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에 독특한 스타일의 작품을 그리는 전동현씨. 그가 덮고 있는 작품은 세계적인 바이얼리니스트 정경화씨의 독주회 광고를 소재로 한 것이다.
“신문지가 바로 캔버스 뉴스·광고는 작품테마”
온갖 세상이야기 접하며
떠오르는 영감 작품으로
신문활자·사진과 어울려
색다른 분위기 ‘믹시즘’
화가들은 주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다. 하얀 백지나 천 위에 모든 만물과 형상이 창조되고 작가의 온갖 고뇌와 혼이 담겨진다. 그 만큼 화가와 캔버스는 떼어 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그러나 라구나 니구겔에 거주하는 전동현(45)씨는 캔버스가 아니라 본보, LA타임스 등을 비롯한 각종 신문지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신문에 실려 있는 각종 뉴스를 접하면서 떠오른 영감을 그대로 신문지 위에 그려 넣고 있다.
그동안 전씨는 9.11 테러,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 당선 등을 비롯한 굵직한 뉴스에서부터 세계적인 바이얼리니스트 정경화 콘서트, 한인타운 대형 마켓의 선전 광고에 이르기까지 눈에 들어오는 신문의 거의 모든 테마를 작품의 주제로 삼았다.
새로운 뉴스를 전하는 신문에 작품을 그리기 때문에 전씨의 소재는 항상 다양하고 새롭다. 연말이 되면 성탄 분위기를 느끼는 그림이 나오고, 미국과 이라크가 전쟁을 하면 그의 화폭에는 전쟁과 평화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신문지를 메우게 된다.
전씨의 그림들은 신문의 활자와 사진이 혼합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과 맛을 풍기는 색다른 분위기를 엮어 낸다. 그는 이 스타일을 ‘믹시즘’(Mixism)이라고 표현한다. 한국의 비빔밥처럼 혼합해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전씨는 “그동안 새로운 스타일을 많이 시도해 보았는데, 이것들은 대부분 내 자신이 처음 시도한 스타일이 아니라 피카소 등 대가들이 이미 시도했던 것들이었다”며 “온갖 세상 이야기가 다 들어있는 신문에 물감을 쏟아 부어 색다른 맛을 내는 나만의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말한다.
전씨가 캔버스가 아니라 신문지에 그림을 그리게 된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라구나 니구겔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7-12시간동안 가게에서 일하는 동안 느끼는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힘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간편한 신문지에 그리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신문을 벗삼아 볼팬으로 그림을 그리다가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라 신문지위에 물감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업소안에서 틈틈이 그린 전씨의 신문지 그림들은 세탁소를 찾는 고객들을 통해서 소문이 나면서 작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한 사람씩 늘어나기 시작 했다. 이같은 전씨의 독특한 스타일의 그림들은 최근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의 자매지인 ‘라구나 니구겔 뉴스’를 통해서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졌다.
그는 “신문을 펼쳐 놓으면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와 작가들이 흔히 빠질 수 있는 매너리즘에도 빠지지 않는다”며 “신문이 아니면 한 사람의 작가가 이같은 그림의 맛을 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중앙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전씨는 뉴욕에 있는 ‘프랏 인스티튜트 스쿨 오브 아트 디자인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 석사학위를 받은후 월트 디즈니사 서울 오피스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98년 남가주로
<문태기 기자> tgmo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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