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루클린 텍 11학년 오수지(17)양은 매일 오후 4시면 맨하탄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를 찾는다. 그곳에서 그는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
평소 태도로 봐서 장래 희망이 의료 분야 진출일 것처럼 보이지만 오양은 엉뚱하게도 FBI 특수 요원을 꿈꾸고 있다. 어려서부터 탐정소설과 전쟁영화, 디스커버리 채널 ‘FBI 사건 속으로’ 등에 심취했다. 현재는 역사 시간에 배운 홀로코스트(유태인학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런 탓에 범죄 현장에서 수사관들이 채집해온 여러 증거물로 사건의 단서를 하나 하
나 추적해 나가는 FBI 특수 요원이 되고 싶어한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에서는 법학이나 회계학, 언어학 가운데 하나를 전공할 계획, 현재 NYU 법대나 빙햄튼대 회계학과에 지원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수영, 골프, 테니스와 같은 운동을 통해 강인한 체력을 기르고 있으며 해박한 지식을 얻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고루고루 읽고 있다. 특히 어려서 어머니와 함께 YMCA 수영 클래스 전 과정을 이
수한 수영실력은 인어에 가깝다. 또한 영어와 한국어는 물론 스페인어를 보다 더 자유롭게 구사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FBI 특수요원이 된다면 한국인과 소외된 계층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한 명의 대원을 구하기 위해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는 미군들의 값진 희생처럼 사회와 조직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멋진 요원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집에 가만히 있으면 너무 답답해요, 시간이 허락되면 하이킹이나 여행을 떠납니다. 이런 성격 탓에 활동적인 일을 찾게됐고 그 결과 저의 성격과 가장 잘 맞는 것이 FBI 라는 결론을 내리게됐습니다." 맨하탄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게 된 것은 아버지 때문이었다.
"지난 99년 폐암 진단을 받으신 아버지가 1년여의 투병 끝에 암을 이겨내셨던 이 병원에서 봉사를 하기로 마음먹고 자원봉사 자격이 되는 17살이 되기를 기다렸다"며 "오늘도 아버지가 폐암으로 고생하셨던 시절을 생각하며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한국에서 골수이식을 받으러 뉴욕에 온 김명수군의 병원 통역을 맡아 온 숨은 일꾼이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 때문에 "언제 미국에 왔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듣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2세로 부모님을 위해 집에서는 한국어만 사용하는 효녀다.미 주류 사회와 한인사회를 연결해주는 든든한 가교로서의 한인 FBI 특수요원의 탄생을 기원해본다.
<이진수 기자>jinsu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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