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아시안아트뮤지엄에서 열린 고은 시 낭송회 뒤 고은 시인이 참가자들이 내미는 자신의 시 번역본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시가 있는 한국 알리기 한국 바로알기’
고은•김광규 시인등 베이지역 연쇄 방문
한국의 시가 울려퍼진다. 한국어로 들어도 언뜻 그 폭과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운 한국시가 영어로 번역돼 파란눈 전문가에 의해 읽혀진다. 지난 주말 이틀동안 UC버클리 등지에서 한국시를 주제로 한 이야기의 돗자리가 잇달아 펼쳐졌다. 이번주에도 계속된다. 또 미국 여러대학 박사과정에서 공부하는 한국유학생들이 논문발표회를 갖고 잘된 점은 공유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는 뜻깊은 자리도 있었다.
◇고은 시 낭송회(23일, 아시안아트뮤지엄)= 일요일인 23일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샌프란시스코 아시안아트뮤지엄 에듀케이션 스튜디오서 열린 고은 시 낭송회에서 한국시 매니아 게리 가흐 씨는 고은 시인의 대표작 ‘만인보’ 가운데 몇편을 직접 낭송하고 그 배경을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한인으로 보이는 참가자 대여섯명을 포함해 40명 가까운 사람들이 자리를 같이한 이날 낭송회에서 가흐 씨는 때로는 연단을 주먹으로 내리치면서 때로는 눈을 반쯤 감고 천장을 응시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만인보를 읽어내려간 뒤 “한국시는 흥(happiness)과 한(bitterness)을 두 축으로 하고 있다”는 해설을 덧붙였다.
낭송회가 시작된지 1시간 가까이 지났을 때 클레어 유 UC버클리 한국학센터 소장의 안내를 받으며 행사장에 들어온 고은 시인은 가흐 씨와 참가자들에게 두 손을 합장한 채 감사를 표한 뒤 한 참석자가 “뜻은 모르지만 한국어로 직접 듣고 싶다”며 만인보 낭송을 부탁하자 ‘이응노’ 대보름날’ 등 3편을 읽어주었다. 그는 내친김에 자신이 입고있던 양복을 가리키며 “이런 옷을 입고는 어울리지 않는 소리인데…”라고 운을 떼더니 각설이타령, 시조, 아리랑을 맛뵈기로 들려줘 박수를 받았다. 22일 베이지역에 온 고은 시인은 24일 저녁 SF시인센터에서, 25일 낮 UC버클리 도서관에서, 26일 저녁 SF펠로우십교회에서 참가자들과 ‘시가 있는 대화’를 나눈다.
◇제5회 한국학 심포지엄(22일, UC버클리)= UC버클리 동아시아연구소 한국학센터(소장 클레어 유)가 코리아파운데이션 등 외부의 지원을 받아 매년 실시하는 한국학 심포지엄은 미 전역 박사과정 한국학도들의 학문성과를 점검하고 고무하기 위한 이벤트다. 지난 2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 연구소 소회의실에서 열린 올해 심포지엄은 제1부 한국의 변화하는 국제환경, 제2부 한국사회의 테크놀러지와 그 함의, 제3부 한국에서 소그룹문화와 실태, 제4부 한국어와 한국문학 등 4개 대주제로 나뉘어 진행됐다. 분야별로 2-3명이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 및 강평이 이어졌다. 2부에서 한국사회의 온라인 언론매체 부상을 주제로 발표한 김정호 씨(일리노이대 박사과정)는 이같은 현상이 주류언론의 독점을 무산시키고 시민언론인의 성장을 불러왔다며 몇가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뉴스와 정보의 다양화 및 공급자와 수요자의 상호작용 원활화 등 획기적 변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온라인 매체가 유독 한국에서 급성장을 하게된 배경에 대해 보다 설득력있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한국시 세미나(21일, UC버클리)= 21일 오후 4시30분부터 약 2시간동안 이어진 한국시 세미나에서 브라더 앤서니(한국이름 안선재) 서강대교수는 본보기 시를 직접 낭송해가며 서정주에서 김광규까지 한국시의 흐름을 조망했다. 그는 현대시 도입 초기 김소월 등에 의해 서정성이 짙은 시들이 풍미한 가운데 애국심 고취 국제적 반향을 꾀하는 일제하 저항시의 특징적 요소, 해방후 남한의 시류가 전통시로의 복고적 경향을 보인 데 반해 북한의 시는 권력의 의지에 따른 철저한 경향성을 띠는 등 ‘시의 분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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