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출생한 최초의 한인으로 추정되는 무덤이 워싱턴 DC에서 발견됐다.
이 무덤의 주인공은 고종 황제 당시 워싱턴 주재 이채연 서리 공사가 미국에서 낳은 아들 와선(Ye Washon) 군.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역사를 연구하고 있는 손상웅 목사(버지니아 스프링필드 거주)는 최근 DC 내 조지타운대학 인근의 ‘오크 힐 공원’에서 이 묘소를 찾아냈다.
와선군은 1890년 10월12일 워싱턴에서 태어나 그해 12월 17일에 사망한 것으로 되어 있다.
손 목사에 따르면 이채연 공사는 1887년 7월 미국 초대 주미 전권공사였던 박정양의 통역관이었다가 그 후 공사가 됐지만 중인 출신이어서 ‘서리’라는 꼬리를 달고 있었다.
한인 최초 전투비행학교 ‘윌로우스 비행사 양성소‘(본보 8월5일자 보도)를 찾아내 화제가 되기도 한 손 목사는 “주인이 세블론 A. 브라우너로 알려진 가족묘에서 무덤이 발견됐다”며 “와선 군이 미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한인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손 목사는 “워싱턴 포스트가 와선군의 출생 소식을 1890년 10월16일자에, 사망은 그해 12월24일자에 각각 보도했다”고 말했다.
국회도서관에서 찾아낸 당시 워싱턴 포스트 기사는 ‘와선’이라는 이름이 ‘워싱턴’에서 음을 빌렸으며 뜻은 ‘매우 영리한 아이(pretty bright boy)’라고 설명을 달고 있다.
와선 군이 세블론씨 가족 묘에 묻히게 된 연유는 이 공사 부부가 미국교회인 언약교회(지금은 National Presbyterian Church로 바뀜)에 출석하고 있었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손 목사는 “묘지 관리인에 따르면 세블론씨의 후손들이 가끔 찾아오기는 하지만 와선 군이 묻혀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았다”며 “묘비가 오래돼 처음에는 식별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와선 군의 무덤을 찾는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 이 공사가 언약교회에 출석했던 사실을 알고 있던 손 목사는 워싱턴 동물원 근처에 있는 교회 묘지를 뒤졌으나 허탕이었다. 하는 수 없이 주변 묘지에 직접 전화를 하고 이메일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다 뜻밖에 오크 힐 묘지에서 그런 묘비가 있다는 연락이 왔고 그 무덤에 이 공사의 아들이 묻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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