 안고 인천 땅을 디딘 저들의 첫 기도는 “부활의 이날 무덤의 문을 부수신 주
께서 빛과 자유를 이 나라에 가져다 주소서”하는 간절한 애원이었다. 한국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복음화하려는 열정을 가진 젊은 두 명의 목사와 한 명의 의사와 여인, 이들이 가슴에 안은 한국어 ‘마가복음’과 “빛과 자유를 한국 땅에 가져다주시라”는 기도는 삼위일체적인 의미를 가진다.
온 나라가 희망을 잃고 침략자 일본에 의해 모든 것을 다 착취당하고 억압 속에 떨고 있던 한국인들에게 ‘빛과 자유’를 전하려 마가복음을 들고 미국의 젊은 선교사들이 나타난 것은 우연하기에는 너무나 신기하고, 한국인들로서 이런 하나님의 섭리와 축복에 대해 찬송과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는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1885년 5월 3일 감리교회 스크랜턴 선교사(William B. Scranton)와 그의 모친 스크랜턴 여사가 입국하여 두 달 전에 도착한 세 선교사에 합류하여 개신교의 선교 시작에 큰 힘이 되었다. 이는 다 한국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섭리와 은총이었다.
확실히 한국어로 된 마가복음을 중심으로 한 신구약성경과 기독교를 한국에 전하러 온 이들이야말로 옛 선지 이사야의 외침 그대로였다. “반가워라, 기쁜 소식을 안고 산등성이를 달려오는 저 발길이여, 평화가 왔다고 외치며, 희소식을 전하는구나. 구원이 이르렀다...”(사 52:7)고 외치
던 그런 희소식과 축복의 발길이었다.
사도 바울이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롬 10:15)하며, “그리스도를 전하는 말씀이 있어야 들을 수 있고” 이를 “마음으로 믿어 구원을 얻을 수 있다”(롬 10:10·17)던 그의 선교적 열정과 이방 세계 전도의 집념이 그대로 한국 땅에서 전래되기 시작
한 것이다. 시편의 말씀을 바울이 인용한대로(시 19:4), 하나님의 복음이 한국에도 펼쳐진 것이다. “그들의 소리가 온 땅에 울려 퍼졌고 그들의 말이 땅 끝까지 이르렀다”(롬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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