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내용은 월간 건강마을 에 게재된 최진규 칼럼을 옮긴 것으로 장리나 건강마을(214-929-9927)이 제공했다.(편집자 주)
건망증을 치료하고
두뇌를 총명케 하는 약
석창포는 천남성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풀이다.
이름대로 산골짜기의 물이 센 바위틈 같은 곳에서 자란다. 대개 창포 하면 수릿날에 아낙네들이 창포 삶은 물에 머리를 감는 옛 풍습을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서 말하는 석창포는 머리감는 창포와는 다른 풀이다. 창포 속에 딸린 식물로는 온 세계의 창포와 석창포 두 종이 있다. 창포는 석창포와 구별하여 백창포(白菖浦), 수창포(水菖浦), 향포(香浦) 등으로 부르는데 길죽한 칼 모양의 잎이 60cm에서 1m쯤 자란다. 연못 주위나 방죽 옆, 소택지 같은데서 저절로 나서 자라며 잎과 굵은 땅속줄기에서 독특한 향을 풍긴다.
수릿날에 창포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뿌리로 창포술을 담그며 목욕제로 널리 써오던 것이 바로 이 종류다. 석창포는 창포와 사촌이라 할 만한 식물이지만 생김새는 전혀 딴 판이다. 깊은 산속 물가 돌 틈이나 돌 위에 붙어 자라는데 창포와는 달리 상록성이어서 겨울에도 잎이 푸르다. 엄동설한의 모진 추위와 눈 속에서도 파랗게 살아있는 것이 여간 신기하지 않다. 이처럼 겨울에 홀로 푸르러 돋보이나 오뉴월에는 다른 풀들과 어우러져 있으면 가려내기조차 쉽지 않다. 잎이나 뿌리, 줄기 꽃차례 등이 창포를 닮았으나 그 보다 훨씬 작다. 창포보다 향이 약하여 잎이 곧추서지 않고 가로로 누워서 자란다. 잎은 좁은 칼 모양으로 끝이 날카롭고 윤이 나면서 몹시 질겨서 잎을 떼려면 뿌리까지 뜯겨져 나온다.
꽃은 이른 봄철에 노랗게 핀다. 잎을 떼어보면 코를 톡 쏘는듯한 독특한 향이 난다. 바로 이 향기 성분이 뇌를 튼튼하게 하고 기억력을 좋게 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아픔을 멎게 하는 등의 작용을 한다. 석창포는 생명력이 몹시 끈질기다. 물이 없는 곳에서도 잘 자라며 번식력이 좋고 성질이 강인하여 여간해서는 죽지 않는다. 불로 태워도 죽지 않고 뿌리를 캐어내도 작은 뿌리 하나만 흙속에 남아있으며 다시 살아나며 심지어 뿌리째 파내어 두 달쯤 햇볕에 말렸다가 심어도 다시 살아난다. 이 불가사의한 생명력에 신비로운 약효가 감추어져 있는 것이다. 석창포는 추위에 약한 편이어서 우리나라에서는 남쪽 지방에 많이 자란다. 제주도, 완도, 해남지방, 경상남도, 경상북도의 영주, 충청남도의 계룡산, 강원도 삼척의 두타산, 강릉, 거진, 그리고 황해도에서도 자란다. 추운지방에서 자란 것이 마디사이가 짧고 약효가 높다. 요즘엔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 유통되고 있으나 이것은 약초로서 가치가 거의 없다. 석창포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산골짜기에 흔한 풀이다. 그러나 이것을 약초로 알고 이용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문간이나 야산, 논 밭 주변에 수북하게 자라서 시골사람들에게 오히려 골칫거리가 되고 있을 뿐이다. 뿌리째 파내어도 작은 뿌리조각 하나만 흙속에 남아있어도 다시 살아나고 불로 태워도 결코 죽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 때문에 석창포는 시골사람들한테 지긋지긋한 잡초로 알려져 있다.
뇌신경의
피로를 풀어준다
석창포는 그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맵다. 가슴 위쪽으로 생긴 온갖 질병을 치료하고 막힌 것을 뚫으며 열을 내리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담을 삭히며 체한 것을 내리는 작용이 있다. 마음을 굳세게 하고, 귀 먹은 것, 귀 울림, 종기, 약창을 치료하며, 눈과 귀를 밝게하고, 목소리를 좋게 한다. 석창포는 뇌신경의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탁월하다. 뇌신경이 피로하면 정신이 흐릿해지고 귓속에서 바람소리나 물소리 같은 것이 들리며 구토가 나고 밥맛이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되며 기억역이 없어지고 현기증이 자주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럴 때에 석창포 뿌리를 먹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억력이 좋아지며 마음이 안정된다. 수험공부를 하는 학생들이나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매우 좋은 약초라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든지 석창포를 오래 먹으면 머리가 총명해지고 눈이 밝아지며 기억력이 좋아진다. 어쩌면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돈을 들여 과외공부를 시키기 보다는 석창포를 먹게 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머리가 좋아져서 저절로 공부를 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석창포는 건망증을 치료하고 두뇌를 총명하게 하는 약으로 옛날부터 이름이 높다. 한약에 총명탕이라는 약이 있다. 이 약은 석창포와 원지, 그리고 죽은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균핵인 복신(茯神)을 각각 같은 양으로 거칠게 빻아서 한번에 12-20g씩 물에 달여서 빈속에 마시거나 보드랍게 가루 내어 한번에 8-10g씩 찻물에 타서 하루 세 번 먹는 것이다. 이 약을 먹으면 차츰 머리가 맑아지고 기억력이 좋아지며 뜻이 굳세어진다. 어려서부터 석창포를 계속 먹으면 머리가 영리해 질뿐만 아니라 일체의 잔병을 앓지 않는다.
석창포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맵다. 태음체질이나 소음체질의 사람에게 좋은 약초다. 그러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는 쓰지 않는 것이 좋으며 약재를 가공하거나 달일때 쇠로 된 것과 닿지 않는 것이 좋다. 쇠와 닿으면 약효가 줄어든다고 한다. 손발이 차고 저리며 아랫배, 등, 허리, 무릎이 시리고 아픈 냉증은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병이다. 냉증은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엄청난 고통과 불편을 주고 있지만 병원에 가면 아무런 진단도 나오지 않고 원인도 모르며 치료법도 없다는 말을 듣기 일쑤다. 몸은 아파 죽겠는데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니 마치 남이 보기에 꾀병 같아 보이는 병이 바로 냉증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60-70%가 냉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석창포는 이와 같은 여성 특유의 냉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옛날 창포달인 물로 목욕하던 풍습에는 선조의 지혜가 깃들어 있다. 냉증에는 석창포 50-100g을 넣은 자루를 목욕물에 넣고 목욕을 자주하면 좋다. 석창포를 달인 물이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머릿결과 피부를 곱게 할 뿐 아니라 은은한 향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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