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정치판에서는 ‘표’가 힘이라는 사실이 또 증명됐다.
‘한국이 미사일을 쏘았다’는 망언으로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으면서도 옹고집을 피우며 한인사회에 사과할 기미를 보이지 않던 윌리엄 도널드 쉐퍼 메릴랜드주 감사원장이 1일 본보에 대문짝 만한 사과성명서를 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을 ‘잘못됐다’고 분명히 인정했고 ‘한인들이 받았을 마음의 상처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정중히 머리를 숙였다.
왜 미 주류사회 언론에는 게재하지 않았느냐, ‘사과문’이라는 제목을 달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공식 사과로 받아들이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는 한인사회의 반응이다. ‘쉐퍼망언대책위원회’가 6일 기자회견을 갖고 해체를 선언한 것이 그 분위기를 대변한다. 다만 그의 급작스런 태도 변화가 12일 열리는 감사원장 후보 민주당 경선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지 않아 보여서 진의를 의심할 필요까지는 없다해도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자신이 밝힌 대로 1994년 한국을 방문해 메릴랜드주와 경상남도간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등 소위 ‘지한파’로 분류될 수 있지만 두 번의 주지사 역임과 감사원장 3선을 노리는 정치 경력에서 알 수 있듯 이번에 그는 정치인의 면모를 확연히 드러냈다.
한인을 포함한 소수계와 주류 언론 마저 등을 돌리기 시작하자 대세 변화를 감지한 것이다. 자넷 오웬스 후보와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내심 놀라게 했을 것이다.
한인사회는 이번 파동을 통해 쉐퍼가 사과했다는 표면적인 승리 보다는 한인들이 단호하게, 또한 실제적인 방법으로 대처함으로써 유력 정치인이 한인사회의 힘을 인식했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태는 쉐퍼보다 한인사회가 더 명심해야할 교훈을 남긴 셈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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