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훈련 중 평행봉에서 추락, 1급 지체장애인이 되는 불운을 겪은 전 체조 국가대표선수 김소영(33)씨가 LA에서 제2의 인생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10일 한 선교단체에서 준 장학금을 받기 위해 힘든 걸음을 한 김씨. 남자 고등학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꽃다운 고교 1년생의 모습은 흘러간 시간의 양만큼 이제는 많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인터뷰도 사양했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김씨는 지난 2002년 유학에 성공, 현재 매스터스 대학(TMC·샌타클라리타 소재)에서 ‘성경적 상담학’(Biblical counseling)을 전공하고 있다.
성경의 교훈을 바탕으로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는 특수한 상담학을 공부하는 김씨는 강의, 리서치 등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빽빽하게 짜여진 하루 일과를 건장한 체구의 네이티브 스피커들보다 더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공부가 끝나면 상처를 입은 사람이 충격에서 벗어난 후 남이나 환경을 원망하는 일없이 정상적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일에 전념할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개막을 20여일 남겨두고 금메달을 향해 2단 평행봉과 씨름하다 매트에 떨어져 목뼈 4·5번의 척추를 다치는 불운을 맞은 김씨. 강한 의지와 부모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전신마비란 시련을 극복했다.
김씨는 1990년 여름 장애인 예술단의 일원으로 40일 동안 미국공연에 참가하며 장애인의 천국인 미국에서 공부하겠다는 결심을 다졌다. 그러나 갑작스런 부친의 사망으로 유학의 꿈을 16년동안이나 접어야 했다.
특히 재정적인 도움을 줄 스폰서가 없는 처지에서도 과거에 함몰되어 헤어 나오지 못하거나, 현실이 미래를 잡아먹지 않도록 애썼다. 미국 유학의 꿈은 결국 이뤄졌다.
매스터스 대학과 외국인 독지가의 도움으로 지난 한 해는 넘겼지만 재정지원이 끊기는 내년이 염려스럽다. 하지만 김씨는 준비된 또 다른 길이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인생에 대한 확신을 웃음으로 대신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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