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의 명화 ‘밤을 지새는 사람들’(Nighthawks)을 그대로 옮겨온 연극 무대세트.
연극 ‘나잇혹스’의 한 장면.
24일 커크 더글라스 디어터
화가 호퍼의 그림을 그대로 옮겨와
미국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는 사람들’(Nighthawks·1942)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그림이다. 현대 도시인의 고독과 우울함이 감도는 이 작품은 황량한 대도시에서 공허감을 느끼는 음악가와 극작가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되어왔다.
24일까지 컬버 시티의 커크 더글라스 디어터(9820 Washington Bl.)에서 공연하는 연극 ‘나잇혹스’(Nighthawks) 역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 취해버린 극작가 더글라스 스타인버그가 그림처럼 써내려간 코미디가 가미된 드라마이다.
연극무대 세트 자체가 호퍼의 그림을 그대로 옮겨왔다. 연극은 1940년대 24시간 영업하는 뉴욕의 한 카페를 무대로 한다. 객석에 불이 꺼지면 흰 모자와 흰 유니폼을 걸친 바텐더와 객석을 등지고 혼자 앉아 있는 사나이가 보인다.
손가락에 담배를 끼운 남자와 붉은 옷의 여인이 서로 다른 생각에 잠긴 듯 앉아있다.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긴 해도 공허한 울림만 전해질뿐이다.
우연한 만남, 빈 의자들, 황량한 카페, 침묵, 그리고 고독한 밤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가 극의 전부이다. 원래 호퍼의 ‘밤을 지새는 사람들’은 렘브란트가 그린 명작 ‘야경꾼들’(1642)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창 밖에서 카페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화가의 시선처럼, 연극을 보는 이들의 시선도 아무런 의도 없이 자연스럽게 도시인이 감춘 소외감, 그런 풍경들을 감싼 채 정지한 밤의 공기를 호흡하게 되는 연극이다.
공연 일정은 화∼토요일 오후8시, 토·일요일 오후 2시. 티켓 20∼40달러.
문의 (213)628-2772.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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