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나라] 유혹남·젠틀맨 등 폭넓은 이미지 소화…서양 특유의 자상한 매너로 여심 자극
다니엘 헤니 화보
헤니에게는 뭔가 특별한 매력이 있다?
현 광고계를 조망하면 이 말의 물음표는 즉시 느낌표로 변경해야 한다. 올 상반기 대박을 터뜨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배출한 광고계의 최대 수혜자는 삼순이도, 삼식이도 아닌 바로 다니엘 헤니다.
이 드라마에 출연하기 전만해도 무명의 외국인 모델 군에 속해온 다니엘 헤니는 현재 휴대폰(LG싸이언), 화장품(비오템), 자동차(GM대우의 젠트라), 홈쇼핑(CJ홈쇼핑), 의류(빈폴) 등 A급 모델들이 선호하는 주요 제품의 주연 자리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수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광고계의 지분을 이렇게 단기간에, 방대하게 접수한 경우도 드물 것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 출연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몸값이 40배 이상 급등했다는 점도 그의 엄청난 주가 변동을 대변한다.
전통적으로 외국인 모델에 대해 은근한 텃세를 부려온 광고계에서 다니엘 헤니가 주류 가운데 주류를 차지한 비결은 어디에 있는가. 다작에 출연하는 데도 불구하고 신규 광고와 계속 손잡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방송을 타고 있는 광고들을 들여다보면 잘 생기고 매력적이라는 뻔한 이유 이상의 무엇을 발견할 수 있다.
다니엘 헤니는 일단 제법 폭 넓은 이미지 소화력을 지니고 있다. 기네스 펠트로를 상대역으로 삼은 빈폴 CF에서 그는 손가락으로 턱을 괸 채 머금는 옅은 미소만으로도 옆자리 기네스 펠트로의 마음을 뒤흔드는 세련된 유혹남으로 나온다.
젠트라 CF에서는 다른 차량에게 여유있게 주차를 양보하는 ‘젠틀맨’이며, 싸이언 CF에선 양치기 소년한테 ‘아저씨, 왜 양들이 침묵하는 지 아세요?’라는 질문을 받고 어리둥절해 하거나 한국어 강사 김태희한테 손가락으로 저돌적인 ‘찜’을 당해 깜짝 놀라는 귀엽고 어리숙한 남자다. 그런가 하면 CJ홈쇼핑 CF에서는 가든파티 형식의 집들이에서 부인 이보영을 신바람 나게 거드는 자상한 남편이기도 하다.
때로는 여자를 제압했다가, 또 때로는 여자한테 제압을 당하는 다니엘 헤니는 극과 극의 이미지를 유연하게 오가고 있다.
게다가 다니엘 헤니는 토종 한국인 남자가 실감나는 연기만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그만의 영역으로 여심을 낚고 있다.
신사적인 매너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아 유 젠틀(당신은 친절하느냐)?’을 외치는 젠트라 CF의 남자, 부인을 공주님처럼 모시며 소년 같은 다감함을 표출하는 CJ홈쇼핑 광고의 남편 등은 물론 다른 한국인 빅모델이 연기했어도 그럴 듯 했겠지만 다니엘 헤니 만큼 진솔한 호소력을 발휘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시대가 변해 아무리 부드러움과 자상함이 남자의 새로운 미덕으로 꼽히고, 여성 상위의 물결이 흘러 넘쳐도 한국 남성들에게 내재돼있는 ‘마초’의 속성, 혹은 그러할 것이라는 한국 남성에 대한 선입견은 말끔히 떨쳐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광고계가 다니엘 헤니에게 열광하고 있는 현상은 한국 남성을 향한 여성의 욕망과 체념을 동시에 말해주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조재원 기자 mii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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