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트리샤 알린이 뉴욕 브루클린에 방 2개짜리 아파트에 살 때 그녀의 이웃들이 가족처럼 친근한 사이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에 트리샤와 이웃들은 정원에 물을 주거나 애완동물을 돌봐주는 것과 같은 간단한 일들을 서로 도왔다. 이웃집(1C호)에 데비와 롤프 부부가 살고 있었다. 트리샤는 이들 부부와 친해졌다. 트리샤는 이 아파트에 언니가 살고 있었지만 공휴일에는 데비 부부와 파티를 열정도로 가까워졌다. 가족보다 이웃과 더 친하게 지내게 된 것이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실감나는 상황을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근 보도했다.
대학시절 포커 친구들 45년 넘게 이어진 우정
아파트 이웃들, 아픈 이웃 집 청소 밥 먹여주기도
‘선택에 의한 가족’의 소중함 ‘혈연 가족’에 못지않아
자녀에 의존한 노인보다 친교 활발한 노인 2년 반 더 살아
하루는 트리샤가 무척 아팠다. 부상을 당해 움직이기가 어려웠다. 4B호에 사는 크리스가 찾아와 트리샤의 아파트를 청소해주었다. 그뿐 아니었다. 크리스는 트리샤를 직접 먹여주기도 했다. 몇 년이 흘렀다. 데비 부부는 다른 아파트로 이사 갔다. 크리스도 플로리다로 옮겼다. 하지만 트리샤는 여전히 그들을 소중히 여겼다. 혼자 사는 싱글여성 트리샤는 올해 52세다. “만일 그들을 구하기 위해 내가 트럭에 몸을 날려야 한다는 상황이라면?” 하고 자문한 트리샤는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비부머들이 장년의 고개를 넘어서면서 친구나 친구들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흡족해 하고 있다. 가족에 못지않은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선택에 의한 가족’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현상은 격변하는 사회현상에 적응하려는 베이비부머들의 불가피하면서 건강한 인식이라고 설명한다.
심리학자 켄트 베일리는 “가족과의 관계는 다분히 의무감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가족들은 멀리 떨어져 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므로 케미컬이 맞고 가까이 사는 이웃과 정을 나누는 게 당연하고 보편적인 양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50년 전에는 남자들은 일터로 여자들은 가사에 전념했다. 남자들은 일터에서 친구를 사귀긴 했지만 대부분 가정 위주의 생활에 익숙했다. 하지만 점차 세상이 바뀌었다. 베이비부머들은 대학을 다닌 사람이 많다. 보다 넓은 세상에서 친교를 나누었다.
여자들도 가사에 전념하기보단 직장을 갖고 사회생활을 즐겼다. 1950년에 30%였던 것이 2004년 59%로 증가했다. 여자들도 보다 많은 사람들과 접족하고 관계를 갖기 시작했다. 결혼도 비교적 늦게 하고 이혼도 잦아졌다. 인간관계가 한층 넓어지고 민활해지는 데는 기술발전도 한몫했다. 멀리 떨어져도 다양한 첨단기기를 활용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시카고 드폴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행크 포러와 남자 친구 넷은 1959년 매주 금요일 밤 피자를 먹으면서 포커를 즐겼다. 4반세기가 지났다. 포러와 친구들은 저마다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다. 게다가 사는 곳도 전 지역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 부모에게는 크리스마스 연하장을 보내는 게 고작이지만 이들 친구들은 수시로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며 가끔 함께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가서도 이들 친구는 학창시절 포커를 즐기던 추억을 잊지 못했다. 아내들이 샤핑을 가면 모여 앉아 포커판을 벌였다. 아무 때나 하는 게 아니라 금요일 밤에 시간을 할애했다. 옛 추억을 그대로 재연했다. 이들의 멋진 우정은 부러울 정도다. 포러는 “우리는 평생 이렇게 만날 것”이라고 기뻐했다.
우정을 나누는 것은 건강에도 좋다는 게 연구결과에서 나왔다.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지내고 친구들과 우정을 돈독히 쌓아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2년 반을 더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끈끈한 우정이 사람을 건강하게 한다는 것이다. 2005년 오스트레일리아 학자들이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했다. 70세 이상 노인 남녀 1,477명을 10년간 지켜보았다. 배우자와 자녀들에게만 의지하며 지낸 노인보다 친구들과 다채롭게 친교를 나눈 노인들이 더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 코럴 게이블tm에 사는 패트리샤 샌피드로(49)는 이혼녀다. 그래도 비교적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다. 반면 애니 샌로먼(47)은 전통적 가톨릭 신자로서 집에서 혼자 지내는 스타일이다. 이들이 지난해 허리케인으로 만나게 됐다. 애니는 패트리샤의 집 지붕에 쌓인 낙엽을 치우는 일을 도왔다. 패트리샤는 애니가 새 차를 구입할 때 흥정하는 것을 도왔다.
이들은 서로의 우정을 통해 새로운 치유의 힘을 느꼈다고 했다. 패트리샤는 애니를 사귀면서 더욱 건강해졌다고 했다. 애니도 마찬가지였다. 우정이 이들의 삶을 한층 ‘풍요롭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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