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입국 실패후 망명 신청한 탈북자 송영주씨 호소
보석금 2만달러내고 석방
FWay 모텔서 재판 기다려
본보와 단독 인터뷰
“감시 없는 사회에서 자유롭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
지난 2월 22일 캐나다에서 워싱턴주 동북부 오로빌 지역 국경을 넘어 밀입국하려다 국경 순찰대에 체포된 직후 미국 망명을 신청했던 탈북자 송영주씨(29)가 입을 열었다.
북한의 단천 태생인 송씨는 LA와 서울의 탈북자 친구들을 통해 어렵게 마련한 2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지난 6일 석방돼 페더럴웨이의 한 모텔에 임시로 머물면서 11일 본보 기자와 인터뷰를 가졌다.
시애틀 지역을 전혀 모르고 도움을 받을만한 친지도 없다는 송씨는 초조하게 재판을 기다리며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컵 라면으로 끼니를 때운다고 털어놓고 LA의 친구들과 전화로 앞일을 상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애틀의 모 한인 변호사에게 망명신청을 의뢰, 3천5백달러를 지불했으나 최근 또다시 1만5천달러의 변호비용을 요구받고 눈앞이 캄캄했다고 말했다.
출두할 법원의 위치도 모르고 망명신청서류도 한글로만 대강 기입해뒀다는 송씨는 법정에 출석하는 대로 일단 재판연기를 요청할 계획이라며“미국 신고식을 호되게 치르고 있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송씨는 재판이 연기되는 대로 LA의 친구들을 찾아갈 계획이라며 구치소에 있을 때 자신을 면회 온 시애틀 총영사관 관계자들에게“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끝까지 남아 망명신청을 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함경북도 무산에 거주했다는 송씨는 자신이 태어난 다음해인 75년 부친이 정치범으로 잡혀가 얼굴한번 보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동가족으로 대학진학도 못 하는 등 온갖 박해를 받으며 절망 속에 살던 송씨는 국경지역에서 들을 수 있었던 남한 라디오방송을 통해 미국소식을 접하고 미국으로의 탈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98년8월 국경 철조망을 넘어 탈출, 중국 하룡시와 심양을 거치며 다방면으로 미국행을 알아봤으나 여의치 않자 결국 캄보디아의 한국대사관을 통해 3년 전 한국으로 귀순했다.
부산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던 송씨는 그러나, “거주지역만 떠나도 경찰서에 신고해야하는 처지와 주위의 따가운 시선 등 감시당하는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미국 행을 최종 결심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병역의무가 불허되고 여권도 단수여권만 발급 받는 등 탈북자로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씨는 처음 캐나다 어학연수로 여권을 신청했으나 거부돼 중국여행을 목적으로 단수여권을 발급 받았다고 말했다.
비자가 필요 없는 캐나다로 건너 온 그는 밴쿠버 BC의 한인 알선업자에게 픽업비용으로 3백달러를 지불하고 밀입국에 성공하면 5천달러를 후불하기로 약속하고 넘어왔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송씨는 변호사의 말을 인용, 자신의 망명 성공 가능성이 50-50이라며 LA에 체류중인 같은 처지의 탈북 밀입국자들 케이스는 현재 1년 넘게 계류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케이스가 이슈화돼 탈북자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우가 개선되고 탈북자들이 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작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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