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 한국전시실의 조선시대 백자 앞에 선 백금자 큐레이터.
은퇴하는 SF 아시안 아트 뮤지엄 백금자 큐레이터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SF Asian Art Museum)에서 17년간 근무 후 6월30일 은퇴하는 백금자 큐레이터는 한국 문화예술을 주류사회에 알린 산증인이다. 89년 7월1일 미국 내 공립박물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과 큐레이터로 임명받은 그는 한국과 갤러리 개설에 필요한 기금 모금과 유물 수집 등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92년 1월 23일 샌프란시스코 골든 게이트 팍에 드디어 문을 열게 됐다. 한국실 개관 후에는 당시 토기와 도자기중심의 250여점의 유물로는 5,000년 역사의 한국의 문화 예술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고 판단, 유물확보에 진력하여 현재 750여점으로 크게 늘렸다. 스탠포드대 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큐레이터로 일을 시작한 백 박사는 고려시대 미술 특별전, 조선시대 보자기전 등 9회에 걸친 성공적인 전시회를 통해 미국사회에 한국의 문화 예술을 알리기에 힘을 썼다. 아시안 아트 뮤지엄 한국과와 함께 하다가 은퇴하는 백금자 큐레이터를 만났다.
89년 첫발 17년 근무… 골든 게이트 팍 한국관 개설에 공헌
유물확보에도 전력 당시 250여점서 750점으로 크게 늘려
- 한국과 첫 큐레이터로 17년간 일하다가 은퇴하는 소감은?
“처음 시작부터 지금까지 미국 사회에 한국 문화예술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특히 한국과는 중국과 일본, 인도에 비해 소장 유물이 적어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에 뒤지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92년 한국실 개관당시 토기와 도자기 중심으로 250여 점에 불과하던 것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현재 750여 점으로 소장 유물을 크게 늘렸습니다. 특히 이종문 회장이 박물관이 시빅 센터로 이전 시 거액(1,500만 달러)을 기부하여 한국실은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 재임 중 보람있었던 일은?
“유물 숫자는 타과에 비해 적지만 한국전시실을 아름답게 꾸몄다는 점입니다. 대학 재학 중 미국대학 내의 한국 유물 전시실이 늘 초라하여 마음 아팠는데 많은 노력 끝에 부끄럽지 않은 전시실로 만들게 됐습니다. 한국실이 아름답다는 점은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릿 저널 등 주류사회 신문 평론가들이 객관적으로 인정, 호평을 받았습니다. 한국 예술품은 첫눈에 아름답고 화려하지 않지만 구수한 맛이 있습니다. 깊이 있는 순수한 미가 있어 싫증이 나지도 않습니다.”
- 한국과의 앞으로 발전을 위해 해야할 일은?
“훌륭한 후임 큐레이터가 와서 한국과를 한 단계 더 올려 놓았으면 합니다. 박물관 소장 유물은 5년에 1번 정도 교체 전시해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섬유작품등 유물의 추가 확보가 필요합니다. 박물관 소장품은 질이 최고이어야 하므로 수준 높은 작품의 기부나 유물구입을 위한 재정적 후원이 있어야 합니다. 중국 커뮤니티는 매년 그림과 서예 등 150점에서 200여점이 들어오는 것을 볼 때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러한 분이 나왔으면 합니다. 또 제가 17년 전 큐레이터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처럼 박물관 재정상태가 좋치 않습니다. 한국과 운영에 필요한 재정지원도 있어야 합니다.”
- 한인 커뮤니티에 할말이 있다면?
“1세들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자녀들을 데리고 와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박물관내 한국전시실이 자랑스러운 한국의 전통 문화를 알리는 산교육 장소가 돼야죠. 한인들의 많은 관람과 관심을 갖고 한국실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은퇴 후 계획은 ?
“미국내 대학강의와 박물관을 도와주어야 하는 등 자리는 떠나지만 일은 계속할 생각입니다. 오는 8월에는 아시안 아트 뮤지엄 소장 한국 유물 소개 책자가 나올 것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원고작업이 끝나 출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차적으로는 영문판으로 나오지만 한국어판이 나오면 한국 전시실을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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